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십자인대 재건술 후 무릎 강직 발생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

원고 A는 피고 B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우측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후 지속적인 무릎 통증과 운동 제한을 겪었으며, 여러 차례 재활 치료와 재수술에도 불구하고 영구적인 무릎 강직 진단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진료상 과실로 후방십자인대 파열과 내측측부인대 파열이 동반된 경우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해야 했음에도 무리하게 수술적 치료를 선택했고, 비수술 치료 등 대체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84,362,866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가 운영하는 C병원에서 우측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환자. 축구 중 무릎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수술 후 무릎 강직 및 운동 제한 등의 후유증을 겪음.
• 피고 B: C병원의 운영자이자 원고의 우측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집도한 의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7년 11월 15일 축구 중 우측 무릎을 다쳐 D병원에서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과 내측측부인대 완전 파열 진단을 받고 보존적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1월 18일 피고 B가 운영하는 C병원에 내원했고, 피고는 원고의 상태를 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로 진단하며 재건술을 권유했습니다. 원고는 11월 23일 피고로부터 수술을 받았으나, 이후 우측 무릎의 통증과 관절 운동 각도 제한이 지속되어 여러 병원에서 2017년 12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지속적인 재활 치료와 두 차례의 재수술(후방십자인대 유리술, 재재건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상태가 크게 호전되지 않아 영구적인 슬관절 강직 및 슬관절 동요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수술 선택 및 과정상의 과실,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신체적, 재산적 손해를 입었다며 총 352,393,705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의사가 치료 방법(수술 선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진료상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을 완전 파열로 잘못 진단하고, 내측측부인대 파열이 동반된 경우 보존적 치료를 우선해야 했음에도 무리하게 수술을 강행했는지.
2. 피고 의사가 수술 과정에서 과실을 저질렀는지 여부: 대퇴 터널골 부착부의 위치가 잘못되어 후방십자인대 긴장을 유발했는지.
3. 피고 의사가 수술 전 환자에게 비수술 치료 등 다른 치료 대안 및 그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4. 피고의 위와 같은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일실수입, 기왕치료비, 위자료)의 범위와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 비율.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84,362,866원 및 이에 대하여 2017년 11월 23일부터 2021년 9월 16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의사가 원고의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 및 내측측부인대 완전 파열이 동반된 상황에서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성급하게 수술적 치료를 선택한 것이 '치료방법 선택 과정상의 과실'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장단점 및 통상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과정 자체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피고의 과실로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하여, 원고에게 총 84,362,866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법률 원칙)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사의 주의의무(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사는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때 의료행위의 수준은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인정되는 의학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내측측부인대 파열이 동반된 경우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해야 했음에도 성급하게 수술을 선택한 것이 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2. 의료행위상 과실과 인과관계 추정(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고 그 과정이 환자에게 알려지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 측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의료상 과실이 의심되는 행위'와 '그 의료행위 외 다른 원인으로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사정을 증명하면, 의사 측이 '의료상 과실이 아닌 다른 원인'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의료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영구적인 슬관절 강직이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 등이 인과관계 추정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3. 치료방법 선택의 재량과 과실: 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 의료 수준, 자기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을 가집니다. 그러나 그 재량의 범위가 합리적인 기준을 벗어난 경우 진료상 과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 피고가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 및 내측측부인대 완전 파열이 동반된 상황에서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조기 수술을 시행한 것이 치료방법 선택상의 과실로 인정되었습니다.
4. 의사의 설명의무(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및 자기결정권 침해)​: 의사는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를 할 때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후유증, 부작용 등)에 대해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치료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중대한 결과가 예측되거나 해당 치료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은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설명 대상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비수술 치료의 장단점 및 통상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5. 손해배상 책임 제한(민법 제763조, 제396조)​: 의료행위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사고의 경위, 수술 내용, 난이도 및 위험성,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환자의 증상 및 장애 발생 경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을 위해 의사의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책임이 총 손해액의 30%로 제한되었습니다.
6. 지연손해금(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불법행위 시부터 이행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하며, 소송이 제기된 경우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연 5%, 그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이율로 계산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 진단에 대한 신중한 확인: 중요한 수술이나 치료 결정을 앞두고는 반드시 여러 병원에서 진단을 비교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검사를 통해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의 원고도 처음 진단과 다른 피고의 진단을 받았기에 더욱 신중한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2. 치료 방법 선택 시 의사와 충분한 상담 및 정보 습득: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보존적 치료)의 장단점, 예상되는 위험과 합병증, 다른 치료 대안 등에 대해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한 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설명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 반드시 모든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궁금한 점은 충분히 질문해야 합니다.
3. 의료 기록 및 증빙 자료 보관: 수술 후 예상치 못한 증상이 발생하면 모든 의료 기록(진료 기록, 수술 기록, 검사 결과지), 진료비 내역, 재활 치료 기록 등을 상세히 보관하고, 의사와의 상담 내용을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는 추후 법적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4. 합병증 발생 시 전문가 의견 청취: 수술 후 이상 증상이나 합병증이 발생하면 주치의 외에 다른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여 적절한 대처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신체 감정 결과의 중요성: 의료 분쟁에서 신체 감정은 환자의 현재 상태와 장애 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정확한 감정을 위해 의료 기록을 철저히 준비하고 감정 과정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