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제품 불량으로 인한 물품대금 정산 분쟁 판결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에 수출용 물품을 공급하였으나 B 회사가 대금 지급을 지연하자 A 회사가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B 회사는 A 회사가 공급한 다른 물품에 하자가 있어 손해를 입었다며 물품대금에서 해당 손해액을 공제(상계)해야 하고, 초과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반소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A 회사의 물품대금 청구를 일부 인용하되, B 회사가 주장하는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액만큼은 공제하여 최종적으로 B 회사가 A 회사에 256,457,68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B 회사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물품(COD관, ELP관)을 생산하여 B 주식회사에 공급한 회사로, 본소 원고이자 반소 피고입니다.
• 주식회사 B: A 주식회사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해외(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영국)에 수출하려던 회사로, 본소 피고이자 반소 원고입니다.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의 요청에 따라 나이지리아 및 에콰도르 수출용 COD관 및 ELP관을 생산하여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B 주식회사는 물품대금 지급을 지연했고, 특히 에콰도르 수출 건은 선적이 이루어지지 않아 대금 지급 기한 도래 여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가 공급한 영국 수출용 COD관에 하자가 있어 영국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자, A 회사에 하자 물품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물품대금에서 해당 손해액을 공제(상계)하려고 했습니다. 양측은 물품대금의 발생 여부와 범위, 하자 인정 여부와 손해배상 책임, 그리고 채무의 상계 가능 여부 및 그 효과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A 회사가 나이지리아 및 에콰도르 수출용 물품을 B 회사의 요청에 따라 생산하였는지 여부와 그 대금 지급 의무의 발생 시기 및 범위입니다. 둘째, A 회사가 영국 수출용 물품에 하자가 있는 제품을 공급하여 B 회사가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와 그 손해배상액의 인정 범위입니다. 셋째, B 회사가 주장하는 하자 보수 비용을 물품대금에서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와 상계 적용의 적법성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에게 256,457,680원 및 이에 대한 2021년 11월 23일부터 2023년 11월 15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A 주식회사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B 주식회사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A 주식회사의 물품대금 청구 (본소) 관련:
   • 나이지리아 수출 건: B 회사가 A 회사에 나이지리아 수출 물품 생산을 요청했고, 이는 단순한 재고 처리 호의가 아닌 실제 물품공급계약이라고 인정했습니다. B 회사의 계약 기간 및 물량 제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에콰도르 수출 건: 물품 선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B 회사의 책임 영역에 속하는 사유로 보아, B 회사가 물품 수령을 지체한 이상 선적 여부와 관계없이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B 회사의 계약 기간 및 물량 제한 주장도 기각했습니다.
   • 동시이행 항변: A 회사가 내용증명우편으로 물품 인도를 요구하며 이행 또는 이행 제공을 하였으므로 B 회사의 동시이행 항변권은 상실되었다고 보았습니다.
2. B 주식회사의 손해배상 청구 (반소) 및 상계 항변 관련:
   • 영국 수출 물품 하자: A 회사가 영국 수출용으로 공급한 COD관에 내부관 지름 불량, 외관 내벽 비접착 등 하자가 있었고, 이로 인해 B 회사가 영국 발주처로부터 기공사 구간 철거비, 재설계비, 엔지니어 비용, 도로공사 지체보상금 등 총 94,792,320원(미화 79,557.13달러)을 공제당한 손해를 입었음을 인정했습니다. A 회사의 하자 부인 및 손해액 감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상계: A 회사의 물품대금 채권(총 351,250,000원)과 B 회사의 손해배상 채권(94,792,320원)이 2021년 7월 30일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보고,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 처리하여 A 회사의 물품대금 채권 중 256,457,680원만 남게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B 회사의 손해배상 채권은 상계로 전부 소멸하였으므로, B 회사의 반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에 물품대금 중 일부인 256,457,68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하며, A 회사의 나머지 청구와 B 회사의 반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률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민법 제492조 제1항 (상계): 채권자와 채무자가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고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경우, 각 채무를 그 대등액에서 소멸시킬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판결에서는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를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A 회사의 물품대금 채권과 B 회사의 손해배상 채권이 발생한 시점(각각 2020년 2월 말경, 2020년 9월경, 2021년 7월 30일)을 기준으로 상계적상 시점을 판단했습니다.
• 상법: 상법은 상인 간의 상거래에 적용되는 법률로, 특히 상사채무의 법정이율(연 6%)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물품대금 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 중 일정 기간 동안 이 상법상의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소송에서 지연손해금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이율을 정하고 있습니다.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이 법에서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율이 적용됩니다.
• 채무불이행 및 손해배상: A 회사가 하자 없는 물품을 인도할 채무를 불이행했으므로, B 회사는 이로 인해 입은 손해에 대해 A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판결은 계약서상의 '원고의 책임으로 인한 결함 발생 시 책임' 조항을 근거로 A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 동시이행 항변권: 쌍방이 서로 대가적인 의미를 가지는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상대방이 채무 이행 또는 이행 제공을 할 때까지 자신의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A 회사가 물품 인도를 위한 이행 제공(내용증명 발송)을 했음에도 B 회사가 이를 받지 않았으므로, B 회사의 동시이행 항변권은 상실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수출 계약이나 물품 공급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계약서 명확화: 구두 합의나 문자 메시지만으로는 계약의 모든 조건(물품명, 수량, 단가, 계약 기간, 대금 지급 조건, 인도 및 선적 조건, 하자 발생 시 책임 등)을 명확히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계약 조건은 상세히 명시된 서면 계약서로 작성하고 쌍방이 서명하여 추후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 대금 지급 조건: 선급금, 중도금, 잔금 지급 시점 및 조건(예: 물품 선적 전, 선적 후 특정 기간 경과 후 등)을 명확히 정하고, 변제기가 도래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 물품 인수 및 검수 절차: 물품 인도 시 철저한 검수 절차를 거쳐 하자 여부를 확인하고, 하자가 발견되면 즉시 상대방에게 통보하고 서면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인수한 물품에 대한 검수 기간 및 하자 통보 기한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하자 발생 시 책임: 계약서에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 손해배상 범위, 하자 보수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국제 거래의 경우, 발주처로부터 클레임이 제기되었을 때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의 책임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채권-채무 상계: 서로에 대한 채권과 채무가 발생했을 경우, 상계를 통해 정산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양 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했는지, 상계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전달되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계 의사표시는 서면(내용증명 등)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행 또는 이행제공의 증명: 물품 인도 의무 등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 채무가 있을 경우, 본인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내용증명, 운송장, 보관증 등)를 확보해 두어야 상대방의 동시이행 항변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