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 미성년 대상 성범죄 · 양육
피고인 A는 인터넷 SNS를 통해 동반자살할 사람을 찾는 아동·청소년 피해자 C(14세)에게 접근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꾀어내 술을 마시게 한 후,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자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이후 모텔로 데려가 한 차례 더 강제추행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7년과 여러 부가 처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9년 6월 9일경 SNS 'B'에서 동반자살 관련 글을 올린 14세 피해자 C에게 연락했습니다. 피고인은 동반자살을 명목으로 피해자를 꾀어낸 후, 6월 17일 이천역에서 만나 자신의 차에 태워 삼척시로 이동했습니다. 같은 날 저녁, 인적이 없는 공터에서 피해자에게 술을 마시게 했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자 2회에 걸쳐 성폭행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는 모텔로 데려가 침대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가슴을 만져 강제추행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해자가 성폭행 및 추행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와 피고인이 그러한 상태를 인지하고 이용했는지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 공개 및 고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재범 위험성이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고, 형 집행과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통해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14세의 미성년자인 피해자의 취약점을 악용하여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 범행 당시의 특수한 상황, 그리고 피고인의 책임 회피 태도를 종합하여 엄중한 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재범 위험성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통해 부착명령 등은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여러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7조 제4항(준강간) 및 제3항(강제추행)과 형법 제299조(준강간) 및 제298조(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인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하여 간음하고 추행한 피고인의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여기서 '항거불능' 상태는 심신상실 외에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저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거나 저항을 체념할 정도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청법 제21조 제2항(이수명령), 제49조 제1항(공개명령) 및 제50조 제1항(고지명령), 제56조 제1항(취업제한명령) 및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피고인의 성범죄 재발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부가 처분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시설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신상정보 등록): 성범죄 유죄판결 확정 시 피고인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관할 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제1항, 제21조의2(부착명령 및 보호관찰명령): 재범 위험성이 있는 특정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 부착이나 보호관찰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이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고, 다른 형벌 및 치료프로그램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아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양성평등 기본법 제5조 제1항(성인지 감수성): 성폭행 사건 심리 시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성정,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인정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만나는 낯선 사람, 특히 동반자살 등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접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각별한 경계심을 가져야 합니다. 미성년자는 술에 대한 저항력이 낮으므로, 술을 마시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른의 권유에도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휴대폰 등으로 즉시 외부와 연락을 취하거나 인적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는 등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자의 진술은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최대한 상세하고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