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인 주식회사 A와 그 전직 대표이사 B, C는 피고 D기관으로부터 허위 단독공급확약서 제출을 이유로 받은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통계처리용 소프트웨어 납품 과정에서 국내 독점공급권이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의 단독공급확약서를 제출하여 수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에 대한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보았으나, 전 대표이사 B와 C에 대한 각 6개월 및 3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그 근거 법령인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4항이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하여 취소했습니다. 즉, 법인의 대표자라는 이유만으로 부정당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대표자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위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통계처리용 소프트웨어 ‘I’ 제품의 국내 독점공급권을 2012년 12월 31일까지 보유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자체 개발한 ‘F for Public Service’ 프로그램을 J 주식회사로부터 복제 권한을 받아 판매했습니다. 피고 D기관은 2010년부터 원고 회사와 ‘I’ 제품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해오다가, 2013년 12월 20일, 2014년 12월 2일, 2016년 4월 5일 세 차례에 걸쳐 ‘F for Public Service’ 프로그램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 회사는 피고에게 ‘M 제품군’에 대한 국내 단독공급업체임을 확인하는 확약서를 제출했으며, 이 확약서에는 효력이 만료된 단독공급권 관련 문서가 계속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2018년 5월 감사원은 피고 D기관에 대한 감사에서 원고 회사가 허위 확약서를 제출하여 부적절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지적했고, 이에 피고는 2018년 11월 30일 원고 회사와 당시 대표이사였던 원고 B(제1, 2차 계약 업무 처리)에게 각 6개월, 원고 C(제3차 계약 업무 처리)에게 3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가 제출한 단독공급확약서가 허위서류에 해당하는지 여부, 해당 허위서류 제출 행위가 공공기관운영법에서 말하는 '공정한 경쟁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 B, C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근거 법령인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4항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 그리고 원고 주식회사 A에 대한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피고가 2018년 11월 30일 원고 B에 대하여 한 6개월(2018. 12. 7.부터 2019. 6. 6.까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및 원고 C에 대하여 한 3개월(2018. 12. 7.부터 2019. 3. 6.까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각 취소한다.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는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주식회사 A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 주식회사 A이 부담하고, 원고 B, C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가 제출한 단독공급확약서가 국내 독점공급권이 이미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독점적인 지위가 유지되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어 '허위 서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경쟁입찰 가능성을 알렸다는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허위 확약서를 제출하여 3차례에 걸쳐 수의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 회사에 대한 6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공익적 필요성이 크고 위반의 정도가 중하며, 관련 처분 기준에 부합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반면, 원고 B과 C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대해서는, 그 근거가 된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4항이 상위 법령인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이 규정한 위임 범위를 넘어서 법인의 대표자라는 이유만으로 부정당 행위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처분 대상을 확대한 것이므로, 대외적 효력이 없는 무효인 조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효인 법령에 근거한 원고 B, C에 대한 각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이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법인 또는 단체 등'에 대하여 2년 범위 내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부정당업자 제재의 근거가 되며, '공정한 경쟁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는 것은 계약 당사자가 불공정한 행위로 인해 계약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해치고 목적 달성을 저해할 것이 확실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의 허위 확약서 제출은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4항은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은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자에게도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이 상위 법령인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3항이 위임한 '제한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의 범위를 넘어서 처분 대상을 확대했으므로, 위임 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대외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법인의 대표자라는 이유만으로 부정당 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대표자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법률의 위임 없는 것이므로 무효가 됩니다.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는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변조하거나 부정하게 행사한 자 또는 허위 서류를 제출한 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가 제출한 단독공급확약서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으므로, '허위 서류'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며, 이는 수의계약의 적정성 판단에 중요한 근거를 오인하게 한 것으로 계약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행정행위의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 범위를 넘어섰는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위반 행위의 내용,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그리고 그로 인해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결정합니다. 처분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이는 내부 사무처리 준칙에 불과하지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회사의 허위 확약서 제출은 공정한 계약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행위로 공익적 요구가 크다고 보아,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공공기관과의 계약 시 제출하는 모든 서류는 반드시 진실에 부합해야 합니다. 특히 단독공급확약서처럼 계약 방식(수의계약 또는 경쟁입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서류의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이는 중대한 위반 행위로 간주되어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계약 시점에는 그 유효성을 다시 확인하고, 유효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독점적 지위에 변화가 있다면 즉시 발주처에 이를 정확하게 알려야 합니다. 특정 제품의 유일한 생산자라 할지라도, 유통업체 등을 통해 경쟁 입찰이 가능하다면 단독 공급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하며,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해도 경쟁 입찰 가능성과 그에 따른 가격 변동 정보를 발주처에 명확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메일 등 서면으로 이러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여 기록을 남기는 것이 추후 분쟁 발생 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법인의 대표이사라는 이유만으로 법인의 부정당 행위에 무조건적인 책임이 부과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이사가 해당 업무에 직접 관여했거나 독자적인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넘어 단순히 대표자라는 이유로 제재 대상을 확대하는 하위 법령 조항은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