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장부 열람 기한 내 미방문으로 인한 강제집행 불허 판결

주식회사 A의 주주들인 피고들이 회사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위한 가처분 결정을 받았으나, 정해진 기한 내에 회사의 본점을 방문하여 열람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고들이 가처분 결정 불이행을 이유로 집행문을 부여받자, 회사 A는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정해진 절차대로 회사의 본점에 방문하여 열람을 신청하지 않았으므로, 가처분 결정의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고, 이미 의무이행 기간이 경과하여 가처분 효력이 소멸했다고 판단, 부여된 집행문을 취소하고 강제집행을 불허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회계장부 열람 청구를 받은 회사)
• 피고들: B, C, D, E, F, G, H, I (주식회사 A의 주주로서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한 사람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의 주주들인 피고들은 2021년 2월 9일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주식회사 A의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하고 등사할 수 있다는 가처분 결정을 받았습니다. 이 결정은 원고가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2021년 2월 10일)부터 공휴일을 제외한 30일 동안(2021년 3월 20일까지) 원고의 본점에서 회계장부 등을 열람·등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위반할 경우 하루 50만 원의 간접강제금을 지급하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은 위 열람 기간 내에 원고의 본점을 직접 방문하여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2021년 3월 19일 이 가처분 결정에 기초한 간접강제금의 집행을 위해 집행문 부여를 신청했고, 법원 주사는 이를 승인했습니다. 이에 원고 주식회사 A는 해당 집행문 부여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회계장부 열람을 허용하라는 가처분 결정에 명시된 의무이행 기간과 방법(장소)을 지키지 않은 경우, 그 가처분 결정에 따른 집행문 부여가 적법한지 여부 및 가처분 효력 소멸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들이 원고 회사 본점을 방문하여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신청하지 않아 가처분 결정에서 정한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2021년 3월 19일 부여된 간접강제금 집행문은 취소되어야 하고, 이에 기초한 강제집행도 불허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이미 내린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인가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들에게 부여된 집행문을 취소하고, 해당 집행문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집행법 제45조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 이 조항은 채무자가 집행문 부여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강제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의 근거가 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들에게 부여된 집행문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이의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가처분 결정에서 정한 의무이행 조건(본점 방문하여 열람 신청)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집행문 부여가 위법하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2. 부대체적 작위의무 및 가처분의 효력 소멸: 법원은 부대체적 작위의무(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특정 행위를 하라는 의무, 예를 들어 회계장부 열람 허용)에 대해 의무이행 기간을 정한 가처분 결정이 있을 때, 그 기간이 경과하면 가처분 결정의 효력이 소멸하여 더 이상 강제집행을 위한 집행권원(집행력 있는 문서)으로 기능할 수 없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본 사건에서 회계장부 열람 허용 의무는 기간이 정해진 부대체적 작위의무였고, 2021년 3월 20일 의무이행 기간이 만료되자 가처분 결정은 집행권원으로서의 효력을 잃었다고 보았습니다.
3. 조건 성취의 증명 책임: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는 채권자(피고들)가 집행문 부여의 조건, 즉 채무자(원고 회사)가 가처분 결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들은 원고가 의무를 불이행했다는 결정적인 증거(정해진 장소와 방법으로 열람 신청을 했음에도 원고가 거부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피고들이 원고의 본점을 방문하지 않았으므로, 가처분 결정의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참고 사항

1. 가처분 결정문의 내용 준수: 법원의 가처분 결정문에는 의무 이행의 기한, 장소, 방법 등이 명확히 명시됩니다. 이러한 조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의 본점'에서 '30일 동안'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청구인이 본점을 방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 명확한 의무 이행 절차: 법원 결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거나 권리를 행사할 때는 반드시 결정문이 정한 방식에 따라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회사가 이메일로 일부 자료를 보냈지만, 이는 '본점 방문'이라는 결정문의 조건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3. 기간 엄수: 가처분 결정에서 정한 의무 이행 기간이 지나면 가처분의 효력이 상실되어 더 이상 집행권원으로서의 효력이 없어집니다. 기간 내에 권리 행사를 완료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피고들이 기간 내에 본점을 방문하지 않아 의무이행 기간이 경과하면서 가처분 효력이 소멸되었습니다.
4. 집행문 부여의 요건 확인: 집행문은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서입니다. 집행문이 부여되기 위해서는 가처분 결정에서 정한 조건이 충족되었음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채권자(이 사건 피고들)는 채무자(원고 회사)가 결정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5. 의사표시의 명확성: 본 사례에서 회사가 이메일로 일부 자료를 보낸 행위가 '본점 방문' 조건을 포기하는 묵시적 의사표시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의무의 내용이나 이행 방식을 변경하려면 명확하고 합의된 의사표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