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후 발생한 뇌경색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판결

원고 A는 피고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부터 카이로프랙틱 도수치료를 받은 후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을 겪다 결국 추골동맥박리에 의한 뇌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피고 병원 원장인 의사 C와 물리치료사 D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도수치료와 뇌경색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했지만, 의료진이 이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의료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사 C가 중대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이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 A에게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추골동맥박리증에 의한 뇌경색 진단을 받은 환자입니다.
• 원고 B: 원고 A의 남편으로 원고 A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 피고 C: E의원의 원장인 의사로, 원고 A에게 도수치료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 D: E의원에서 원고 A에게 카이로프랙틱 도수치료를 시행한 물리치료사로,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 주장이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5년 12월 3일 E의원에서 물리치료사 D로부터 카이로프랙틱 도수치료를 받았습니다. 특히 목 부분 시술은 약 12분간 진행되었는데, 이 시술 중 원고 A의 목을 뒤로 젖히고 좌우로 회전시키면서 강하게 당기는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시술 후 원고 A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같은 날 119 구급차로 응급실에 내원하여 다음날 양측 척추동맥박리에 의한 뇌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 A는 시각 이상, 두통, 어지럼증, 적응장애, 불안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A와 남편 B는 피고 병원 원장인 의사 C와 물리치료사 D를 상대로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측은 의료과실이 없었고 추골동맥박리가 예측 불가능한 합병증이므로 설명의무도 없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수치료를 시행한 의료진에게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도수치료와 추골동맥박리증 및 뇌경색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했지만, 해당 질환이 매우 드물고 예측하기 어려운 점, 그리고 당시 원고 A의 증상이 의료진이 전원 조치할 정도로 급격하게 변화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의료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의사 및 물리치료사에게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비록 드물지만 일단 발생하면 회복 불가능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추골동맥박리증 및 뇌경색의 가능성에 대해 의사 C가 환자 A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아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물리치료사 D에게는 의료행위에 있어 요구되는 설명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물리치료사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C은 원고 A에게 위자료 5,000,000원과 이에 대해 2015년 12월 3일부터 2019년 1월 1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손해배상 청구와 피고 D에 대한 청구, 그리고 원고 B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 A와 피고 C 사이의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 A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 C이 부담한다. 원고 A와 피고 D 사이의 소송비용은 원고 A가, 원고 B와 피고들 사이의 소송비용은 원고 B가 각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카이로프랙틱 도수치료와 추골동맥박리증 및 뇌경색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했으나, 해당 합병증이 발생률이 낮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의료진의 의료과실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의사 C가 드물지만 중대한 부작용(추골동맥박리증 및 뇌경색) 발생 가능성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지 않은 것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아, 의사 C에게 원고 A에게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물리치료사에게는 설명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관련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사의 주의의무: 의사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시인되는 의학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29666 판결 등 참조). 본 사건에서는 도수치료와 추골동맥박리증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되었으나, 피고들이 이 질환의 발생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원고 A를 전원 조치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의료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2. 의료행위 관련 인과관계 입증책임 완화: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여 환자 측이 과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측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의료상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가 의료행위 외 다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없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의료상 과실의 존재 자체는 환자 측이 입증해야 합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4186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원고 측이 의료상 과실 자체를 입증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3. 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를 하거나 사망 등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의료행위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후유증이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설명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69540 판결 등 참조). 본 사건에서 법원은 추골동맥박리증 및 뇌경색 발생 가능성이 희소해도 일단 발생하면 회복 불가능한 중대한 결과이므로 의사 C에게 설명의무가 있다고 보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 A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여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다만 설명의무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담당 의사이며, 물리치료사에게까지 설명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도수치료와 같은 침습적 의료행위 전에는 발생 가능성이 낮더라도 환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의료진에게 충분한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2. 의료행위 후 평소와 다른 증상이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에 알리고 필요한 검사나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3. 의료과실 여부는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므로 관련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진료기록, 검사 결과 등을 철저히 보관하고 전문가의 감정을 통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환자에게는 치료방법 선택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있으므로,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해 자기결정권을 침해받았을 경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5. 물리치료사 등 의료행위를 보조하는 인력에게는 의사와 동일한 수준의 설명의무가 부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