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주식 투자 사기로 수백억 원을 편취한 사건 판결

이 사건은 피고인 12명이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허가받지 않은 가짜 주식매매사이트를 통해 '10배 레버리지'와 같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편취한 대규모 사기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콜센터를 운영하며 조직적으로 피해자들을 유인했고, 피해자들이 큰 수익을 얻을 경우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수익금 지급을 회피했습니다. 총 3,800여 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7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사기 및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개설·운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으나,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혐의에 대해서는 조직의 성격이 형법상 범죄단체 요건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주요 주도자들에게는 징역 4년 6월의 실형이, 하위 가담자들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H, J, I: 가짜 주식 거래 사이트의 주요 운영자 및 총괄 책임자로, 콜센터 운영, 자금 및 인사 관리 등 전반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J은 H의 아버지이자 '사장'으로 불리며 자금 지원 및 채용에 관여했고, I는 '이사'로 불리며 사무실 임대차 계약 및 직원 관리를 담당했습니다.
• 피고인 K: 회계 총괄 담당자로, 각 지역별 팀장에 대한 자금 지원, 사무실 설비 구매, 급여 지급 등 회계 업무를 총괄했습니다.
• 피고인 L: 창원 지역 콜센터의 팀장으로, 1차 및 2차 상담원을 거쳐 팀장을 맡으며 고객 관리 및 사기 행위에 직접 가담했습니다.
• 피고인 A, B, C, D, E, F, G: 콜센터 상담원 및 회계 보조자로서, 1차 또는 2차 상담원으로 피해자들에게 가짜 투자 상품을 홍보하고 유치하거나, 회계 담당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등 조직의 하위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 피해자들 (AG, AK, AO, AQ, AR, AS, AU, BB 등 불특정 다수): '10배 레버리지'와 높은 수익을 미끼로 가짜 주식 거래 사이트에 돈을 입금했다가 손실을 본 약 3,800여 명의 투자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들은 불상의 방법으로 취득한 국내 피해자들의 연락처를 활용해 M, N, O, P, Q, R, S 등 여러 가상의 주식매매사이트 업체라고 속여 피해자들에게 전화했습니다. 이들은 '무료로 레버리지 10배를 제공하여 주식을 거래할 수 있고,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이나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거짓말로 가상 주식매매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피해자들이 입금한 증거금을 편취하기로 공모했습니다.

조직은 피고인 J, H이 울산, 창원, 서울 등지에 콜센터 사무실을 개소하여 운영 및 관리, 가상 주식 매수 프로그램 매입, 중국 조선족을 통한 불특정 다수인 인적사항 확보 등을 담당했습니다. 피고인 I는 사무실 임대차 계약 및 고객센터 운영을, 피고인 K은 각 지역별 팀장에 대한 자금 지원, 사무실 설비 구매 등 회계를 총괄했습니다. 피고인 F은 K을 보조하여 차명 휴대전화(대포폰)와 유심칩 공급을 맡았습니다.

콜센터는 팀장, 1차 상담원, 콜센터 주임, 2차 상담원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차 상담원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10배 레버리지를 이용한 주식 거래 업체'라고 소개하며 투자 의향을 파악한 뒤 정보를 콜센터 주임에게 전달했습니다. 콜센터 주임은 이를 2차 상담원에게 전달했고, 2차 상담원은 이 자료를 활용하여 피해자들을 가상 주식매매사이트에 가입시킨 후 관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이 사이트에서 이익이 나더라도 증거금과 수익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차단하는 방법으로 운영했습니다. 실제로는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정산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이며, 피해자들의 돈은 돌려막기식 운영 자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들은 약 2016년 가을부터 2020년 11월경까지 활동하며 약 3,800여 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약 7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인들이 운영한 조직이 형법 제114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범죄단체'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인들의 행위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한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기망행위의 내용과 인과관계.
3. 피고인들이 허가 없이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고 운영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4. 피고인들 각자가 범행에 공모하였는지 여부 및 공동정범으로서의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는지 여부.
5. 검사가 구형한 범죄수익(압수물 및 편취액)에 대한 부패재산몰수법상 몰수 및 추징 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 중 범죄단체 조직, 가입, 활동에 대해서는 무죄를,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그리고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범죄단체 관련 혐의 (조직, 가입, 활동): 모든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회사를 조직적으로 운영했으나, 형법상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 인정하기 위한 엄격한 요건(특정 다수인이 일정한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구성한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것)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조직원들의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웠고, 매뉴얼 사용이 강요되지 않았으며, 하위 상담원들이 범행 전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모든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정상적인 투자인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의 돈을 편취한 행위를 사기로 인정했습니다. 특히, 가상 주식거래 시스템이 돌려막기식 운영 구조로 수익금 지급이 어려웠고, 고수익 고객의 접속을 차단하는 등 수익금 지급을 회피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입금한 금액 전부가 편취액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모든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이 허가 없이 증권거래소 주가지수와 연동된 가상 주식거래 시스템을 개설하고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매매를 하게 한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373조 및 제444조 제27호에서 금지하는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개설 및 운영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공모공동정범 인정: 피고인 H, J, I, K은 범행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인정되었으며, 나머지 피고인들도 오랜 기간 조직적인 업무 분담을 통해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고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을 인식한 상태에서 담당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몰수 및 추징: 피고인 H, J에 대한 일부 압수물 몰수 및 피고인 H, I, J에 대한 추징 구형은 기각되었습니다. 압수물의 경우 범죄피해재산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부족하거나 피고인의 다른 수입원이 있었을 가능성, 사실혼 관계 배우자 명의의 통장이라는 점 등이 이유였습니다. 추징의 경우, 피해자와 피해액이 특정되어 있고 피해자들이 민사소송 등 법적 조치를 통해 피해회복을 시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고 형량:

