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대박'을 꿈꿔보죠. 하지만 확률이 '814만 분의 1'이라니, 현실은 참 냉정합니다. 그런데도 매주 로또 판매점 앞은 긴 줄로 가득한 이유는 뭘까요? 바로 고물가와 고금리, 그리고 저성장이라는 불황이 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단돈 5천 원으로 일주일을 버티게 해주는 신기한 "희망의 끈"이랄까요.
과거엔 불황 속에서 저가 화장품 판매가 늘어난다는 '립스틱 효과'가 있었다면, 이제는 소액으로도 인생 역전을 기대하는 로또 구매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올해만 해도 복권 판매액이 3조 8천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이니 말이죠. 이건 단순한 놀이를 넘어선 '불황형 소비 트렌드' 그 자체입니다.
"조작 아니냐"는 음모론이 SNS를 달굴 정도지만 실제로 복권 추첨은 경찰과 일반인 참관 하에 공정하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당첨금이 10명에서 20명씩 쏟아지며 당첨금이 쪼개지고, 세금까지 떼면 실수령액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13억~14억 원 정도, 평생 놀며 살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요. 그래서 '1등 돼도 회사는 계속 다녀야 한다'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닙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는 로또 1등이 인생 역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계속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비율이 78%에 달하는데요. 이는 로또가 꿈꾸는 탈출구가 아니라 힘든 현실을 잠시 보완해주는 역할임을 보여줍니다.
퇴근길 습관처럼 복권 구매를 하는 40대 직장인 말씀처럼 "우리는 진짜 1등 믿고 사는 게 아니라, 일주일 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일 뿐"입니다. 이 조그만 선물 덕분에 사람들은 다시 한 주를 견뎌내는 셈이죠.
로또, 그 이면엔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과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확률의 게임을 넘어서 우리의 사회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거울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