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로 인한 임차주택 훼손과 임대차 보증금 반환 사건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연립주택을 임차하여 거주하던 중, 기르던 반려견과 고양이의 배설물 및 훼손으로 인해 임차주택의 일부 시설물이 손상되었습니다. 임대차 계약 만료 후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을 요청하자 임대인은 원상회복 비용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일부 금액을 공탁했습니다. 법원은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397만 원을 임대차 보증금 6,500만 원에서 공제하고, 임대인이 공탁한 금액 60,794,945원을 법정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지연손해금과 원금에 충당한 후, 남은 보증금 4,891,727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임차인 A): 부산 사하구 C연립 D호를 임차하여 거주했던 사람입니다.
• 피고 (임대인 B): 부산 사하구 C연립 D호를 원고에게 임대한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15년 7월 9일 피고와 임대차 보증금 6,500만 원, 임차 기간 2015년 7월 15일부터 2017년 7월 15일까지로 하는 연립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계약 기간 중 반려견과 고양이를 기르면서 배설물 방치 및 문틀 훼손 등으로 주택 내부를 손상시켰습니다. 2017년 2월 23일, 원고는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밝히고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피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은 후 2017년 9월 22일 주택을 인도했습니다. 피고는 원고로 인한 시설물 훼손 원상복구비 4,277,970원을 공제한 60,722,030원을 2018년 11월 5일 변제공탁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공탁금이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된 후 원금에 충당되어야 하며, 남은 보증금 12,388,103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의 임대차 보증금 반환 의무 임차인의 임차물 원상회복 의무 범위 및 그 비용의 보증금 공제 여부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임대인이 임대차 보증금 반환을 지체할 경우 지연손해금 발생 여부 및 동시이행 항변권의 제한 임대인이 공탁한 금액에 대한 변제충당의 법정 순서 및 최종 잔여 보증금과 지연손해금의 산정

법원의 판단

1. 피고(임대인)는 원고(임차인)에게 4,891,727원과 이에 대해 2019년 4월 3일부터 2019년 6월 18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 비용 중 60%는 원고가, 40%는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에 대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임차인이 애완동물 등으로 임차 목적물을 훼손했을 경우, 그 원상회복 비용은 보증금에서 공제될 수 있으나, 사소한 훼손을 이유로 임대인이 거액의 보증금 전체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공평의 관념에 반하며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 발생 시 공탁금이 있다면, 그 공탁금은 법정변제충당 순서에 따라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된 후 원금에 충당되어야 함을 확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임대차계약의 종료와 보증금 반환 의무 (민법 제618조, 제623조, 제654조)​: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만료되거나 해지 통보에 따라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본 사안에서는 임차인이 갱신 거절 의사를 밝힘으로써 계약이 만료되었고,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 원상회복 의무 (민법 제615조, 제654조)​: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임차한 물건을 원래 상태로 회복하여 임대인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이는 임차인이 물건을 사용, 수익하며 발생시킨 훼손 중 통상적인 마모나 자연적인 노화를 넘어선 부분에 해당합니다. 본 사안에서 법원은 임차인의 반려동물로 인해 발생한 문틀, 세면기, 벽체, 장판, 보일러 등의 훼손에 대한 수리비 397만 원을 원상회복 비용으로 인정했습니다.
• 동시이행 항변권 및 신의칙 제한 (민법 제536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4697 판결)​: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차인의 목적물 원상회복 의무는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불이행한 원상회복 의무가 사소한 부분이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액 역시 근소한 금액인 경우,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거액의 잔존 임대차 보증금 전액에 대해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공평의 관념에 반하며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습니다. 본 사안에서 피고(임대인)는 악취 문제 해소 시점까지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임차인)가 주택을 인도한 시점에 이미 수리가 가능했으므로, 피고의 동시이행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변제충당 (민법 제476조, 제477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51359 판결)​: 채무자가 빚을 갚을 때 여러 채무가 있는 경우, 어느 채무에 변제할 것인지 지정하지 않으면 법률의 규정에 따라 변제가 충당됩니다. 일반적으로 변제할 채무와 이자가 함께 있는 경우, 비용, 이자, 원금 순서로 변제에 충당됩니다. 본 사안에서 피고가 공탁한 금액은 원고가 주택을 인도한 다음 날(2017년 9월 23일)부터 발생한 지연손해금 4,656,672원에 먼저 충당된 후, 잔여 금액이 보증금 원금에 충당되었습니다.
• 지연손해금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 채무자는 약정 이율이 없으면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이율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이 제기되어 판결이 선고되면,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5%의 더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본 사안에서 법원은 2019년 4월 3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19년 6월 18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지연손해금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 임차인 유의사항:
  • 임대차 계약 시 주택의 초기 상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반려동물 양육 등으로 인한 주택 훼손이 예상되는 경우, 계약 단계에서 임대인과 원상회복 범위나 특약에 대해 명확히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 의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행하여 지연손해금 발생을 방지해야 합니다.
• 임대인 유의사항:
  •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주택 훼손이 발생한 경우, 원상회복에 필요한 비용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 자료(수리 내역, 영수증, 전문가 견적 등)를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 원상회복 의무가 사소한 부분이고 손해배상액이 근소한 금액인 경우, 이를 이유로 거액의 보증금 전액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임대차 보증금 반환이 지체될 경우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공통 유의사항:
  • 보증금 반환 시 이의를 유보하고 수령하는 경우,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된 후 원금에 충당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