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임플란트 시술 후 발생한 감염 및 패혈증 손해배상 사건

원고가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감염 및 패혈증 증세가 발생하자,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치과의사 및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의료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시술 전 예상되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위자료 일부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C이 운영하는 치과의원에서 치아 발치 및 임플란트 식립술을 시술받은 환자입니다. 만성신부전, 고혈압, 2형 당뇨병, 협심증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 피고 C: C 치과의원을 운영하며 원고에게 치아 발치 및 임플란트 식립술을 시술한 의사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피고 C의 치과의원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 및 의사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입니다. 1청구당 보상한도는 5,000만 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16년 1월 20일과 22일, 피고 C이 운영하는 C 치과의원에서 치아 발치 및 임플란트 식립술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시술 전부터 만성신부전(5기), 고혈압, 2형 당뇨병, 협심증 등 여러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시술 후 원고는 통증, 오한, 종창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 2016년 2월 18일 의식저하 등의 증세로 F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클렙시엘라균에 의한 전이성 감염, 패혈성 색전증, 세균성 폐렴 등의 진단을 받고 약 35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후 미국 G 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C의 의료과실(무리한 시술, 기저질환 관리 소홀, 무균술식 미흡, 감염 후 조치 미흡)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위와 같은 악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 C과 피고 C의 의료배상책임보험을 계약한 피고 B 주식회사를 상대로 치료비 및 위자료를 포함한 총 114,724,67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C의 임플란트 시술 과정에서 환자의 기저질환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시술, 무균술식 미흡, 감염 발생 후 조치 미흡 등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C이 시술 전 원고에게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과 부작용, 시술 주체 등에 관하여 제대로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즉 악결과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아니면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한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 B 주식회사의 배상책임 범위와 보험계약상의 자기부담금 50만 원이 공제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C의 의료과실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기저질환 확인, 항생제 투여, 감염 예방 조치, 상급병원 권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시술 자체가 무리하다고 보기도 어렵고, 원고의 패혈증이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C이 시술 전 원고에게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이나 부작용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이 구체적 치료 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될 정도이거나 원고에게 발생한 악결과(감염, 패혈증 등)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한정하여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피고 B 주식회사는 피고 C과 공동하여 위자료 중 9,500,000원(위자료 10,000,000원 - 자기부담금 500,000원)을 지급하고, 피고 C은 1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에 대해 2016년 2월 18일부터 2020년 5월 8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치과의사의 의료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임플란트 시술 전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여 환자에게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고, 보험회사는 이 중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950만 원을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 적용되거나 언급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의사의 주의의무: 의사는 진찰, 치료 등 의료행위를 할 때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상황에 맞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의료행위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실천되고 시인되는 의학상식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의사에게는 진료환경,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이 주어지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를 놓고 특정 방법만이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 등 참조).
• 의료과실의 입증책임 완화: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피해자 측이 의료행위 과정에서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 과실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가 일련의 의료행위 외 다른 원인에 기인할 수 없다는 점(예: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 결함이 없었음)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 과실의 존재는 환자 측이 입증해야 합니다(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20127 판결 등 참조).
• 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거나 사망과 같은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상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의료행위 수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참조).
•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 설명의무 위반이 구체적 치료 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될 정도이거나 설명의무 위반 행위와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위자료)로 한정됩니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등 참조).
• 상법 제724조 제2항 (보험계약의 직접청구권)​: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것으로서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입니다. 보험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 채무는 보험계약을 전제로 하므로 보험계약에 따른 책임 한도액 범위 내에서 인정되며, 보험약관에서 자기부담금을 보험자가 지급할 보험금에서 공제하기로 정하였다면 보험자는 손해배상금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금액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의무를 부담합니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3다71951 판결 등 참조).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환자의 기저질환 고지 및 의료진의 확인: 당뇨병, 고혈압, 신장 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의료행위 전에 반드시 의료진에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상세히 알려야 합니다. 의료진 역시 환자의 기저질환을 충분히 확인하고 이를 고려하여 시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 설명의무의 중요성: 모든 침습적 의료행위(수술, 시술 등) 전에 의료진은 환자에게 시술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부작용, 시술 주체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환자는 설명을 꼼꼼히 듣고 궁금한 점은 반드시 질문하여 충분히 이해한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서면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의료과실 입증의 어려움: 의료과실은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명백한 과실이 있거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없음을 피해자 측이 입증해야 하므로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악결과가 시술 때문인지 기저질환의 자연적 경과 때문인지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 설명의무 위반의 의미와 손해배상: 의료과실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위자료 형태의 정신적 손해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이 직접적인 치료 결과의 악화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치료비와 같은 재산적 손해는 인정되지 않고 위자료만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의료배상책임보험 활용: 의료기관이 의료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 발생 시 환자는 의사와 보험회사 양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험 계약상의 자기부담금은 보험회사가 지급할 금액에서 공제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