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피고 병원에서 편도선 및 하비갑개 수술을 받은 망 A가 수술 후 8일째 되는 날 1차 출혈을 경험하고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여 보존적 치료를 받았습니다. 퇴원 3일 후 망 A는 2차 출혈을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해 심정지와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으며 약 1년 3개월 후 사망하였습니다. 망 A의 부모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1차 출혈 당시 적절한 지혈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퇴원 시 재출혈의 위험성 및 응급 대처 방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망 A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망 A는 2020년 2월 18일 피고 병원에서 편도선 및 하비갑개 수술을 받았습니다. 2020년 2월 26일, 수술 8일 후 수면 중 피를 토하는 1차 출혈이 발생하여 피고 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였으나, 출혈이 멈춘 상태여서 보존적 치료 후 다음 날 퇴원하였습니다. 2020년 3월 1일, 퇴원 3일 후 책을 보던 중 갑자기 2차 출혈이 발생하여 119를 통해 다시 피고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의 심폐소생술로 자발적 순환이 회복되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던 중 2021년 5월 22일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하였습니다. 이에 망 A의 부모인 원고들이 피고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 A의 1차 출혈 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퇴원 시 재출혈 및 기도 확보 등의 응급 대처 방법에 대해 충분히 지도·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1차 출혈 당시 출혈이 멈춘 상태였으므로 보존적 치료와 경과 관찰이 적절한 조치였으며 예방적 전기소작술 등이 필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기도 확보 등 응급조치에 대한 설명 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수술 전후로 출혈 가능성 및 병원 내원 필요성, 그리고 기도 확보를 위한 자세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고 보았고, 망 A의 사망 원인이 기도 흡인이 아닌 급격한 출혈로 인한 출혈성 쇼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의료진의 지도·설명의무 위반과 망 A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의사의 주의의무와 지도·설명의무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의료법 제24조 (진료기록부 등의 작성·보존) 및 대법원 판례에 따른 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진료 목적 달성을 위해 환자가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예견되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지도·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수술과 같은 침습적 의료 행위가 끝난 후에도 후유 질환 발생 가능성이나 요양 과정에서의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요양 방법, 후유 질환의 증상과 대처 방법 등을 환자의 연령, 교육 정도, 심신 상태에 맞춰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의료 과실 및 진료 재량의 원칙: 의료 과실이란 의료 행위가 당시의 의료 수준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의미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상황, 당시 의료 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지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를 놓고 특정 방법만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편도선 수술 후 출혈은 흔한 합병증 중 하나이며, 수술 직후 또는 5일에서 10일 사이에 지연성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출혈 발생 시에는 출혈량이 많지 않더라도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의료진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의료진의 퇴원 지시나 설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재차 질문하여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출혈로 인해 혈액이 기도로 흡인될 위험이 있는 경우,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는 등 응급처치 요령을 익혀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출혈 발생 시 지혈용 거즈 패킹 등은 일반인이 직접 시행하기 어렵고 병원 방문이 가장 우선적인 대처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의료 행위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 의료 수준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므로, 의료진의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과실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