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선 공항 터미널이 폐쇄되어 면세점 영업이 중단되자, 면세점 운영사들이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국제선 청사 폐쇄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한 임대인의 이행불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계약서 상 '영업환경 변화로 인한 손실 보전 요구 불가' 조항은 약관법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3,745,953,809원, 원고 주식회사 B에게 5,460,203,883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들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공항 내 면세점 공간을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었으나,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되면서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특히 2020년 4월 6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는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청사 일원화 조치로 C공항 및 D공항의 국제선 청사가 완전히 폐쇄되어 면세점 영업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기간 동안 면세점 영업이 불가능했으므로 임대료를 감액 또는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미 지급한 임대료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인 한국공항공사는 원고들이 임대차 목적물을 물리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었고, 계약서 상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손실 보전 요구 불가' 조항이 있으므로 임대료 반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임대차 목적물인 면세점의 사용·수익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임대인인 한국공항공사의 임대료 반환 의무가 있는지 여부, 민법 제537조(채무자위험부담주의)의 적용 여부, 임대차계약서 상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손실 보전 요구 불가' 조항이 약관법에 따라 무효인지 여부.
제1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인 한국공항공사는 원고 주식회사 A에게 3,745,953,809원, 원고 주식회사 B에게 5,460,203,883원 및 각 2022. 2. 26.부터 2025. 5. 1.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청사 폐쇄는 임대인인 한국공항공사가 면세점 용도로 사용·수익 가능한 상태를 제공할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이는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한 이행불능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민법 제537조 채무자위험부담주의 원칙에 따라 임차인인 원고들은 해당 기간의 임대료 지급 의무를 면하고, 이미 지급한 임대료는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임대차계약서 상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손실 보전 요구 불가' 조항은 약관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선언함으로써, 해당 조항을 근거로 한 한국공항공사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민법 제623조 (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임대차 기간 중 그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면세점 영업이라는 계약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국제선 청사 폐쇄로 인해 면세점 영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것은 임대인인 한국공항공사가 목적물을 사용·수익 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537조 (채무자위험부담주의):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채무자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면하며 상대방의 이행도 청구하지 못합니다. 법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청사 폐쇄는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임대인의 이행불능으로 보아, 임차인인 원고들이 해당 기간의 임대료 지급 의무를 면하고 이미 지급한 임대료는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약관법 제7조 제2호, 제11조 제1호): 사업자가 작성한 약관 조항 중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법률에 따른 고객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영업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이유로 임대료 조정 또는 손실보전을 요구할 수 없다"는 계약 조항이 한국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약관에 해당하며, 이는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법률상 고객의 항변권 등을 제한하는 조항이므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부당이득 반환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인해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이득을 반환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행불능으로 인해 임대료 지급 의무가 없어진 기간 동안 원고들이 지급한 차임은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가 되어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를 원고들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임대차 목적물 사용이 불가능해진 경우: 전염병, 자연재해, 정부 정책 등으로 인해 임대차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진 경우, 임대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민법 제537조(위험부담주의)에 따라 임차인은 차임 지급 의무를 면할 수 있으며, 이미 지급한 차임은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 시 약관 조항 확인: 대규모 사업자가 제공하는 표준화된 계약서에 포함된 조항 중, 사업자에게 유리하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예: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손실 보전 요구 금지 조항)은 약관법에 따라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전 불리한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의 특성 고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 제공을 넘어 임대인이 영업 활동에 관여하는 형태의 임대차 계약(예: 특정 매출 기준 임대료 산정, 영업 품목 제한, 휴업 승인 등)에서는 임대인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보아, 사용·수익 불가능 상황에 대한 임대인의 책임이 더 엄격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행불능'의 범위: 채무 이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경험칙이나 거래 관념상 채권자가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행불능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