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준강간 무죄 선고 사건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종업원 A가 만취한 손님 D를 간음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준강간 사건입니다. 피해자 D는 술에 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피고인 A는 피해자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당시 정황, 피고인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C' 주점의 종업원
• 피해자 D: 'C' 주점의 손님

분쟁 상황

피해자 D는 2019년 8월 6일 저녁 남자친구 및 지인과 술을 마신 뒤 서울 강남구 소재 'C' 주점에서 양주를 마시다가 잠들었습니다. 피해자의 지인과 남자친구는 피해자를 남겨두고 귀가했고, 주점 종업원인 피고인 A가 잠든 피해자를 수차례 깨웠으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9년 8월 7일 03시 30분경 피고인 A가 룸에서 잠들어 있던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졌고, 피해자는 같은 날 03시 43분경 112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여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여부 및 피고인에게 준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판단과 음주로 인한 기억 상실인 '블랙아웃' 가능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직접 증거였으나, 성관계 시각에 피해자가 3시간 이상 잠든 후 의식을 회복했을 가능성, 성관계 직후 비교적 맑은 정신으로 신고 및 진술서를 작성한 점,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해자가 구강성교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 방의 조명이 밝았을 가능성 등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높아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 유죄를 확신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99조 (준강간, 준강제추행)​: 이 사건의 주요 적용 법률입니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한 자는 강간죄(형법 제297조)와 동일하게 처벌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과연 이러한 상태였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인지하고 이용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형법 제297조 (강간), 제297조의2 (유사강간), 제298조 (강제추행)​: 이들 조항은 폭행 또는 협박을 이용한 성범죄를 다루며, 준강간죄에서 '항거불능 상태'를 해석할 때 기준이 됩니다. 심신상실 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물리적으로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대법원 판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판결)​: 공소사실이 범죄로 증명되지 않거나 법률상 범죄가 되지 않는 경우, 또는 범죄 사실이 없다고 판단될 때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검사가 피고인의 유죄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아 이 조항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4.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 (무죄판결 공시의 예외)​: 무죄 판결 시 그 요지를 공시할 수 있으나, 재판장이 피고인의 명예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이 단서 조항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5. 대법원 판례 (공소사실 입증책임)​: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6. 대법원 판례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직접 증거인 경우,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며, 이를 판단할 때는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에 여러 의문점이 있어 높은 증명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준강간죄는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야 성립합니다. 단순히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음주 후 기억상실(블랙아웃)은 당시 의식적으로 행동했으나 나중에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일 수 있어,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 곧 '심신상실'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3.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었다면, 그 수치와 성관계 시점의 시간 간격, 그리고 당시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4.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의 행동(신고, 진술서 작성 등)이 비교적 명료했다면, 만취 상태에서 빠르게 회복되었다는 점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부정하는 중요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5. 성관계 당시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 피해자의 언동, 주변 조명 상태 등 세부적인 정황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6. 피고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며 객관적인 정황과 모순되지 않는다면, 이는 무죄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7.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피고인의 유죄를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할 경우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