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경비행기 추락사고 항공정비사 무죄 판결

C 회사 소속 경비행기가 김포국제공항에서 이륙 중 추락하여 교관과 교육생 2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정비본부장 A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은 A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A는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항공기사고 조사보고서의 증거능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의 정비상 과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고 사고와의 인과관계 또한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조종사의 부적절한 비상 대처와 날개 결빙(아이싱) 가능성 등 다른 원인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C 회사의 정비본부장으로 사고 경비행기의 정비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
• 사망 피해자 E (37세), F (32세): 추락사고 당시 경비행기에 탑승하여 사망한 교관 및 교육생
• C 주식회사: 피고인 A가 정비본부장으로 근무했으며 사고 항공기를 임차하여 운영하던 회사
•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 원인 조사를 담당한 기관

분쟁 상황

2016년 2월 28일, C 회사가 임차한 경비행기 D가 김포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엔진 이상으로 추락하여 탑승하고 있던 교관 E(37세)과 교육생 F(32세)이 사망했습니다. 사고 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엔진 이상과 부적절한 정비 관리를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이에 따라 C 회사의 정비본부장인 A가 엔진 오일 누유 등의 문제에도 적절한 정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되었으며, 피고인 A는 자신의 과실이 없거나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항공기 사고조사보고서의 형사재판 증거능력 여부, 피고인 A가 항공정비사로서 사고 항공기의 엔진 오일 누유 및 다른 엔진 이상에 대해 적절한 정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인의 정비 과실이 사망 사고 발생의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는지 즉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또한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A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공기 사고조사보고서 자체의 증거능력은 인정했지만, 피고인에게 항공정비사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일부 정비 기록 관리 미비 등의 잘못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사고 당시 조종사들의 부적절한 비상 조치나 날개의 결빙(아이싱) 현상과 같은 다른 요인이 사고에 더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국제민간항공조약 및 부속서 제13조: 항공기 사고조사는 민·형사 책임 추궁과 관련된 사법절차와 분리되어 수행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권한을 가진 당국의 결정에 따라 적정한 사법권 행사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될 경우 사고 관련 자료가 사법절차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제30조: 사고조사는 민ㆍ형사상 책임과 관련된 사법절차, 행정처분절차 또는 행정쟁송절차와 분리ㆍ수행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조사 절차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으로, 조사보고서의 증거능력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해석되었습니다.
• 구 항공법(2016. 3. 29. 폐지) 제27조 제2항 및 현 항공안전법 제36조 제1항: 항공정비사는 정비·수리·개조를 한 항공기와 그 장비품 또는 부품에 대하여 항공기 등이 기술기준에 적합한 감항성(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항공기 제작사의 정비매뉴얼에 따른 정비 이행 여부가 정비사의 과실 판단의 주된 기준이 됩니다.
• 구 항공법 시행규칙(2017. 3. 30. 폐지) 제146조 제1항: 조종사들은 항공기 출발 전에 항공기의 감항성, 연료 및 오일의 탑재량과 그 품질, 해당 항공기와 그 장비품의 정비 및 정비 결과 등에 관하여 확인해야 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업무상 과실': 업무상 과실이란 업무와 관련하여 마땅히 다해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합니다. 과실 유무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판단하며,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는 없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은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 형법 제58조 제2항: 법원은 무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피고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항공기 정비 책임: 항공기 정비사는 항공기 제작사의 정비매뉴얼에 따라 항공기의 감항성(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철저히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는 해당 정비사의 자격, 보유 시설, 장비 등의 조건과 일반적인 정비사의 주의 정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정비 기록 관리의 중요성: 모든 정비, 점검, 부품 교체 등은 기록으로 상세히 남겨야 합니다. 정비 기록의 누락이나 부실은 사고 발생 시 정비사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조종사의 비행 전 확인 의무 및 비상 대처: 항공법에 따라 조종사는 비행 전 항공기의 감항성, 연료 및 오일 탑재량, 정비 상태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비행 중 엔진 이상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조종 매뉴얼에 따른 적절하고 신속한 비상 조치 이행 여부는 사고의 중대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사고 원인의 복합성: 항공기 사고는 엔진 결함, 정비 불량, 조종사 과실, 기상 상황(예: 아이싱), 기체 구조적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일 원인에만 집중하기보다 모든 가능한 원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 사고조사보고서의 한계: 항공기 사고조사보고서는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추정과 권고 사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입증하는 절대적인 증거로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은 법적 관점에서 객관적인 증거들과 함께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