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피고인 A는 정식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불법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성명불상자는 대출 상환을 위해 피고인 명의의 체크카드 1장을 요구했고 피고인은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이익을 대가로 약속하며 퀵서비스를 통해 체크카드를 건네주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에 해당하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대이익도 '대가'에 포함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2019년 2월 8일경 '3,700만 원까지 개인대출이 가능하다'는 성명불상자의 제의를 받았습니다. 대출 담당자는 이자 출금에 필요하다며 체크카드 제공을 요청했고 대출 원금 전액이 변제되면 반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과정에서 '개인 돈 대출이라 합법은 아니다', '세금이나 금융감독원 조사 때문에 전용계좌 대신 피고인 체크카드로 원리금을 받아야 한다', '체크카드를 헌옷이나 수건에 감싸 다른 물건으로 박스를 채워 포장해달라'는 등 불법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고지받았음에도 대출을 받을 기회를 얻기 위해 자신의 D은행 체크카드 1장을 성명불상자에게 퀵서비스 기사를 통해 교부했습니다.
피고인이 대출받을 수 있다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대가로 약속하고 체크카드를 대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지되는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대출을 받을 기회를 얻은 것이 접근매체 대여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2,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만약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받을 기회를 얻은 것이 체크카드를 대여한 것에 대한 대가로 보았고 체크카드를 성명불상자에게 보낸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대여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접근매체 대여 시 대가의 범주가 유형의 재산적 이익뿐만 아니라 무형의 기대이익까지 포괄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이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 및 제49조 제4항 제2호가 적용되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는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하거나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대가를 주고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접근매체의 대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접근매체의 대여'란 대가를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또한 '대가'는 금전, 물품 등의 재산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람의 수요나 욕망을 충족시키는 모든 유형, 무형의 이익을 포함합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 정상적인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얻은 것은 접근매체 대여에 대한 '대가'로 인정되었으며 이로 인해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처벌받게 됩니다. 이러한 법리는 접근매체 대여 행위가 금융거래의 안전과 신용을 해치고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정식 금융기관이 아닌 출처로부터 대출을 제의받고 체크카드나 통장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세금 문제나 금융감독원 조사를 이유로 개인 계좌 사용이나 체크카드 대여를 요구하는 것은 전형적인 불법 행위 수법입니다. 대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불법적인 방법을 택할 경우 아무리 작은 기대이익이라도 전자금융거래법상 '대가'로 인정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크카드나 통장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보이스피싱 등 심각한 금융범죄에 이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