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가보상비 미지급으로 인한 퇴역 군인 연금액 재산정 요구 사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연가보상비 예산이 삭감되면서,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 사이에 전역한 군인들이 자신들의 퇴역연금액 및 퇴직수당액이 부당하게 낮게 산정되었다고 주장하며 연금액 변경을 신청했으나 거부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해당 처분들의 취소와 무효 확인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국방부장관에 대한 일부 청구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각하했고, 국군재정관리단장에 대한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기각하며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연금액 산정 방식에 법령상 하자가 없으며,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의 예산 조치는 행정기관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2021년 5월경부터 2022년 4월경 사이에 전역한 군인들로, 2020년 연가보상비 미지급으로 퇴역연금액이 줄었다고 주장하며 연금액 변경을 신청했으나 거부된 이들입니다. (원고 A은 국군재정관리단장에게, 그 외 103명은 국방부장관에게 주위적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 피고 국방부장관: 103명의 원고들에게 퇴역연금액 변경 신청 거부 회신을 보낸 기관이나, 군인연금법상 급여 결정 권한을 국군재정관리단장에게 위임한 상태였습니다.
• 피고 국군재정관리단장: 원고 A에 대한 퇴역연금액 및 퇴직수당액을 결정하고 원고들에 대한 연금액 결정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되면서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20년 군인들의 연가보상비 예산을 삭감했습니다. 이로 인해 군인들은 2020년에 연가를 실제로 사용했는지와 관계없이 연가보상비를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연가보상비가 퇴역연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준소득월액'에 포함되는데, 2020년 연가보상비 미지급이 2021년 기준소득월액 산정에 반영되면서 해당 시기에 전역한 군인들의 퇴역연금액이 낮아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2021년 5월경부터 2022년 4월경 사이에 전역한 군인들은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다른 시기에 전역한 군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퇴역연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해당 군인들은 연금액이 과소 산정되었다며 변경을 요구했으나 거부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방부장관의 거부처분 여부: 국방부장관의 연금액 변경 신청 거부 회신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 A의 제소기간 준수 여부: 원고 A이 국군재정관리단장의 연금액 결정 처분 취소를 청구한 시점이 법정 제소기간을 지켰는지 여부입니다.
3. 근거 법령의 위헌·위법성: 2020년 연가보상비 미지급이 군인연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시행령 규정(구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3조 및 제6조)에 평등권 및 재산권 침해와 같은 하자를 발생시켰는지 여부입니다.
4. 처분의 실체상 하자: 피고의 연금액 결정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또는 군인연금법령에 따른 산정 방식을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 특히, 2013년 7월 1일 이전 복무기간에 대한 평균보수월액 현재가치 환산 시 ‘군인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변동률’ 대신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변동률’을 적용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5. 처분의 절차상 하자: 피고가 퇴역 예정 군인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6. 선행 처분 하자의 승계: ‘2021년 기준소득월액 결정’에 하자가 있었고 그 하자가 퇴역연금액 결정에 승계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별지1 원고들 목록 순번1 내지 103 기재 각 원고들의 피고 국방부장관에 대한 주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합니다.
2. 원고 A의 피고 국군재정관리단장에 대한 주위적 청구 및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모두 기각합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국방부장관의 회신은 연금 결정 권한이 국군재정관리단장에게 위임된 상황에서 적법한 구제절차를 안내한 것에 불과하며,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관련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원고 A의 제소기간 주장에 대해서는 행정심판 재결서 송달 기간을 고려할 때 제소기간을 도과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지만, 본안 판단에서는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주요 기각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근거 법령의 위헌·위법성 부정: 2020년 연가보상비 미지급으로 인한 퇴역연금액 감소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 조치였으며, 이러한 정책 결정은 행정입법자에게 폭넓은 재량이 부여되는 영역입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연금액 차이를 보전할 별도 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평등권이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위법한 행정입법 부작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부정: 퇴역연금액 산정은 군인연금법령에 따라 구체적이고 상세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 ‘기속행위’이며, 피고에게 재량의 여지가 없으므로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 산정 방식 위반 부정: 2013년 7월 1일 이전 복무 기간에 대한 평균보수월액 현재가치 환산 시 ‘군인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변동률’ 대신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변동률’을 적용한 것은, 관련 법령 개정으로 ‘군인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개념이 폐지되어 법규에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군인연금법과 공무원연금법의 유사성 및 입법자의 의사를 고려할 때 정당한 유추 적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적용이 원고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 절차상 하자 부정: 퇴역연금액 산정 방식이 법령에 상세히 규정되어 있고, 원고들이 전산망 등을 통해 예상 연금액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연가보상비 삭감이 연금액에 영향을 미칠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행정절차법상 정보 제공 의무 위반이나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선행 처분 하자의 승계 부정: 2020년 연가보상비 미지급은 2021년 기준소득월액 산정에만 영향을 미칠 뿐, 전체 복무 기간의 다른 해 기준소득월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이로 인해 퇴역연금액이 마치 전체 복무 기간 내내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한 것처럼 산정되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전제에 기초한 것이라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 사건 각 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제소기간)​:

  • 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행정심판 청구가 있었던 경우에는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소송이 부적법하게 됩니다.

