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방해/뇌물 · 금융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이른바 '유령 법인'을 설립하거나 설립된 유령 법인의 명의를 이용하여 다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그와 연결된 통장, 체크카드, OTP, 공인인증서 등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를 확보한 뒤, 이를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범죄자들에게 대가를 받고 대여하거나 유통한 사건입니다. 주도적인 역할을 한 피고인 A, B, C, D는 유령 법인 설립과 접근매체 확보, 유통을 총괄하였고, 피고인 E, F, G, H, I는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에 따라 유령 법인의 직원인 것처럼 은행을 속여 계좌를 개설하고 접근매체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역할과 가담 정도, 범죄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일부 피고인들에게는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을 내리고 압수된 증거물을 몰수했습니다.
이 사건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자금 세탁 및 거래를 위해 '대포통장'을 확보하려는 수요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 불법 행위가 결합된 전형적인 금융 범죄입니다. 주도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 '유령 법인'을 다수 설립하고, 페이스북, 전단지 등을 통해 '법인 계좌 개설 대리인'을 모집하여 이들에게 월 10만 원에서 30만 원 상당의 대가를 지급했습니다. 대리인들은 유령 법인의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사업자등록증, 법인인감증명서 등 위조된 서류를 은행에 제출하고 거짓 설명을 하여 계좌를 개설한 후, 통장, 체크카드, OTP, 공인인증서 등의 접근매체를 주도 세력에게 전달했습니다. 주도 세력은 이렇게 확보된 접근매체를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월 100만 원에서 130만 원의 대가를 받고 대여하거나 유통했으며, 사고 계좌가 발생하면 은행에 거짓말하여 지급 정지를 해제하려는 시도까지 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은행들이 정상적인 계좌 개설 업무에 큰 방해를 받았습니다.
주요 쟁점은 체계적인 '유령 법인'을 이용한 은행 계좌 및 접근매체 불법 유통 조직의 실체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은행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피고인들의 가담 정도 및 책임이었습니다. 특히 피고인 G은 자신이 유령 법인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업무방해의 범의(고의)가 없음을 다퉜으나, 법원은 '고수익 알바' 제안에 따라 신원 불상의 지시를 받고 비정상적인 채용 절차로 법인 계좌를 개설한 점 등을 들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2020년 8월 20일 시행된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의 법정형 상향이 일부 피고인들의 양형에 고려되었습니다.
피고인 A는 징역 2년 6개월에 처하고, 피고인 B, C, D는 각 징역 1년 6개월에 처합니다. 피고인 E는 징역 6개월에, 피고인 F, G, H는 각 징역 10개월에, 피고인 I는 징역 1년에 처하되, 피고인 E, F, G, H, I에 대해서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각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합니다. 압수된 증거물(증 제6 내지 80호, 증 제4, 5호, 증 제1 내지 3호, 증 제81 내지 637호)은 피고인 A, B, C, D로부터 각 몰수합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유령 법인 계좌 개설 및 접근매체 불법 유통 행위가 보이스피싱, 인터넷 도박 등 중한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G의 업무방해 고의 부인 주장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구직 및 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법성에 대한 인식 또는 예견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보아 배척했습니다. 각 피고인의 역할, 범행 가담 기간 및 횟수, 불법 수익의 유무, 동종 전과 여부, 그리고 2020년 8월 20일 이후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의 법정형 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형을 결정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 중 법인 명의 통장 개설을 요구하거나 신분증, 인감증명서 등 중요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불법 행위에 연루될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자신이 설립한 것이 아닌 법인의 대표이사가 되거나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여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행위, 통장, 체크카드, OTP, 공인인증서 등 금융 거래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대여, 보관, 전달, 유통하는 행위는 대가를 받든 안 받든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형법상 업무방해죄 등 심각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설령 본인이 그 행위의 불법성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비정상적인 채용 절차나 업무 지시, 혹은 불법 도박 사이트 등 범죄에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지했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불법 행위는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등 다른 강력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더 큰 사회적 피해를 야기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금융 거래를 위한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겨주어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