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법인 대리인과의 임대차 계약 후 보증금 반환 사건

원고 A는 피고 B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피고의 대리인이라 주장하는 F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5,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F이 원래 소속되어 있던 법인(주식회사 E)은 계약 체결 전 이미 해산된 상태였고, F은 개인사업체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며 계약을 맺었습니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으나 피고 B가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자 원고 A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임대차보증금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의 부동산을 임차한 임차인
• 피고 B: 원고 A에게 부동산을 임대한 임대인
• F: 피고 B의 부동산 관리 업무를 위탁받았던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였으며, 주식회사 E 해산 후 개인사업체 'G'를 통해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인물
• 주식회사 E: 과거 피고 B로부터 부동산 관리 업무를 위탁받았으나 임대차 계약 체결 전 이미 해산된 법인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8년 11월 6일 피고 B 소유 부동산에 대해 피고의 대리인이라고 자처하는 F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5,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F은 과거 피고로부터 부동산 관리 업무를 위탁받았던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였으나, 해당 법인은 임대차 계약 체결 8개월 전인 2018년 2월 14일 해산된 상태였습니다. F은 해산 이후 ‘G’라는 개인사업체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며 이 사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 A는 전입신고를 마치고 거주하다가 2019년 11월 12일 주택임차권등기를 마쳤고, 2019년 12월 2일 부동산에서 퇴거했습니다.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원고 A가 피고 B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피고 B는 F과의 계약에 대해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여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임대인)가 F의 임대차 계약 체결 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는지, 즉 F에게 대리권이 있었는지 또는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2. F이 원래 소속된 법인이 해산된 후 개인사업체를 통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 임대인인 피고의 책임 범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3. 임대차 보증금 5,000만 원의 반환 의무가 있는지 여부.
4. 보증금 반환이 지연될 경우 지연손해금의 발생 시점 및 적용 이율이 어떻게 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제1심 판결 중 원고의 일부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추가적인 지급을 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 B는 원고 A에게 제1심에서 인정한 임대차 보증금 5,000만 원에 더해, 원고가 부동산을 인도한 다음 날인 2019년 12월 3일부터 2021년 5월 12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이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나머지 부대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피고 B는 원고 A에게 임대차보증금 5,000만 원과 함께 부동산 인도 다음 날인 2019년 12월 3일부터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지연손해금은 일정 기간(2019.12.3.부터 2021.5.12.까지) 동안은 연 5%의 이율이,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피고가 임대차 계약 체결 과정에서 대리인의 법적 상태에 대한 주의를 소홀히 한 책임이 인정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25조 (표현대리) 및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관련 법리: 본 사건에서 피고는 F에게 직접적인 임대차 계약 체결 대리권을 위임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으나, 법원은 피고가 F에게 부동산 관리 업무를 위탁해 왔고 임대차 계약서에 F이 관리하는 계좌를 보증금 입금 계좌로 명시하는 등, 일반인으로서는 F에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를 제공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F이 속했던 주식회사 E가 해산되었음에도 피고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도 피고의 책임 범위 인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대리권이 없거나 범위를 넘어서더라도, 본인(임대인)이 타인(대리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한 것처럼 보이는 외관을 만들고 그 외관에 대해 일정한 책임이 있을 때, 선의의 상대방(임차인)을 보호하는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 임대차 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고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반환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임대차 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3. 지연손해금: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고 지체할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그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즉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379조 (법정이율): 지연손해금의 이율에 대해 별도의 약정이 없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특정 기간에는 연 5%의 법정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제1심 변론종결일까지 퇴거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고 원고가 뒤늦게 부대항소를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이행 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대해 항쟁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본 2019년 12월 3일부터 2021년 5월 12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연 5%의 이율을 적용했습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법정지연손해금률): 소송이 제기된 후 확정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의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연 12%의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본 판결에서는 2021년 5월 12일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율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단, 임대인이 그 이행 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민법상 법정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부동산 임대차 계약 시 대리인이 나오는 경우, 반드시 위임장, 인감증명서 등 정당한 대리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대리인의 신분증도 확인하여 위임장의 인적 사항과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법인과의 계약이라면 법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법인의 존속 여부와 대표자의 자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해산된 법인이나 폐업한 사업체 명의로 계약이 진행될 경우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보증금을 입금할 때에는 임대인 본인 명의의 계좌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대리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해야 한다면, 위임장에 해당 계좌가 명시되어 있는지 여부와 대리권의 범위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합니다.
4. 임대차 계약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계약 종료 후에도 보증금 반환이 지연된다면,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여 대항력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이사할 수 있습니다.
5. 보증금 반환이 지연될 경우, 임대인에게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일반적으로 부동산을 인도한 다음 날부터 발생하므로, 주거지 인도 시점을 명확히 기록해두세요. 지연손해금의 이율은 소송 과정에서 이행 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대해 정당하게 항쟁했다고 인정되는 기간에는 연 5%(민법상 이율)가, 그 외의 기간에는 연 12%(소송촉진법상 이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