• 군인연금법 및 관련 시행령 (퇴역연금액 산정 방식)​:

  • 구 군인연금법 제3조 제1항 제1호, 제2호: '기준소득월액'은 기여금 및 급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과세소득의 연지급합계액을 12개월로 평균한 금액이며, '평균기준소득월액'은 복무 기간 중 매년 기준소득월액을 급여 사유 발생일의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합한 후 복무 기간으로 나눈 금액을 말합니다.
  • 구 군인연금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2항 제3호: 과세소득 범위 및 연가보상비 산정 방식을 규정하며, 연가보상비는 개인이 실제로 받은 금액이 아닌 해당 계급별 평균 금액을 반영합니다. 또한, 퇴역 시기에 따라 전년도 또는 전전년도 연가보상비가 반영될 수 있습니다.
  • 구 군인연금법 제21조 제2항: 퇴역연금 금액은 복무 기간 매 1년에 대하여 평균기준소득월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 구 군인연금법 및 시행령 부칙 (경과조치)​:
    • 2013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 복무 기간에 해당하는 급여는 종전 규정(평균보수월액 기준)에 따라 산정하고, 이후 복무 기간은 개정 규정(평균기준소득월액 기준)에 따라 산정하여 합산합니다. 이때 이전 복무 기간의 평균보수월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과거에는 '군인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을 기준으로 했으나, 관련 법령 개정으로 해당 개념이 폐지되면서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을 유추 적용하는 것이 법적 공백을 메우는 정당한 방법으로 인정되었습니다.

•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원칙)​:

  •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는 법 적용뿐만 아니라 입법 과정에서도 불합리한 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지만, 절대적 평등이 아닌 상대적·실질적 평등을 뜻합니다. 따라서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경우에만 평등원칙에 위배됩니다.

• 재산권 보호 (헌법)​:

  • 군인연금수급권은 사회보장수급권과 재산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집니다. 입법자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때 국가의 재정 능력, 국민 전체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하여 폭넓은 입법 형성의 자유를 가집니다. 결정이 현저히 자의적이거나 사회적 기본권의 최소한 내용마저 보장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행정행위의 성질 (재량행위 vs 기속행위)​:

  • 행정행위가 법규에 따라 일정한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기속행위'인지,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 '재량행위'인지에 따라 법원의 심사 방식이 달라집니다. 연금액 산정은 대개 법령에 명시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 기속행위로 판단됩니다.

• 행정절차법 제5조 제3항 (정보 제공 의무)​:

  • 행정청은 행정작용과 관련된 정보를 상대방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법령에 구체적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정보 확인이 가능한 경우,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행정처분 해당 여부 확인: 행정기관의 조치나 회신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실을 통지하거나 안내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소송의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송 제기 전 처분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제소기간 엄수: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행정심판을 거쳤다면 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소송 자체가 부적법 각하될 수 있으므로, 관련 처분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법정 기간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 공적연금 산정 방식의 이해: 군인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은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매우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특정 연도의 예외적인 상황(예: 연가보상비 미지급)이 연금액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 복무 기간을 통틀어 평가되므로, 단기적인 소득 감소가 전체 연금액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희석될 수 있습니다. 연금 산정 방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 법규정의 공백 및 유추 적용 가능성: 법규정에 명확하지 않거나 공백이 있는 경우, 행정기관은 유사한 법규범이나 입법 취지에 따라 유추 적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군인연금법과 공무원연금법은 그 목적과 규율 내용이 유사하여 상호 유추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유추 적용이 적법한지 여부는 관련 법규범 체계, 입법 의도,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재량행위와 기속행위의 구분: 행정기관의 처분이 재량행위인지(재량권이 있는지) 아니면 기속행위인지(법규에 따라 정해진 대로만 해야 하는지)에 따라 법원의 심사 방식이 달라집니다. 연금액 산정은 일반적으로 법규에 따라야 하는 기속행위로 간주되므로,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국가 재난 상황과 정책적 재량: 코로나19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해 취하는 정책적 조치는 입법 형성권 및 정책 결정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이 불이익을 입더라도, 해당 조치가 현저히 자의적이거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 행정기관의 정보 제공 의무: 행정기관은 행정절차법에 따라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의무가 있지만, 법령에 산정 방식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거나 정보 확인이 가능한 경우, 단순한 정보 부족을 이유로 처분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