대기업의 핵심 기술과 상표를 도용하여 위조품을 판매한 사건

피고인 A과 B은 대기업인 피해 회사 D 주식회사의 핵심 기술인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 레시피를 불법 취득하고, 피해 회사의 상표를 위조한 포장재를 사용하여 동일한 PC 위조품을 대량으로 제조하여 해외에 판매했습니다. 이들은 약 150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했으며,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개월,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두 피고인 모두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피고인 A으로부터 압수된 위조 상표 포장재를 몰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해 회사(D 주식회사, 現 E 주식회사): 자동차 부품, 전기기기 부품, 휴대전화 외장재 등에 사용되는 특수 플라스틱 수지(PC)를 생산하는 대기업으로, 수십억 원의 개발비를 투자하여 9종의 PC 제품 핵심 기술인 레시피를 개발하고 영업비밀로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 피고인 A: 'I 주식회사'를 운영하며 플라스틱 소재 제조·판매·유통업에 종사하는 인물로, 피해 회사의 핵심 기술(레시피)을 불법으로 취득하고 위조품 생산을 주도했습니다.
• 피고인 B: 중국, 한국, 베트남에 'J 유한회사', 'K 주식회사', 'P' 등의 법인을 설립하여 합성수지 해외 판매·유통업에 종사하는 인물로, 위조품의 해외 유통을 담당했습니다.
• Q(피고인 B의 동생): 'R 주식회사'의 명의상 대표자로 피고인 B의 지시를 받아 재무·회계 업무를 담당했으며, 사건 모의에 가담했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 AE 주식회사(임가공업체): 피고인 A으로부터 피해 회사의 레시피와 원부자재, 위조 포장재를 받아 PC 위조품을 제조한 협력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대기업인 피해 회사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총 44억 원 상당의 개발비를 투자하여 자동차 및 휴대전화 부품 등에 사용되는 9가지 특수 플라스틱(PC) 제품의 핵심 레시피를 개발하고 이를 철저히 영업비밀로 관리해왔습니다. 2016년 초, 피고인 A, 피고인 B, 그리고 피고인 B의 동생 Q은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의 PC 제품을 해외에 저렴하게 판매할 방법을 모의했습니다. 피고인 B과 Q은 피해 회사 제품을 직접 제조하여 단가를 낮춘 뒤 피해 회사 포장재에 담아 납품하자고 제안했고, 피고인 A은 지인을 통해 피해 회사의 레시피를 구할 수 있다며 동일한 PC 제품을 임가공업체에서 제조할 수 있다고 동의했습니다. 피고인 B은 해외 유통 시 적발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의 공모에 따라 피고인 A은 2016년 1월 내지 2월경 불상의 지인에게 피해 회사의 9개 PC 제품 레시피 중 핵심 첨가제 함량 등의 정보를 구두로 물어 확인하는 방법으로 부정하게 취득했습니다. 동시에 피고인 B이 소개해준 중국 업체를 통해 피해 회사의 상표와 동일한 'C' 상표가 인쇄된 위조 포장재를 제작, 수입했습니다. 피고인 A은 이렇게 취득한 레시피와 위조 포장재, 각종 원부자재를 임가공업체인 AE 주식회사의 운영자 AF에게 제공하여, 2016년 5월 11일부터 2018년 7월 19일까지 총 444회에 걸쳐 약 3,426톤의 PC 위조품을 제조하게 했으며, 그 대가로 11억 1,800여만 원의 임가공비를 지급했습니다. 피고인 A은 제조된 위조품을 피고인 B이 운영하는 회사인 K 주식회사와 R 주식회사 등에 총 437회에 걸쳐 약 134억 원에 판매했고, 피고인 B은 이를 다시 2016년 7월 8일부터 2018년 7월 22일까지 총 453회에 걸쳐 약 3,424톤을 피고인 B이 운영하는 중국 J 유한회사, 베트남 P, 베트남 사출업체 AI 등에 약 150억 원에 판매하여 부당 이득을 취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과 상표권이 심각하게 침해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해 회사의 핵심 플라스틱 수지(PC) 제품 레시피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들이 이를 부정하게 사용했는지 여부, 그리고 피해 회사의 상표를 위조한 포장재를 사용하여 상표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및 이 모든 행위가 피고인 A과 B의 공모에 의해 이루어졌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단,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두 피고인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피고인 A으로부터 압수된 C 상표가 기재된 위조 포장재는 몰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사용하고 상표권을 침해한 사실을 인정하여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 회사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 회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기업의 영업비밀과 상표권을 보호하는 한편, 피고인들의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을 참작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부정경쟁방지법)​: 이 법은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특히, '영업비밀'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생산 방법, 판매 방법, 그 밖의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의미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해 회사의 PC 제품 레시피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영업비밀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이 지인에게 구두로 정보를 얻고 이를 사용하여 위조 제품을 제조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2항(2019. 1. 8. 개정 전)에 따라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 상표법: 상표법은 상표를 보호하여 상표 사용자의 업무상 신용 유지를 돕고, 산업 발전 및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상표권자는 자신의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가집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가 등록한 'C' 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위조 포장재에 무단으로 사용하고, 이를 통해 위조된 PC 제품을 유통했습니다. 이는 상표법 제230조에 따른 상표권 침해 행위로, 등록상표권자의 동의 없이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처벌 대상이 됩니다.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을 때, 각자가 범죄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원칙입니다. 피고인 A과 B은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고 위조품을 제조 및 유통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공모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았습니다.
•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법원이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선고하면서, 일정한 기간 동안 그 형의 집행을 미루어 주는 제도입니다. 이 기간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정해진 조건을 준수하면 형 집행 자체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 회사와 합의하여 피해 회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이 고려되어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 상표법 제236조 제1항 (몰수)​: 범죄에 사용되거나 범죄로 인해 발생한 물건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는 처분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상표권 침해에 사용된 'C' 상표 위조 포장재가 몰수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영업비밀 관리 강화: 기업의 핵심 기술이나 레시피는 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의 가치를 명확히 인지하고, 정보보안 규정 및 지침을 철저히 마련하여 시행해야 합니다. 내부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의 비밀유지계약도 필수적으로 체결해야 합니다.
• 정보 접근 통제: 핵심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최소한의 인원에게만 부여하고, 접근 이력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외부 인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이 핵심 정보에 접근할 때는 반드시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 내부고발 제도 활용: 내부 직원이 부정한 행위를 인지했을 경우, 이를 안전하게 신고할 수 있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내부고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지식재산권 보호: 상표권,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은 반드시 법적으로 등록하여 강력한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위조품 제조 및 유통이 의심될 경우 즉시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해야 합니다.
• 해외 유통 채널 모니터링: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자사 제품의 위조품이 유통되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피해 확산을 방지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 할지라도 관련 법규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피해 발생 시 신속 대응: 영업비밀 침해나 상표권 침해 사실을 인지했다면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하고,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법적 대응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시간 지연은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습니다.
• 공모의 위험성: 여러 사람이 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경우, 각자의 역할이 다르더라도 모두가 범죄 전체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지게 됩니다. '나는 지시만 따랐을 뿐이다'와 같은 변명이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