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의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담보 기계 무단 매각 사건

이 사건은 제조업을 운영하던 사업주가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 총 1억 2,400만 원 이상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며 담보로 제공했던 공장 기계 4대(총 감정가 약 2억 5,000만 원)를 임의로 매각하여 은행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사업주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일부 근로자들과 합의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제조업체 'H'를 운영한 사업주로서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고 은행에 담보로 제공된 기계를 무단으로 판매한 사람입니다.
• 근로자들 (총 6명): 피고인 A의 회사에서 근무했으나 퇴직 후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 주식회사 J (피해 은행): 피고인 A에게 22억 원을 대출해주고 공장 토지, 건물 및 기계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으나 피고인이 담보물을 무단으로 처분하여 피해를 입은 은행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부산에서 'H'라는 상호로 제조업을 운영하던 사업주였습니다.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2015년 5월부터 2017년 9월 사이에 퇴직한 6명의 근로자들에게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할 임금과 퇴직금 약 1억 2,4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2016년 6월에 주식회사 J로부터 22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공장 토지, 건물 및 CNC Machining Center 5대, Compressor 1대 등 총 9대의 기계를 담보로 제공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년 1월부터 9월 사이에 담보로 설정된 기계 중 CNC Machining Center 3대와 Compressor 1대를 은행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매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그리고 권리행사방해 및 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사업주가 퇴직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행위와, 은행 대출의 담보로 제공된 공장 기계들을 은행의 동의 없이 임의로 매각한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이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며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6명의 근로자들에게 총 1억 2,426만 8,000원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하고, 은행에 근저당 설정된 CNC Machining Center 3식과 Compressor 1식을 합계 2억 5,000만 원이 넘는 감정가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매각한 사실이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5명의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해당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의 임금 및 퇴직금 체불, 그리고 담보물 무단 처분이라는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어려움 때문에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참작했습니다. 또한, 피해 은행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고 일부 근로자들에게는 체당금이나 채권배당을 통해 미지급금이 지급된 점, 그리고 피고인이 과거 벌금형 전과 외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및 제109조 제1항 (벌칙): 근로자가 퇴직하면 사용자는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퇴직급여 지급) 및 제44조 제1호 (벌칙): 퇴직금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3.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단서 (반의사불벌죄): 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죄는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4. 형법 제323조 (권리행사방해): 타인의 권리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은닉, 손괴, 또는 거짓으로 양도하여 권리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담보로 제공된 기계를 은행 동의 없이 매각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5. 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제6조 및 제60조 제1항 (벌칙): 이 법은 공장 재단이나 광업 재단에 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여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법률입니다. 제6조는 저당권의 목적이 되는 공장 재단은 토지, 건물, 기계 등으로 구성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60조 제1항은 저당권의 목적이 된 공장 재단을 구성하는 동산을 무단으로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피고인이 은행에 담보로 제공된 기계들을 무단으로 매각한 행위가 이 조항에 해당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 사업주는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사망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반의사불벌죄의 중요성: 임금 및 퇴직금 체불은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고 피해 근로자와 합의하여 처벌불원서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담보물 처분 금지: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공장 설비나 다른 자산을 담보로 제공했을 경우, 해당 담보물을 채권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매각하거나 은닉하는 행위는 '권리행사방해' 및 '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4. 체당금 제도 활용: 근로자는 사업주로부터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했을 경우,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업주의 도산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5. 재정 관리의 투명성: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금융기관과의 약속이나 근로자와의 채무 관계는 법적 책임을 수반하므로, 어려움이 예상될 때는 미리 채권자들과 소통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