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원고인 주식회사 A는 2020년 피고인 주식회사 B에게 14억 7천만원에 태양광 발전소에 필요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설비의 공급 및 설치를 도급 주었습니다. 그러나 설치된 ESS 설비에 하자가 발생하여 2023년 4월 가동이 중단되었고,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ESS 설비에 하자가 있음을 인정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1억 5,431만 5,69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원고가 청구한 9억여 원의 대부분은 기각되었습니다.
원고는 2020년 3월 피고에게 14억 7천만원(부가가치세 별도)에 태양광발전 연계 ESS 시스템 설치 공사를 의뢰했습니다. 피고는 2020년 5월 공사를 완료하고 원고는 ESS 설비를 가동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ESS 설비의 오작동 및 성능 저하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수차례 하자보수를 요청했으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2023년 4월 16일 설비가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원고는 ESS 설비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초과 전기요금, 배터리 시스템 수리비, 그리고 발전량 손실에 따른 손해 등 총 927,859,889원을 피고에게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품질보증기간이 지났고, 손해액 산정에 오류가 있다며 원고의 주장에 맞섰습니다.
ESS 설비에 발생한 하자로 인해 피고에게 하자담보책임이 발생하는지, 피고의 무상품질보증기간 도과 주장이 타당한지, 그리고 인정되는 손해배상액의 구체적인 범위는 얼마인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손해액 산정 시 부가가치세의 포함 여부, 배터리 성능 감소율 및 가용 용량(SOC)의 적용 기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의 적절한 계산 방법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에게 154,315,698원 및 이에 대해 2025년 5월 9일부터 2025년 10월 29일까지는 연 6%의 이자를,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의 8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원고는 ESS 설비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일부 인정받아 1억 5천만 원 가량의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받게 되었으나, 청구액의 상당 부분이 기각되어 소송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피고는 ESS 설비의 하자에 대한 하자담보책임을 인정받아 손해배상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도급계약상의 하자담보책임과 손해배상액 산정 방식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도급계약상의 하자담보책임: 민법에서는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그 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자가 중요하지 않고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들 때에는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ESS 설비가 정상적인 충·방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가동을 멈춘 점 등을 들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품질이나 성능을 결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하자담보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하자 및 품질보증 기간 해석: 계약서에 명시된 무상품질보증기간(이 사건에서는 ESS 설비 1년, PCS 3년)은 그 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했다면, 보증기간이 지난 후에도 수급인(피고)이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법원은 ESS 설비가 설치된 후 보증기간 내에 오작동 에러 메시지가 수차례 발생하고 피고가 보수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결국 설비가 가동을 멈춘 점을 근거로 보증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품질보증기간 도과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손해배상액 산정 시 부가가치세 처리 (부가가치세법 제38조 제1항):
REC 가중치 적용: 태양광 발전소에 ESS를 연계하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5.0으로 부여받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ESS에 저장되지 않고 바로 판매되는 전력은 가중치 1.02를 적용받습니다. 법원은 ESS 설비 하자로 인해 저장되지 못하고 손실된 발전량을 계산할 때, 그 발전량은 ESS가 없었더라도 REC 가중치 1.02로 판매될 수 있었으므로, 손해액 산정 시 REC 가중치 5.0에서 1.02를 뺀 3.98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손해와 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손익상계'의 법리가 적용된 것입니다.
ESS와 같은 대규모 설비 도급계약을 체결할 때는 하자담보책임 기간, 품질보증 기간, 보증 내용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하고 세부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배터리의 열화율, 잔존 용량, 가용 용량(SOC) 범위 등 성능 보증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여 분쟁 발생 시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설비 하자가 발생하면 가동 중단 일시, 오류 메시지, 성능 저하 데이터 등 관련 증거를 즉시 확보하고, 하자 보수 요청 및 진행 상황을 서면으로 상세히 기록하여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요금 체계(피크타임 요금제 등)를 고려하여 ESS 설비 운영에 따른 예상치 못한 전기요금 증가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계약 시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자가 하자 보수에 소요되는 비용을 청구할 경우, 부가가치세법상 매입세액 공제 또는 환급 여부를 확인하여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손해배상액에서 제외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발전 손실액과 같은 간접적인 손해는 부가가치세가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손해액 산정 시 이중 계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하자 보수가 필요한 기간을 넘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으므로, 하자가 발생했을 때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보수 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