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망인(D)은 2016년 8월 피고 병원에서 건강검진 중 폐에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호흡기내과 진료를 통해 괴사성 폐렴 및 결핵균 양성 소견으로 폐결핵 진단을 받고 4제결핵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결핵 치료 중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되어 2017년 1월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조직검사 결과 비소세포성 폐암으로 최종 진단받았고, 폐선암 치료 중 2017년 2월 6일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유가족(원고 A, B, C)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폐 이상 소견에도 불구하고 결핵으로 오진하여 폐암 진단을 지연시켰고, 이로 인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다며 피고(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망인 D는 2016년 8월 12일 피고 병원에서 건강검진 중 흉부 방사선 검사상 우측 폐상엽의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외래 진료를 권유받았습니다. 2016년 8월 16일 호흡기내과에 내원하였고, 8월 19일 흉부 CT 검사와 객담 검사를 통해 광범위한 괴사성 폐렴과 결핵균 양성 소견이 확인되어 폐렴간균이 검출되었고 괴사성 폐렴으로 진단되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8월 26일 망인을 입원시킨 후 항생제를 투여했고, 8월 30일 기관지 내시경 검사상 소량의 비정형세포 외 특이소견은 없었으나, 같은 날 시행된 객담 결핵균 핵산증폭검사에서 양성 반응으로 확인되어 폐결핵으로 확진했습니다. 2016년 8월 31일부터 4제 결핵제 치료를 시작하였고, 약물 부작용으로 재입원하기도 했으나 폐결핵 치료는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12월 21일 흉부 CT 검사상 악화된 폐결핵 및 급성 폐색전증 의심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폐 병변이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자, 망인과 원고들은 2017년 1월 25일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같은 날 폐와 쇄골 상단 덩어리에 대한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비소세포성 폐암(폐선암)으로 진단했고, 망인은 폐선암 치료 중 2017년 2월 6일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배우자 A와 자녀 B, C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2016년 8월 19일 흉부 CT 검사에서 폐의 의심스러운 덩어리가 관찰되었음에도 결핵으로만 단정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등의 오진으로 폐암 진단이 지연되어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총 1억 1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망인의 일실수입 34,203,014원, 장례비 5,000,000원, 위자료 40,000,000원 및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각 10,000,000원 등)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흉부 CT 및 객담 검사 결과에서 나타난 폐 이상 소견을 폐결핵으로만 단정하고 폐암 가능성을 의심하여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의료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러한 오진으로 인해 폐암 진단이 지연되어 망인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의료과실이 없다고 판단하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행위에 있어서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핵심입니다. 법원은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의사의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 상식을 뜻하므로 진료 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65416 판결 등 참조). 본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흉부 CT에서 폐의 덩어리가 관찰되었음에도 결핵으로 오진하여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의료과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흉부 CT 소견과 객담 검사 결과를 종합했을 때 당시 폐결핵을 의심할 수 있었던 점, 흉부 CT상 폐의 괴사가 광범위하게 나타난 경우 악성 종양 감별을 위한 정밀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점, 기관지 내시경 검사 시 조직검사의 한계, 비정형세포 소견의 의학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진료 과정이 당시의 의료 수준에서 통상의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시인되는 의학 상식을 벗어난 과실이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만성 질환 또는 복합적인 증상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예상과 다르게 악화될 경우, 단순한 질병의 악화가 아닌 다른 질병의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CT 영상에서 '덩어리'나 '괴사' 같은 소견이 발견되더라도, 이는 의학적 판단에 있어 단일한 근거가 아니며, 형태, 범위, 다른 검사 결과(예: 감염 여부) 등 종합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됩니다. 조직검사는 질병 진단의 확정적인 방법이지만, 침습적인 검사이므로 출혈, 기흉 등 여러 합병증의 위험이 따릅니다. 따라서 의료진은 검사의 필요성과 위험성,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게 되며, 환자나 보호자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관지 세척액 등에서 비정형세포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암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염증이나 감염에서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암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추가적인 추적 관찰이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든 진료 기록, 검사 결과, 의료진의 소견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병의 경과가 예상과 다르게 진행될 때, 과거 기록은 현재 상태를 평가하고 향후 진료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