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장 지붕 석면 해체 작업 중 근로자 추락 사망 사고 판결

석면 해체 공사업을 하는 주식회사 B의 대표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A가 폐공장 지붕 석면 해체 작업 중 근로자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아 근로자가 추락 사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피고인 주식회사 B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주식회사 B의 대표자이자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 피고인 주식회사 B: C에서 석면 해체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사업주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사업을 운영
• 피해자 E: 폐공장 지붕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하던 47세 남성 근로자 (사망)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2년 4월 26일 포천시 D에 있는 폐공장 지붕(바닥으로부터 약 6미터 높이)에서 피해자 E에게 슬레이트 석면 해체·제거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강도가 약한 슬레이트 지붕 위 작업은 근로자의 추락 위험이 높으므로 작업 발판, 추락 방호망 설치, 안전대 부착 설비 제공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현장에 작업 발판이나 추락 방호망을 설치하지 않았고, 폭 약 11미터의 지붕에 안전대 부착장치를 2개만 설치하여 근로자 이동 시 안전을 확보할 충분한 설비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작업 중 낡고 부식된 슬레이트 지붕이 파손되면서 바닥으로 추락하여 같은 날 병원에서 외상성 쇼크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폐공장 지붕과 같이 높은 곳에서 석면 해체 작업을 할 때, 사업주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근로자의 추락을 막기 위한 작업 발판, 추락 방호망, 충분한 안전대 부착 설비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충분히 이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게는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고, 이에 대한 가납을 명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 A와 주식회사 B가 작업 중인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 발판, 추락 방호망 설치 및 안전대 부착 설비 제공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들은 유족에게 장례비 700만 원과 합의금 2억 원을 지급하여 합의했으며, 피고인 A는 초범이고 주식회사 B는 사건 이후 폐업한 점 등이 양형에 고려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1.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안전조치 의무)​: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조항은 사업주가 작업 발판, 추락 방호망 설치, 안전대 부착 설비 제공 등 추락 위험을 예방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는 이러한 안전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벌칙)​: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업주나 관계인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피고인 A에게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3.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피고인 A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인정되어 이 조항도 적용되었습니다.
4.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이 법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조항에 따라 주식회사 B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5. 형법 제40조 및 제50조 (상상적 경합)​: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의 구성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는 원칙입니다. 피고인 A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가 하나의 행위로 발생하여, 형이 더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형으로 처벌되었습니다.
6.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 A는 초범이며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되어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7.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명령)​: 벌금 또는 과료를 선고하는 경우, 판결 확정 전이라도 그 벌금 또는 과료액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할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 B에게 벌금형과 함께 가납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참고 사항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특히 낡거나 부식된 건물 위에서 작업할 때는 추락의 위험이 매우 크므로, 사업주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1. 작업 발판 설치: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튼튼한 작업 발판을 설치해야 합니다.
2. 추락 방호망 설치: 작업장 아래에 추락 방호망을 설치하여 만약의 사고 시 근로자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3. 안전대 및 부착 설비 충분히 제공: 근로자가 이동하는 모든 구간에서 안전대를 걸 수 있도록 충분한 수량의 안전대 부착 설비를 설치하고, 근로자들이 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4. 노후 시설 점검: 낡고 부식된 건축물 위에서 작업할 때는 예상치 못한 구조물 파손으로 인한 추락 위험이 더 커지므로, 작업 전 철저한 안전성 점검과 보강 조치가 필수적입니다.
5. 사업주 및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책임: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법적 의무가 있으며,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이를 총괄하여 관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형사상 책임은 물론 법인에게도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