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임차인의 임대차 보증금 상속 및 반환 다툼 사건

이 사건은 임대인 B가 임차인 F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는데, 임차인 F가 사망하면서 상속인이 불분명해지자, 스스로 F의 딸임을 주장하는 원고 A가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원고 A는 가족관계증명서상 F의 딸로 등록되어 있지 않았으나, F와 동거했고 F의 차임을 대신 납부했으며 F의 사회생활에서 딸처럼 대리하는 등 실질적인 친자관계가 있었음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형제들도 F의 자녀임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권 권리를 원고에게 포기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피고인 임대인 B는 원고가 정당한 상속인임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다가 소송이 제기되자 일부 정산금액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실제 혈연관계에 의한 친자관계를 인정하고 공동상속인들의 권리 포기를 바탕으로 원고 A에게 미정산 임대차 보증금 99,887,751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피고가 소송에 대응하며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보증금에서 직접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임차인 F의 실질적인 딸로서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청구한 사람.
• 피고 B: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아파트의 소유자로, 임차인 F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던 임대인.
• 사망한 임차인 F: 피고 B의 아파트를 임대하여 거주하다 사망한 임차인. 가족관계증명서상 배우자나 자녀 등 법정 상속인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공동상속인 G, H, I: 원고 A의 형제들로, 사망한 임차인 F의 자녀임을 주장하였으며, 이후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권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원고 A가 전액을 지급받는 것에 동의한 사람들.

분쟁 상황

임차인 F가 사망했으나, F에게는 가족관계증명서상 등록된 배우자나 자녀가 없어 임대차 보증금의 정당한 상속인이 누구인지 불분명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원고 A가 자신이 사망한 임차인 F의 딸이라고 주장하며 임대인 B에게 아파트 임대차 보증금 1억 원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임대인 B는 원고 A가 법적으로 F의 상속인임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하면, 추후 다른 상속인이 나타나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원고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를 주저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 A는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받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가족관계증명서상 자녀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실제 혈연관계에 근거하여 사망한 임차인의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권을 상속받을 수 있는지 여부 및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할 경우 나머지 상속인이 단독으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임대인이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거부할 만한 타당한 사유가 있었던 경우 소송비용을 어떻게 부담시킬 것인지, 임대차 보증금에서 변호사 선임비용을 직접 공제할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는 원고 A에게 99,887,751원 및 이에 대해 2022년 4월 14일부터 2023년 2월 1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 A가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또한,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가족관계증명서에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친자관계가 인정될 경우 상속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또한 공동상속인들이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는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이 단독으로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 상속인 불분명으로 보증금 반환을 주저한 것이 이해될 만한 사정이었으므로, 비록 원고가 승소했지만 소송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법적 분쟁의 현실적인 측면을 반영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소송 대응을 위해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임대차보증금에서 직접 공제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하여, 보증금 공제 범위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친자관계의 인정과 상속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4103 판결 등 참조)​ 가족관계증명서상에 자녀로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자연적인 혈연관계에 의해 친자관계가 존재함이 객관적인 증거(동거 사실, 차임 대납, 사회생활에서의 대리, 부고 기사 등)로 인정되면 친자관계가 성립하고 상속권이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상속을 원인으로 한 청구에 반드시 친자관계존재확인청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이 판결은 사실상의 친자관계를 바탕으로 한 상속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상속: 임차인이 사망하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은 그 상속인들에게 상속됩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일 경우 이 채권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으로 소유하게 되며, 이들은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여 다른 공동상속인이 단독으로 권리를 행사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3. 소송비용 부담의 원칙과 예외 (민사소송법 제101조)​ 소송에서 패소한 쪽이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피고(임대인)가 법정상속인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보증금 반환을 유보한 것이 타당한 경우나, 원고가 소송 중 비로소 자신의 지위를 구체적으로 입증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에 따라 재량으로 승소한 원고에게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고가 무조건적으로 악의적인 행위를 한 것이 아닐 때 소송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조항입니다.
4. 지연손해금의 적용: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할 경우, 채무자는 지연된 기간에 대한 손해금을 법이 정한 이율에 따라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이 제기된 경우 일반적으로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이율이 적용되며,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더 높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채무자에게 신속한 채무 이행을 촉구하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 사항

1. 가족관계증명서상에 기재되지 않은 부모 또는 자녀가 사망하여 상속인이 되는 상황에서는 실제 혈연관계가 존재했음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들을 충분히 수집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사망자와 함께 거주했던 기록, 사망자의 병간호나 부양, 경제적 지원 내역, 사망자의 사회생활에 관여했던 증거,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사진, 주변 사람들의 증언, 부고 기사 내용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2. 공동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한 사람이 상속 재산 전체를 받으려면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한다는 명확한 의사 표시를 서면으로 받아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고 소송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서면은 상속인 간의 합의를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3. 임대인은 임차인의 사망 시 상속인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무작정 거부하기보다는 법원에 '변제공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당한 권리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이행하는 동시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4.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 항목은 미납 차임, 원상회복 비용 등 임대차 계약의 불이행으로 인한 실제 손해에 한정됩니다.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임대차보증금에서 직접 공제할 수 없으며, 이는 별도의 소송비용 확정 절차를 통해 청구해야 합니다.
5. 소송을 통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는 경우, 판결에 따라 지연손해금이 추가될 수 있으나, 소송 제기 사유나 피고의 항변 사유가 합리적인 경우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01조에 따라 소송비용을 승소한 원고에게 부담시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 전 상대방의 입장과 법적 근거를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