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가 학생 인건비와 자문료를 가로챈 사기 사건

D대학교 간호학과 부교수 A는 연구과제 책임연구원으로서 학생연구원 인건비와 전문가 자문료를 허위 또는 부풀려 청구하고,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등록하거나 학생들에게 받은 인건비 일부 또는 전부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약 3,900만 원 상당의 연구비를 편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학생연구원 인건비 편취 및 전문가 자문료 편취(일부 미수) 혐의를 인정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회의비 편취 혐의와 일부 동료 교수에 대한 자문료 편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D대학교 간호학과 부교수이자 연구과제 책임연구원으로 연구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 피해자 D대학교 산학협력단: D대학교의 연구비 관리 및 집행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피고인에게 속아 연구비를 부당하게 지급했습니다.
• 학생연구원 J, K, L, V, W, X, Y: 피고인의 지도 학생들로,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인건비 중 일부를 피고인의 지시로 공동계좌에 입금하는 등 연구비 편취에 이용되었습니다.
• 전문가 자문료 관련 N, O, P, Q: 피고인의 지도 학생 또는 박사과정 학생들로, 실제 자문을 하지 않았음에도 명의를 빌려주거나 자문료를 받아 피고인에게 돌려주려다 일부 미수에 그쳤습니다.
• AD, AE: 피고인의 동료 교수로, 전문가 자문료를 받았으나 피고인에게 돌려주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D대학교 간호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여러 연구과제의 책임연구원이자 공동연구원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연구비 집행 과정에서 인건비와 자문료를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연구원으로 등록하거나 실제 지급될 인건비보다 부풀려 청구했습니다. 또한, 학생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 중 일부 또는 전부를 '공통계좌'라는 이름으로 모으게 하여 돌려받았습니다. 전문가 자문료의 경우에도 실제 자문을 받지 않은 대학원생들의 명의로 자문료를 신청하고, 이들이 받은 자문료를 자신에게 돌려주도록 지시하여 편취하거나 편취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피해자 D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연구비 지침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돈을 지급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법적 분쟁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인이 학생연구원의 인건비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청구하고, 학생연구원들이 받은 인건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되돌려받아 편취했는지 여부.
2. 피고인이 실제 전문가 자문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문료를 청구하고 이를 돌려받았는지 여부.
3. 피고인이 회의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연구비로 처리하여 편취했는지 여부.
4. 검사가 주장하는 AD, AE 자문료 사기죄, O, P 자문료 사기죄의 기수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며,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학생연구원 인건비 편취와 일부 전문가 자문료 편취(및 미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회의비 편취 혐의 및 AD, AE 관련 전문가 자문료 편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이 학생연구원 인건비를 부풀려 청구하거나 허위로 청구하고 학생연구원들이 받은 인건비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연구비를 편취한 사실, 그리고 실제 자문을 받지 않은 학생들의 명의로 전문가 자문료를 청구하고 돌려받거나 돌려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동료 교수들로부터 자문료를 돌려받을 것을 예상했다고 보기 어렵고, 회의비 사용이 연구 활동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약 3,900만 원을 편취하고 학생들을 이용한 점, 거짓 진술을 종용한 점 등 불리한 사정들이 고려되었으나, 피해자를 위해 약 5,300만 원을 공탁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이 참작되어 벌금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이 D대학교 산학협력단에 허위 내용을 담은 연구비 지급청구서를 제출하여 연구비를 교부받은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특히, D대학교 연구비관리운영지침에 따르면 학생연구원 인건비를 연구책임자가 공동관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학생연구원으로부터 인건비를 돌려받는다는 사실을 피해자가 알았다면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망행위가 인정되었습니다.
2. 형법 제352조(사기미수)​: 사기죄를 범할 목적으로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자는 처벌됩니다. 피고인이 O, P에게 자문료를 전달받지 못했으므로, 이 부분 범행은 사기미수죄로 인정되었습니다.
3. 불법영득의사: 사기죄의 중요한 구성요건 중 하나로,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피고인이 학생연구원들에게 받은 인건비를 '공통계좌'에 모으게 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되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었습니다.
4. 포괄일죄: 수 개의 행위가 법률상 하나의 죄가 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여러 사기 행위 및 사기미수 행위가 포괄일죄 관계로 인정되어, 유죄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 별도의 무죄 선고 없이 전체 사기죄에 포함하여 판결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연구비는 명확한 연구 목적과 계획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하며, 실제 사용 용도와 다르게 청구하는 행위는 사기죄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학생연구원, 대학원생, 연구보조원 등 연구과제 참여자의 인건비나 활동비는 해당 참여자에게 전액 지급되어야 하며, 연구책임자가 이를 공동으로 관리하거나 일부를 돌려받는 행위는 연구비 횡령 및 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에 필요한 자문료, 회의비 등 경비를 청구할 때는 실제 자문이나 회의가 이루어졌는지,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명확한 증빙 자료를 갖추어야 합니다. 허위로 작성된 서류를 제출하는 것은 기망행위로 간주됩니다.
4. 연구기관 내부의 연구비 관리 규정 및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규정 위반은 단순히 행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형사상의 책임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5. 연구책임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학생 등 약자의 급여를 부당하게 가로채는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크며, 법정에서도 불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