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물 저작권 양도 등록을 위한 협조 요청 사건

원고 A는 피고 B와 망인 D이 창작한 저작물 'C'에 대한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저작권은 망인 D의 사망 후 법률에 따라 피고 B와 그의 어머니 E에게 상속되었고, E 사망 후 E의 지분은 피고 B의 자녀인 F에게 일부 귀속되었습니다. 피고 B가 3/4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저작권 양도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재산권 등록 신청 시 필요한 승낙 의사표시를 하지 않자, 원고 A는 피고 B를 상대로 승낙 의사표시를 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B는 계약 착오, 저작권법 위반, 계약 목적물 오해 등을 주장하며 계약 무효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A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로부터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수받는 계약을 체결한 자로, 저작권 등록을 위해 피고 B의 협조를 구하는 당사자입니다.
• 피고 B: 망인 D의 양자이자 상속인으로, 저작물 C의 저작재산권 중 3/4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원고 A에게 저작재산권을 양도하기로 계약한 당사자입니다.
• 망인 D: 저작물 'C'의 원저작자이자 피고 B의 양아버지입니다. 그의 사망으로 저작권 상속이 개시되었습니다.
• E: 망인 D의 처이자 피고 B의 어머니로, 망인 D의 저작권 중 일부를 상속받았으나 사망 후 피고 B의 상속 포기로 인해 E의 지분은 F에게 귀속되었습니다.
• F: 피고 B의 자녀이자 망인 D의 손자로, E의 상속 포기 후 E의 저작권 지분 1/4을 상속받았습니다.
• G: 피고 B의 자녀이자 망인 D의 손자로, E의 저작권 지분 중 본인의 몫을 F에게 양도했습니다.

