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렌터카 대차료 미지급 청구 사건

렌터카 회사 주식회사 A는 교통사고 피해 차량의 수리 기간 동안 렌터카를 대여한 후, 피해자들로부터 손해배상채권의 청구 및 수령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며 보험회사 E 주식회사에 미지급된 대차료 476,825,683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렌터카 회사의 직접 청구권이 유효하다고 인정하고, 동종·동급 차량 기준의 대차료 산정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으나, 일부 중복 청구된 금액을 제외한 475,715,30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교통사고 피해 차량의 수리 기간 동안 렌터카를 제공한 렌터카 중개서비스업 회사
• 피고 (E 주식회사):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량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
• 임차인들: 교통사고 피해로 인해 차량이 파손되어 수리하는 동안 원고로부터 렌터카를 대차한 사람들 (피고의 자동차보험계약 피보험자들에 의한 교통사고 피해자들)

분쟁 상황

피고 보험사의 피보험자들이 일으킨 교통사고로 인해 임차인들의 차량이 파손되었습니다. 임차인들은 파손 차량 수리 기간 동안 원고 렌터카 회사로부터 렌터카를 임차했습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약관에는 '임차인은 사고로 인한 차량 대차 시 보험사로부터의 차량 대여요금 청구 및 수령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원고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이 약관에 따라 피고에게 총 933,464,134원의 대차료를 청구했으나, 피고는 456,638,451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476,825,683원은 미지급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미지급 대차료와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는 원고의 직접 청구권이 없으며, 대차료가 과도하게 산정되었고 일부 중복 청구도 있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렌터카 회사가 피해자들로부터 대차료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거나 청구 및 수령권한을 위임받아 보험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2. 청구된 대차료가 적정한 대차기간 및 대차요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는지 여부
3. 대차료가 중복으로 청구된 부분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는 원고에게 475,715,308원 및 이에 대한 2021. 10. 29.부터 2023. 6. 1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결론

법원은 렌터카 회사가 사고 피해자들로부터 대차료에 대한 청구 및 수령 권한을 유효하게 위임받았다고 판단하여 직접 청구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대차료 산정 시 동종 동급 차량의 임대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대차요금 산정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일부 중복 청구된 대차료 1,110,375원은 제외하고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신탁법 제6조 (소송신탁의 금지) 및 민사소송법 제87조 (변호사대리의 원칙)​: 재산권에 관한 소송에서 소송물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가지는 권리주체가 관련 소송을 제3자에게 위임하여 하게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임의적 소송신탁'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민사소송법상 변호사대리의 원칙이나 신탁법상 소송신탁의 금지 등을 회피하려는 탈법적인 목적이 아니고, 이를 인정할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본 판결에서는 렌터카 회사가 임차인들로부터 대차료 청구 및 수령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 대차료 지급에 관한 법률관계를 간편하게 처리한다는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다고 보아, 예외적으로 직접 청구권을 인정했습니다.
2. 상법 제724조 제2항 (피해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 교통사고 피해자는 보험사에 직접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직접청구권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며,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할 손해액을 산정할 때 보험계약에 따른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법원은 보험 약관과 관계없이 피해의 완전배상 원칙에 따라 손해액을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3.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원칙: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했을 재산 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 상태의 차이, 즉 손해의 완전한 회복에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피해 차량의 수리 기간 동안 렌터카를 대차하는 비용(대차료)은 피해 차량과 '동종·동급'의 다른 차량을 대차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손해의 완전배상 원칙에 부합합니다.

참고 사항

1. 보험사 직접 청구의 유효성: 교통사고 피해자가 렌터카 회사에 렌터카 대여 요금(대차료) 청구 및 수령 권한을 정당하게 위임했다면, 렌터카 회사는 보험회사에 직접 대차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임은 임차인과 렌터카 회사 간의 대차료 지급 관계를 간편하게 처리한다는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인정될 때 유효합니다.
2. 대차료 산정 기준: 교통사고 피해로 인한 렌터카 대차료는 피해 차량과 '동종·동급'의 다른 차량을 대차하는 데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때 동급 차량은 배기량이나 연식뿐만 아니라 차량의 가액, 주행 성능, 디자인, 브랜드 가치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보험사의 표준약관이나 금융위원회의 행정해석이 국산차량을 기준으로 대차료를 산정하더라도, 이는 법원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습니다.
3. 할인율 적용의 적정성: 대형 렌터카 회사의 인터넷 예약 할인율이나 특정 조건부 할인율을 일률적으로 통상적인 할인율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할인율은 차종, 대여 시점, 렌터카 회사의 정책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며, 본 사례에서는 렌터카 회사가 적용한 30%의 할인율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중복 청구 여부 확인: 하나의 교통사고에 대해 대여 기간이 중복되거나 동일한 차량에 대해 여러 번 계약서가 작성된 경우, 중복 청구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피해 차량 수리 중 다른 차량으로 다시 대차하는 경우(최초 대차 차량 반납 후 새로운 차량 대차)는 중복 청구로 보지 않습니다.
5. 계약서 상 흠결의 영향: 렌터카 계약서에 임차인의 서명이 누락되거나 제3자가 서명한 경우에도, 실제 차량 대차가 이루어졌고 임차인이 렌터카 회사에 별도의 임차료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보험사 또한 일부 대차료를 지급한 사실이 있다면, 해당 계약과 권한 위임이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