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가담 사기 사건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피고인이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여 피해자로부터 총 3,000만 원을 가로챈 사기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적어도 범죄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 역할을 담당하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직접 받아 송금한 사람입니다.
• 피해자 B: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거짓말에 속아 피고인에게 총 3,000만 원의 현금을 전달한 사람입니다.
•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피해자에게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거짓말을 하여 대출을 빙자하고, 피고인에게 현금 수거를 지시한 일당입니다.

분쟁 상황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2021년 5월 초 피해자 B에게 C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했습니다. 이후 D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여 '신용보증기금 상환'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요구했고, 피고인 A는 2021년 5월 24일 경산시의 한 원룸 앞에서 금융기관 직원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로부터 1,000만 원을 전달받았습니다. 며칠 뒤인 2021년 5월 26일, 조직원은 다시 C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신용등급 부족으로 인한 보증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추가로 요구했고, 피고인은 같은 장소에서 다시 피해자로부터 2,000만 원을 교부받아 총 3,000만 원을 편취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자신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최소한 범죄일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그 위험을 받아들였는지(미필적 고의) 여부, 그리고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신청한 배상명령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결론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행의 현금 수거책으로서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하위 가담자도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처벌받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함께 피해자를 속여 3,000만 원을 가로챘으므로 사기죄가 적용됩니다.
2.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함께 죄를 저지르면 각자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됩니다. 보이스피싱은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실행하는 조직적인 범죄이므로, 현금 수거책인 피고인도 성명불상 조직원들과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공모는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 없이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도 성립한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3. 미필적 고의: 범죄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그 위험을 받아들이는 내심의 의사를 말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비록 보이스피싱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과 전모를 모두 알지 못했더라도, 비정상적인 채용 과정, 불투명한 업무 지시, 수상한 현금 수거 및 송금 방식, 높은 수당 등 여러 사정을 통해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행의 피해금을 수거하고 송금하는 행위가 범죄의 일부임을 충분히 인식했거나 적어도 그러한 가능성을 용인했다고 판단하여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배상신청의 각하)​: 피해자가 형사재판에서 손해배상을 신청할 수 있으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해액 중 일부(1,300만 원)가 반환된 점 등을 고려하여 배상책임의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보아 배상신청이 각하되었으며, 피해자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수상한 구인 광고에 주의하세요. 고수익을 미끼로 하거나, 면접이나 정식 근로계약서 없이 급하게 채용하는 등 비정상적인 채용 절차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의 현금 수거책이나 전달책을 모집하는 수법일 수 있습니다.
2. 일반적이지 않은 업무 지시를 경계하세요. 은행 업무인데도 현금을 직접 수거하여 무통장 입금하라고 하거나, 고객 질문 시 금융사에 직접 물어보라고 지시하거나, 신분증 요구를 거부하라거나, 특정 명의로 소액씩 나누어 송금하라는 등 일반적인 금융 거래 방식과 다른 지시는 범죄 행위임을 의심해야 합니다.
3. '몰랐다'는 주장이 항상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각 단계별로 역할을 분담시키기 때문에, 전체 범행을 모두 알지 못했더라도 의심스러운 정황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일부 행위에 가담했다면, 법적으로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4. 주변의 의심스러운 상황에 대해 신고하세요. 본 사건에서 택시 운전기사가 피고인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고 112에 신고하여 범죄 사실이 드러났듯이, 주변에서 수상한 정황을 발견하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피해금 반환 노력은 중요하지만, 배상명령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피해액의 일부가 반환되었더라도,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법원의 배상명령이 각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