분쟁 상황

1941년 망인 D은 'C'라는 책을 창작하여 출간했습니다. 1961년 피고 B를 양자로 입양한 후 1965년 사망했습니다. 망인 D의 사망으로 그의 저작권은 당시 시행 중이던 구 민법에 따라 처 E와 양자 피고 B에게 공동 상속되었습니다. 구 민법 제1009조 제1항에 의거하여 피고 B가 호주 상속을 했기에 피고 B가 3/4 지분, E가 1/4 지분을 각각 상속받았습니다. 이후 E가 1992년 사망하자 피고 B는 E의 상속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E의 저작권 1/4 지분은 피고 B의 자녀인 F에게 귀속되었습니다. 2017년 5월 16일 피고 B는 원고 A와 이 사건 저작물의 저작재산권 일체를 원고 A에게 양도하는 계약(300만원 대가)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피고 B가 2017년 5월 25일까지 저작재산권 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고, 등록되지 않은 경우 등록 후 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고 A는 이 계약에 따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 등록을 신청하려 했으나, 등록을 위해서는 피고 B의 승낙 의사표시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자신의 저작권이 F에게 전부 귀속되었다는 착오를 주장하며 계약 취소를 시도하고 승낙 의사표시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 B에게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대한 저작권 양도 신청 승낙 의사표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저작권 상속 관계 및 지분,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의 유효성, 저작권 양도 등록에 필요한 피고 B의 협조 의무 유무, 피고 B가 주장하는 계약 착오로 인한 취소 가능성, 공동저작권 행사 규정(저작권법 제48조)의 적용 범위, 그리고 양도 계약의 목적물에 대한 해석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의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대한 저작물 C의 단독 양도신청에 대해 승낙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 B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망인 D의 저작권이 구 민법에 따라 피고 B에게 3/4 지분, E에게 1/4 지분으로 상속되었고 E의 사망 및 피고 B의 상속 포기로 인해 E의 지분은 F에게 귀속되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가 비록 저작권의 1/4 지분을 소유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권리 매매는 유효하며, 피고 B는 계약에 따라 원고 A의 저작재산권 등록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B의 착오 취소 주장에 대해서는 저작권의 1/4 지분이 F의 소유라는 사실이 계약의 중요 부분이 아니며 피고 B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저작권법 제48조의 공동저작권자 권리 행사 규정은 상속으로 인해 지분별로 귀속된 저작권에는 적용되지 않고 상속 지분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 B의 해당 주장도 기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양도 계약서 문언상 명백히 저작재산권 전체를 양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출판권 설정 계약 등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 A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009조 제1항 (구 민법)​:
   •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그 상속분은 균분으로 한다. 그러나 재산상속인이 동시에 호주상속을 할 경우에는 상속분은 그 고유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고 여자의 상속분은 남자의 상속분의 2분의 1로 한다.'
   • 설명: 이 규정은 망인의 저작권이 공동상속인인 피고 B와 E에게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피고 B가 호주 상속을 했기 때문에 그의 상속분에 가산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피고 B가 3/4 지분을, E가 1/4 지분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2. 민법 제569조 (타인의 권리 매매)​:
   • '매매의 목적이 된 권리가 타인에게 속한 경우에는 매도인은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
   • 설명: 피고 B가 이 사건 저작물의 저작권 전체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음에도(1/4 지분은 F에게 귀속) 원고 A와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을 체결한 것이 유효하다고 본 근거입니다. 이 조항에 따라 매도인은 타인의 권리라도 일단 매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이후 해당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3. 저작권법 제48조 (공동저작물의 이용)​:
   •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공동저작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으며, 각 저작재산권자는 그 지분을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
   • 설명: 피고 B는 이 조항을 근거로 F와 공유하는 저작권을 단독으로 양도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조항이 '공동저작물'의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며, 상속으로 인해 저작권 지분이 여러 상속인에게 나뉘어 귀속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저작물이 처음부터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공동저작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저작물이 상속을 통해 지분으로 나뉘었을 때는 이 조항의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4. 민법 제263조 (공유지분의 처분과 공유물의 사용, 수익)​:
   • '공유자는 그 지분을 처분할 수 있고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 수익할 수 있다.'
   • 설명: 저작권 지분이 상속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나뉘어 '공유' 상태가 되었을 때, 각 지분권자는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는 법리를 뒷받침합니다. 저작권법 제48조가 적용되지 않는 상속 지분의 경우, 각 상속인은 자신의 지분을 양도하는 데 다른 상속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해석의 근거가 됩니다.

참고 사항

1. 저작권 소유 관계 및 상속 확인의 중요성: 저작물을 양수하거나 상속받을 때에는 원저작자로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소유권 및 지분 관계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 관계, 상속 포기 여부, 호주 상속 여부 등에 따라 지분 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타인의 권리 매매의 유효성: 저작권 일부 또는 전부가 타인의 소유인 경우에도 이를 매매하는 계약 자체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권리 이전을 위해서는 해당 권리자의 동의나 협조가 필수적이므로, 계약 체결 시 이 점을 명확히 하고 협조 의무를 계약서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저작권 양도 등록 절차 및 협조 의무: 저작재산권 양도 계약을 체결한 경우, 양수인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 등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양도인의 승낙 의사표시 또는 공동 신청이 필요합니다. 계약 시 이러한 등록 절차에 필요한 협조 의무를 명확히 약정하고, 불이행 시의 조치를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 주장의 요건: 계약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었음을 이유로 계약 취소를 주장하려면, 해당 착오가 없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해야 하며, 착오를 한 당사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합니다. 단순한 법률 지식의 부족이나 주의 부족은 중대한 과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공동저작권과 상속 지분 공유의 차이: 공동저작권자가 저작권을 행사할 때는 원칙적으로 전원의 합의가 필요하지만(저작권법 제48조), 상속으로 인해 여러 명의 상속인에게 저작권 지분이 귀속된 경우에는 민법상 공유물의 처분 원칙(민법 제263조)이 적용되어 각 상속인이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받은 저작권 지분 양도는 공동저작권 규정에 구애받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