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망인이 채무가 초과된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배우자는 다시 그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매도했습니다. 이에 중소기업은행은 이 증여 행위가 은행의 채권을 해하는 '사해행위'라며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증여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증여계약을 취소하며 피고들에게 은행의 채권액 범위 내에서 금전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망인 C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7,000만 원의 대출을 포함하여 D은행, E, F,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식회사 G 등 여러 곳에 총 약 2억 7천만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2022. 11. 25. 망인은 자신이 소유한 약 1억 6천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배우자인 피고 A에게 증여했습니다. 이 증여 당시 망인은 자신의 부동산 외에 특별한 재산이 없어 채무가 재산보다 훨씬 많은 '채무 초과' 상태였습니다. 피고 A은 이 부동산을 증여받은 지 약 18일 만인 2022. 12. 13. 피고 B에게 매도했습니다. 중소기업은행은 망인의 이러한 증여 행위가 은행의 대출금을 회수하기 어렵게 만든 '사해행위'라며 법원에 증여계약 취소 및 부동산 가액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망인 C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배우자 A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부동산을 증여받은 피고 A과 그 부동산을 다시 매수한 피고 B가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는지(악의) 여부입니다. 셋째, 사해행위로 인정될 경우, 부동산 자체를 돌려주는 것이 아닌 금전으로 배상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여부 및 배상액 산정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증여받은 배우자와 그 부동산을 다시 매수한 제3자 모두 사해행위임을 알았다고 추정되며, 이를 뒤집을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 중소기업은행의 청구를 받아들여 증여계약을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원고의 채권액 범위 내에서 가액(금전)으로 배상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것을 알면서 자신의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도록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망인 C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배우자 A에게 증여한 행위는 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손해를 끼치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사해의사(악의)의 추정 및 증명 책임: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를 해칠 의사(악의)가 있었다고 봅니다. 또한, 채무자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면 그 재산을 받은 수익자(피고 A)나 다시 취득한 전득자(피고 B)도 사해행위임을 알았다고 추정됩니다. 본 판결에서 법원은 망인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부동산을 증여한 것이 사해행위임을 인정하였고, 피고 A과 피고 B가 자신들이 '선의'였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악의 추정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원상회복의 방법 (가액배상): 사해행위로 인한 원상회복은 원칙적으로 부동산 등 재산 자체를 돌려주는 것이지만, 만약 해당 부동산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가 사해행위 이후 말소된 경우처럼 원물 반환이 어려울 때는 부동산 가액에서 기존 근저당권의 채무액을 제외한 잔액의 한도 내에서 금전으로 배상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 B가 소유권을 취득한 후 선순위 근저당권이 모두 말소되었기 때문에, 법원은 부동산의 가액(1억 6천만 원)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39,521,619원)을 공제한 잔액 범위 내에서 원고의 채권액인 35,163,486원에 해당하는 가액 배상을 명했습니다.
부진정연대채무: 수익자와 전득자가 함께 가액 배상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이들의 의무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채권자가 두 사람 중 누구에게든 채권 전액 또는 일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어느 한쪽이 채무를 변제하면 다른 쪽도 채무를 면하게 되는 법률 관계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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