• 피고인 H, J, I: 징역 4년 또는 4년 6월의 실형.
• 피고인 K: 징역 2년의 실형.
• 피고인 A: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 피고인 B, C, D, E, F, G, L: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매우 크지만, 피해자들의 손해 대부분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거나 일부 금액을 반환받은 것으로 보아 실제 피해액이 편취액보다 적을 수 있고, 피해자들에게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으려 한 책임이 일부 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습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무허가 가상 주식 거래 사이트 운영을 통한 대규모 사기 사건에서, 조직적인 범행을 수행한 일당에게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범죄단체 조직 여부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무죄를 선고한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막대한 편취액에도 불구하고 피해회복 가능성을 고려해 부패재산몰수법상 추징을 기각하여, 유사한 금융 사기 사건에서 범죄단체 조직 및 몰수·추징 적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기죄 (형법 제347조 제1항):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들은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정상적인 주식 투자 사이트인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의 돈을 편취한 행위가 사기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사기): 사기 범죄의 편취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형량을 가중하여 처벌합니다. 편취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50억 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편취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여 이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 공동정범 (형법 제30조):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가상 주식 거래 사기라는 공동의 목적 아래 각자의 역할(콜센터 운영, 회계, 상담원 등)을 분담하여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했고, 그 역할이 범죄 완수에 필수불가결하며,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직접적인 실행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본질적 기여를 통해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개설·운영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73조, 제444조 제27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실제 증권 시장이 아닌 증권거래소 주가지수와 연동된 가상 주식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매매를 하게 한 행위가 이 조항이 규정하는 '무허가 금융투자상품시장 개설 및 운영'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 범죄단체조직 등 (형법 제114조 제1항):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나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조직이 단순한 회사 조직을 넘어 사기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범죄단체'라고 볼 정도의 엄격한 요건(특정 다수인이 일정한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구성된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것)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조직적인 업무 분담만으로는 범죄단체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법리적 해석을 따른 것입니다.
•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1항, 제3조): 범죄로 인한 피해재산에 대해 '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몰수 또는 추징을 허용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피해액이 특정되어 있고 피해자들이 민사소송 등 법적 조치를 통해 피해회복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추징 구형이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 비정상적인 고수익 광고는 피하세요: '증거금의 10배 레버리지', '무료 수수료' 등 터무니없이 높은 수익률이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주식 또는 투자 광고는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상적인 투자 시장에서는 이러한 약속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 금융투자업체 인가 여부를 확인하세요: 주식이나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하기 전에는 반드시 금융감독원 홈페이지(www.fss.or.kr)에 접속하여 해당 업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으로 인가받은 금융투자업체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허가받지 않은 사설 업체와의 거래는 법적인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 가상 주식거래 사이트를 경계하세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앱을 제공하더라도, 그것이 실제 증권 시장과 연동되어 실물 주식이 거래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가상 프로그램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가상 거래 사이트는 투자금을 편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 불법 조직의 특징을 숙지하세요: 본인 이름 대신 가명을 사용하거나, 대포폰을 사용하고, 입금 계좌가 자주 바뀌거나,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받는 등의 정황은 불법적인 조직의 특징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상한 징후가 보인다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소액이라도 쉽게 투자하지 마세요: 사기 조직은 처음에는 소액 투자로 수익을 맛보게 하여 신뢰를 쌓은 뒤, 점차 더 큰 금액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합니다. 소액 투자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 수익금 출금 거부 시 즉시 신고하세요: 만약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금을 지연하거나,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거나, 담당자와 연락이 두절된다면 즉시 사기임을 의심하고 가까운 경찰서나 금융감독원(국민신문고,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 1332)에 신고해야 합니다.
• 피해 금액 회수가 어려움을 인지하세요: 사기 조직에게 넘어간 돈은 조직 운영 자금이나 다른 피해자의 수익금 지급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단 편취된 돈을 회수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