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억대 피해를 발생시킨 사기 사건

피고인 A는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현금 수거책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여,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6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1억 8,100만원 상당의 현금을 직접 받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은 본인이 사기 범행임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비정상적인 채용 및 업무 행태를 통해 범행의 불법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하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들의 배상명령 신청은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고용되어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현금을 받아 조직에 전달한 사람
•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불특정 다수에게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금전을 편취하고, 피고인 A에게 현금 수거를 지시한 성명불상의 '총책', '유인책', '모집책', '전달책', '수거책' 등
• 피해자들: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총 1억 8,100만원의 현금을 피고인 A에게 교부한 6명의 불특정 개인 (E, K, L, M, N, B 등)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2년 1월 24일 인터넷 구직 사이트 'C'에서 'D 이사'라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현금 수거책으로 일하면 일당 10만원을 즉시 지급한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면접이나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채용되고 과도한 보수를 받는 등 수상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했습니다. 이후 2022년 2월 7일경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피해자 E에게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여 명의도용 피해 및 불법자금 세탁 등을 거짓말하며 금원을 요구했고, 피고인은 2022년 2월 16일부터 3월 4일까지 'I 실장'이라는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을 만나 'J 대리'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총 8회에 걸쳐 6명의 피해자로부터 합계 1억 8,100만원의 현금을 직접 교부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수거한 돈을 회사 소재지와 관련 없는 장소(예: 서울 대림역 출구)에서 신원 불상의 조직원에게 직접 전달하고 그 자리에서 수당을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현금 수거 업무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의 일부임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법원이 피고인의 행위에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근거와 그에 따른 형사 처벌의 정당성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명령은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와 역할, 이득액 등을 고려할 때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검사가 요청한 압수된 휴대전화의 몰수는 휴대전화가 범행에만 사용된 것이 아니고 전자정보 추출이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편취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비록 피고인이 범행의 모든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비정상적인 고용 과정과 업무 내용 등을 통해 사기 범행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의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되어, 피해자들은 민사소송 등 별도의 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속여 현금을 받은 행위가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서 조직원들과 함께 범행을 실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3. 형법 제37조 (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죄가 경합하는 경우 형벌을 가중합니다. 피고인이 총 8회에 걸쳐 사기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가중 처벌되었습니다.
4.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의 나이, 경제적 어려움, 범행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피해액 1억 8,100만원, 6명의 피해자), 범행 후의 정황(피해 회복 노력 없음)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형이 결정되었습니다.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항 (배상명령신청 각하)​: 이 법은 범죄 피해자가 형사재판에서 간편하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배상명령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예: 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비율 산정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보이스피싱 조직 내 가담 정도, 역할, 이득액 등에 비추어 부담해야 할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되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민사소송 등 별도의 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인터넷 구직 사이트 등을 통해 취업할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1. 비정상적인 고용 및 업무 방식 주의: 면접 없이 채용되거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회사 상호와 연락처가 불분명한 경우, 또 업무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제안하는 경우 사기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현금 직접 수거/전달 업무 경계: 특히 현금을 직접 수거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특정 계좌로 이체하라는 업무는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같은 불법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제안은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3. '미필적 고의'의 인정: 본인이 범죄의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단순히 시키는 일을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인 정황상 그 행위가 불법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사기죄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4.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 보이스피싱은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큰 범죄이며, 가담자는 그 역할이 단순하더라도 매우 엄한 처벌을 받습니다. 피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죄질이 불량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5. 피해 배상 신청의 한계: 형사재판 과정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으나, 가담 정도나 책임 범위가 불분명한 경우 각하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