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교육부장관이 학교법인 A가 운영하는 B대학에 대해 회계감사 결과 지적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학년도 총 입학정원을 5% 감축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학교법인 A와 B대학 총장은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B대학 총장이 제기한 소송은 법인격이 없어 당사자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법인 A에 대한 정원 감축 처분은 교육부의 행정제재 지침 위반 및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특히, 교육부가 처분 사유에 대한 제재점수를 늦게 공개하고, 처분 이후 2년이 지나서야 점수 산정 기준을 변경하여 적용한 점, 그리고 일부 지적사항에 대한 제재점수 산정의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본 점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교육부장관은 2018년 학교법인 A와 B대학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하여 총 15건의 지적사항과 시정 조치를 통보했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감사결과 통보처분에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무효확인 및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습니다. 이후 교육부는 학교법인 A가 감사결과 통보처분 중 일부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0년 8월 7일 B대학의 2021학년도 총 입학정원을 2020학년도 대비 5% 감축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정원 감축 처분이 부당하다며 다시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B대학 총장이 행정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자격, 즉 당사자능력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교육부장관이 학교법인 A에 내린 입학정원 5% 감축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이는 처분 사유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교육부의 재량권 행사가 법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남용되었는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특히 교육부의 내부 지침인 '대학 감사결과 이행을 위한 행정제재 기준 운영지침'의 법적 효력과 적용 방식이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첫째, 원고 B대학 총장이 제기한 소송은 총장이 학교법인의 기관에 불과하고 별도의 법인격을 가지지 않아 당사자능력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둘째, 피고 교육부장관이 학교법인 A에 대해 내린 2020. 8. 7.자 입학정원 5% 감축 처분은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교육부의 처분 과정에서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교육부가 처분 사유에 대한 제재점수 산정 기준을 일관성 없이 적용하고, 처분 이후 장기간이 지나서야 변경된 점수 산정 방식을 제시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B대학 총장의 소송은 각하되었지만, 학교법인 A가 제기한 입학정원 감축 처분 취소 소송은 승소했습니다. 이는 교육부의 행정처분이 비록 상위 법령에 근거를 두었더라도, 처분 과정에서 적용된 내부 지침의 해석 및 제재점수 산정 방식, 그리고 처분의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B대학의 2021학년도 입학정원 5% 감축 처분은 효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 판결에는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그리고 행정법의 일반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고등교육법 제60조는 교육부장관이 학교가 교육 관련 법령을 위반할 경우 시정 또는 변경을 명할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정원 감축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1조의2 및 [별표 4]는 학생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상위 법령이 교육부장관에게 부여한 재량권의 행사 범위와 한계를 판단했습니다. 특히, 교육부의 '대학 감사결과 이행을 위한 행정제재 기준 운영지침'은 상위 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법규명령이 아닌, 교육부 내부의 재량준칙 또는 행정규칙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행정규칙은 그 자체로 대외적인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행정청이 스스로 정한 기준이므로 이를 위반한 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즉, 행정기관이 스스로 마련한 지침을 위반하여 국민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했을 때는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처분 사유, 공익 목적, 개인의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는 비례의 원칙이 중요하게 고려되었습니다. 사립학교법 제23조 제3항은 학교법인의 직원 범위에 그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사립학교의 직원이 포함될 수 있음을 명시하여, 총장의 당사자능력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학교법인이나 대학이 정부 또는 공공기관의 감사에서 지적사항을 통보받았을 경우,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감사결과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없는 한 감사결과에 따른 조치 의무는 유효하게 유지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내부 지침이나 운영 기준을 명확히 이해하고, 행정기관이 지침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그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행정기관의 처분 과정에서 처분 사유와 제재 기준, 점수 산정 방식 등이 일관성 있고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확인하고, 불명확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소명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지적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판단할 때,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행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명확히 소명하고 관련 증빙자료를 철저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내부 지침에서 소송 종결 시까지 행정제재 점수 산정을 유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