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피고인이 대출을 해주겠다는 불상의 자의 기망에 속아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퀵서비스 기사를 통해 전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어 무죄가 선고된 사건입니다.
피고인 A는 대출을 받기 위해 불상의 인물로부터 '대출을 해줄 테니 자동이체가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주민등록등본과 체크카드를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2018년 12월 28일 16시 20분경 서울 관악구 B 리빙텔 인근 사거리에서, 피고인은 본인 명의의 C은행 D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 1장을 상대방이 보낸 퀵서비스 기사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은 '오늘 마감'이라며 카드 반환을 다음 날로 미루더니 이내 연락을 두절했고, 피고인의 거듭된 반환 독촉에도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곧바로 위 계좌는 거래정지 조치가 되었고, 피고인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양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대출을 목적으로 체크카드를 전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접근매체 양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일시적 사용 위임에 불과한지 여부입니다.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대출을 위한 자동이체 등록이라는 목적을 위해 체크카드를 일시적으로 교부한 것으로 보일 뿐, 타인이 그 접근매체를 사용하여 전자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용인한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출 사기범의 기망 행위와 피고인의 카드 반환 독촉 및 계좌 정지 등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접근매체 '양도'의 고의가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동법 제4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접근매체의 양도'는 단순히 접근매체를 빌려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넘어, 대출 등 명목의 대가로 다른 사람이 그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접근매체의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접근매체를 양도한 것인지를 판단할 때 교부의 동기 및 경위, 교부 상대방과의 관계, 교부한 접근매체의 개수, 교부 이후의 행태나 정황, 교부의 동기가 된 대출의 구체적 합의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출을 위한 자동이체 등록 등의 목적이라면 양도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출을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체크카드, 통장, 신분증 사본 등을 요구하는 경우 대부분은 불법적인 금융 사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명의로 된 접근매체(체크카드, OTP, 비밀번호 등)를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접근매체를 빌려주거나 일시 사용하게 한 경우에도 그 의도가 타인이 임의로 금융거래를 하도록 용인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대출 사기에 속아 접근매체를 넘겼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해당 금융기관에 연락하여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판례는 대출 사기에 속아 접근매체를 교부한 상황에서 '일시적 사용 위임'과 '양도'의 구분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단순히 기망에 의해 일시 사용을 위임한 경우 양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이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