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미등록 외국인 환자 유치와 진료 중 사망 사건

정형외과 전문의인 의사 A와 총괄실장 B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외국인 환자 유치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인 환자 I를 유치하여 성형수술을 진행했습니다. 환자 I는 2차 지방흡입수술 중 심정지로 사망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 A에게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위반(진료기록부 미작성),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외국인환자유치법') 위반 혐의를, 피고인 B에게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외국인환자유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기소했습니다. 법원은 A와 B 모두 외국인환자유치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여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의료법위반 혐의와 피고인 B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E의원'을 개설·운영한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원장. 외국인 환자 불법 유치,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외국인 환자 불법 유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인 B: 'E의원'의 총괄실장으로 외국인 환자의 진료 및 수술 상담 업무를 진행. 중국어 능통자로서 외국인 환자 불법 유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외국인 환자 불법 유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피해자 I: 중국과 영국 국적의 외국인 환자. 'E의원'에서 성형수술(입술 축소, 지방 흡입)을 받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습니다.
• 간호사 L: 수술 보조 및 마취제 투여 등을 담당한 간호사.
• 간호조무사 N: 수술 보조를 담당한 간호조무사.
• J: 사망한 환자 I의 사촌동생.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서울 강남에서 'E의원'이라는 성형외과 및 피부과 의원을 운영했고, 피고인 B는 총괄실장으로 외국인 환자의 진료 및 수술 상담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외국인 환자 유치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019년 10월부터 온라인 마케팅을 의뢰하고 피고인 B를 통해 중국인 환자들을 응대하며 진료 예약 및 통역 등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2020년 1월, 중국 및 영국 국적의 외국인 환자 I가 이 의원을 찾아 입술 축소 및 지방 흡입 수술을 두 차례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0년 1월 28일 2차 지방 흡입 수술을 받던 중 환자 I는 마취 상태에서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상급 병원으로 이송된 후 같은 날 18시 57분경 사망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A에게 업무상과실치사, 진료기록부 미작성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 외국인환자유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특히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고인 A가 마취 전 환자 상태 평가를 소홀히 하고, 수술 중 필요한 전문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았으며, 환자 관찰을 게을리했고, 응급상황 발생 시 적절한 응급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검찰은 피고인 B에게 환자 I의 수술동의서에 자필 서명을 받지 않고 마치 환자로부터 직접 서명을 받은 것처럼 꾸며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와 외국인환자유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기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인들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행위가 '외국인환자유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의사 A의 마취 및 수술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이 환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3. 의사 A가 진료기록부를 상세하게 작성하지 않은 것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4. 총괄실장 B가 환자의 동의 없이 수술동의서를 위조하고 행사한 것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인 A와 B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혐의(구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어 각 벌금 300만 원에 처해졌습니다.
2.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마취·수술 과정에서의 관찰 의무 위반은 인정되나, 이것이 환자의 사망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3. 피고인 A에 대한 의료법 위반(진료기록부 미작성) 혐의는 의료기록 작성 시기에 대한 의사의 합리적인 재량이 인정되고, 수술 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기록이 작성된 점 등을 고려하여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4. 피고인 B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는 환자가 피고인에게 대신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동의서 내용에 대리 작성임을 암시하는 문구가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하여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5. 벌금 미납 시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며,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각 명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성형외과 의원 원장 A와 총괄실장 B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혐의(구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만 유죄로 인정하여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환자 사망과 관련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진료기록부 미작성 혐의, 수술동의서 위조 혐의 등 나머지 주요 혐의들은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거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미등록 외국인 환자 유치 행위에 대한 경고와 함께, 의료 사고 발생 시 인과관계 증명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및 제28조 (외국인환자 유치 등록 의무 및 벌칙)​:
   • 내용: 이 법률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려는 의료기관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받도록 합니다. 외국인 환자 유치란 진료 예약, 계약 체결 대리, 진료 정보 제공, 교통·숙박 안내 등 진료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 본 사건 적용: 피고인 A와 B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온라인 마케팅, 중국어 능통자인 B를 통한 상담 및 통역, 진료 예약 등의 방식으로 외국인 환자 I에게 진료 관련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법률에서 정한 '외국인환자 유치'에 해당하며 미등록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2.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 내용: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입니다.
   • 본 사건 적용: 피고인 A와 B가 공모하여 등록 없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혐의에 대해 공동정범으로서 함께 처벌받았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의 원칙)​:
   • 내용: 피고인에게 유죄의 증명이 없거나, 범죄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은 경우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입니다.
   • 본 사건 적용: 의사 A의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 위반 혐의와 총괄실장 B의 사문서위조 혐의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특히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서는 마취 및 수술 과정에서의 관찰 의무 위반은 인정되었으나, 이것이 환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의료법 제22조 제1항 및 의료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 (진료기록부 작성 의무)​:
   • 내용: 의료인은 진료기록부에 환자의 주된 증상, 진단 결과, 진료 경과, 치료 내용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에게 적정한 의료를 제공하고 의료 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진료기록부의 작성 시기와 방법은 당해 의료 행위의 내용과 환자의 치료 경과에 비추어 기록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사의 합리적인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 본 사건 적용: 의사 A는 수술 직후 즉시 기록하지 않았으나, 환자 사망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 직전 비교적 긴 시간이 경과하기 전에 수술 기록지를 작성했습니다. 법원은 기록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료인의 재량이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인이 진료기록부 작성 시기에 관한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외국인 환자 유치 시 법적 의무 준수: 외국인 환자를 국내 의료기관으로 유치하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식으로 등록해야 합니다. 미등록 상태에서 진료 예약, 상담, 통역, 진료 정보 제공 등 어떠한 형태로든 외국인 환자의 국내 의료기관 이용을 증진하기 위한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는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2. 의료기관 내 관리자의 책임: 의료기관의 총괄실장 등 실무를 담당하는 관리자도 불법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이를 방조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3. 마취 및 수술 시 환자 감시 철저: 장시간 수술이나 깊은 진정이 필요한 경우, 환자의 생체 활력 징후(호흡,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등)를 지속적으로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특히 환자의 자세(엎드린 자세 등), 수술 시간 등을 고려하여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진정 감시나 혈압측정기, 호기말이산화탄소측정기 등 적절한 감시 장비 사용이 권고됩니다.
4. 진료기록부의 정확하고 상세한 작성: 의료인은 환자의 진료 경과, 투여 약물, 특이사항, 처치 내용 등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진료기록부에 기록해야 합니다. 의료 사고 발생 시 진료기록부는 의료 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며, 기록이 불충분할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기록의 시기와 방법은 의료 행위의 내용과 환자의 치료 경과 등을 고려한 의료인의 합리적인 재량에 따라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수술동의서의 환자 직접 작성 원칙: 수술동의서는 환자의 자필 서명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환자가 한국어를 모르거나 직접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대리 작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환자의 명확한 동의를 얻고, 대리 작성 사실 및 그 경위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환자의 동의 없이 서명을 대신하거나 그 사실을 숨기는 행위는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