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배터리 판매기 하자 및 유사 제품 판매로 인한 분쟁 사건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에 무인 배터리 판매기를 공급하고 설치했으나 판매기 작동 중 오류가 자주 발생하여 B 주식회사는 대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미지급 물품대금 지급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했고 B 주식회사는 판매기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및 A 주식회사가 동일 제품을 다른 곳에 판매한 것이 계약 위반이자 부정경쟁행위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판매기의 오류가 A 주식회사의 하자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에게 미지급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동일한 제품을 제3자에게 판매한 행위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A 주식회사도 B 주식회사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반소피고): 무인 배터리 판매기 개발 및 공급을 담당한 회사
• 주식회사 B (피고, 반소원고): A 주식회사로부터 무인 배터리 판매기를 발주하고 설치한 회사

분쟁 상황

2020년 12월 10일 A 주식회사와 B 주식회사는 무인 배터리 자동 판매기 개발 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A 주식회사는 이 용역을 이행했고 B 주식회사는 총 계약 대금 500만 원 중 25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2021년 1월 19일 양사는 무인 배터리 판매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2021년 4월 20일경 A 주식회사는 판매기 10대를 설치했으며 B 주식회사는 일부 대금 2,5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판매기 구동 시 'IPOST이(가) 응답하지 않음'이라는 오류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한편 2021년 8월 13일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에 공급한 것과 동일한 제품을 제3자에게 2,200만 원에 판매 및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사 홈페이지에도 이 판매기를 게재하여 판매하려 했습니다. 이에 B 주식회사는 판매기 하자를 주장하며 남은 대금 지급을 거부했고 A 주식회사의 제3자 판매를 계약 위반 및 부정경쟁행위로 보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미지급된 용역비와 물품 대금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하며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무인 배터리 판매기의 작동 오류가 공급자인 A 주식회사의 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에 공급한 것과 동일한 무인 배터리 판매기를 제3자에게 판매한 행위가 계약 위반 또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 A 주식회사에게 미지급 용역 개발비와 물품 대금 합계 45,1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자는 2021년 10월 7일부터 2023년 11월 29일까지 연 5%의 비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합니다.
2. 원고 A 주식회사는 피고 B 주식회사에게 부정경쟁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 22,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자는 2021년 8월 13일부터 2023년 11월 29일까지 연 5%의 비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합니다.
3. 원고와 피고의 나머지 본소 및 반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 비용은 각자 부담합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법원은 무인 배터리 판매기의 통신 오류는 공급자 A 주식회사의 하자로 볼 수 없으므로 B 주식회사는 미지급 물품대금을 A 주식회사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와의 계약을 위반하여 동일 제품을 제3자에게 판매한 행위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A 주식회사 역시 B 주식회사에게 22,000,000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양 당사자 모두 서로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1. 제작물 공급 계약의 성격: 이 사건 판매기 공급 계약은 단순히 완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제품을 제작하여 공급하는 '제작물 공급 계약'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민법상 '도급' 계약의 성격을 가지므로 일의 완성에 대한 주장 및 증명 책임은 수급인인 원고 A 주식회사에게 있습니다. 만약 제작물에 하자가 있다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하자보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판매기의 구동 오류가 원고 A 주식회사가 설치한 안드로이드 보드의 하자가 아닌 통신 장비의 문제로 판단되어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방지법) 적용: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 B 주식회사에 공급한 것과 동일한 무인 배터리 판매기를 제3자에게 판매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이 사건 무인 배터리 판매기 아이디어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 아이디어'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 A 주식회사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타인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3. 계약 위반 및 손해배상: 이 사건 공급 계약 제5조 제2항 및 제11조에는 공급자인 원고 A 주식회사가 이 사건 판매기와 동일한 제품을 제3자에게 판매해서는 안 되며 위반 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가 계약 내용을 위반하여 제3자에게 유사 제품을 판매한 행위는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손해액의 추정 등)에 따라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액을 손해액으로 추정하고 고의인 경우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손해액을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하여 제3자와의 계약액인 2,200만 원을 피고 B 주식회사의 손해액으로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제품 공급 계약 시 제품의 사양과 품질 기준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하자 판단 기준 및 보수 의무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중립적인 전문가의 감정을 통해 하자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분쟁 해결에 유리합니다. 경업금지 조항이 있는 경우 계약서 내용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동일 또는 유사한 제품을 제3자에게 판매하는 행위는 계약 위반을 넘어 부정경쟁행위로 간주되어 예상치 못한 큰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타인의 상당한 노력과 투자로 만들어진 아이디어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판결에 따른 미지급 대금이나 손해배상금에는 법정 이자가 부과되므로 분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