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공사 설계 변경 및 물가 변동으로 인한 추가 공사대금 인정 판결

주택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 간의 아파트 신축 공사 계약에서, 시공사가 설계 변경과 물가 변동으로 인한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계약의 성격을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으로 해석하여 설계 변경에 따른 일부 추가 공사대금과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공사대금 조정을 인정하고, 피고 조합과 연대보증인들은 시공사에 약 14억 3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원고가 주장한 모든 추가 공사대금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피고 조합이 주장한 일부 감액 사유는 인정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토목건축공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재건축 아파트 신축 공사의 시공사입니다.
• B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피고): 서울 마포구 K 일대에서 주택 재건축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주체입니다.
• C 외 8인 (피고):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시공사와 피고 재건축조합은 2016년 11월 30일 서울 마포구 K 일대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나머지 피고들은 이 채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공사는 2016년 12월 12일에 착공되어 2019년 5월 24일에 사용승인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시공사인 원고는 공사 과정에서 설계 변경과 착공 지연으로 인한 물가 변동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약 27억 원에서 32억 원에 달하는 추가 공사비를 청구했습니다. 피고 조합은 이 중 6억 4천9백만 원만 인정할 수 있다고 답변하며, 계약이 총액계약이므로 건축 연면적의 변동 외에는 계약금액 조정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착공 지연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요 설계 변경 항목으로는 PHC 파일 공사, MAT 기초 변경, 영구배수공사, 방화자동문 설치, 조합원 창호 변경, 시스템 에어컨 추가, 석재 디자인 특화, 사인물 업그레이드 등이 있었고, 피고들은 주차장 ‘Set-Back’ 공사 및 친환경 발전 냉·난방 공사에 대한 감액도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사도급계약의 성격이 설계 변경에도 불구하고 공사대금이 절대적으로 고정된 '강한 의미의 총액계약'인지, 아니면 설계 변경 시 공사대금 조정을 예정하는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인지 여부. 둘째,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대금이 인정되는 구체적인 범위와 그 산정 기준. 셋째, 착공 지연에 대한 책임 소재 및 이로 인한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대금 조정의 가능성. 넷째, 피고들이 주장하는 공사대금 감액 사유의 타당성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들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1,430,952,13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0년 8월 15일부터 2020년 12월 10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2/5, 피고들이 3/5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재건축 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설계 변경 및 물가 변동 발생 시, 총액계약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추가 공사대금이 인정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우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계약 단가 산출이 어려운 경우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존중하고, 부가가치세 면세와 과세 부분이 혼재된 공사의 경우 과세 부분에 대해서만 부가가치세를 인정하는 등 실질적인 공사대금 정산 기준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민법: 계약의 해석 원칙, 채무불이행 및 손해배상 책임, 연대채무 등 일반적인 계약 관련 법리가 적용됩니다.
• 상법 제54조: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법정이율은 연 6%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의 경우,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을 연 12%로 정하고 있습니다.
• 조세특례제한법 및 동법 시행령: 특정 주택 건설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규정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세대당 전용면적 85㎡ 이하의 상시 주거용 주택 건설 용역이 면세 대상에 포함되어 추가공사비 중 과세 부분에 대해서만 부가가치세가 인정되었습니다.
• 계약의 해석 원리 (총액계약의 완화된 해석)​: 총액계약이라 하더라도, 계약서에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한 공사대금 조정이 가능하도록 명시되어 있다면, 공사대금이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으로 해석됩니다. 추가공사가 당초 계약 범위에 포함되는지 불분명할 경우, 계약 목적, 공사 경위, 계약 내용과 추가 내용의 비교, 비용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감정 결과의 존중: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하며, 일부 오류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모순되지 않는 한 해당 부분만 배척하고 나머지는 증거로 채택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재건축 또는 건설 공사 계약 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의 상세화: 총액계약이라 할지라도 설계 변경이나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대금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조정 절차, 기준, 범위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단가 산정이 어려운 신규 비목에 대한 기준을 사전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설계 변경 기록: 모든 설계 변경 사항은 서면으로 명확히 기록하고, 관련 합의 내용, 지시 사항, 공사대금 증감액 등을 상세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착공 지연 책임 명확화: 공사 착공 지연 사유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하고, 이로 인한 물가 변동 등 추가 비용 발생 시의 처리 방안을 사전에 약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감정의 중요성: 계약 단가가 불분명하거나 당사자 간 합의가 어려운 경우,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감정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필요한 자료를 충실히 제공해야 합니다.
• 부가가치세 처리: 부가가치세 면세 사업과 과세 사업이 혼합된 경우,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지급되는 용역과 면세되는 용역의 비율을 명확히 하고, 과세 부분에 대해서만 부가가치세가 적용됨을 인지해야 합니다. 매입세액 공제 여부도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