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의 자금 대여 이자 초과 반환 판결

A지역주택조합은 자금 지원 명목으로 B 주식회사로부터 약 18억 6천만 원을 차용하면서, 컨설팅 용역 대금이라는 이름으로 약 20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A조합은 B회사에 총 약 34억 3천만 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차용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을 초과한다고 주장하며 초과 지급액 중 일부인 2억 1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B회사가 지급한 돈을 투자금이 아닌 대여금으로 판단했고, 용역 대금은 이자제한법을 회피하기 위한 변칙적인 이자로 보아 이자제한법에서 정한 최고 이율(연 25%)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B회사가 A조합에 2억 1천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A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설 등 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주택조합
• 피고(B 주식회사): A지역주택조합에 사업 초기 자금을 지원하고 용역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회사

분쟁 상황

A지역주택조합의 전신인 추진위원회는 2017년 12월 18일 B 주식회사와 '자금지원 관련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B회사가 사업 진행에 필요한 최대 20억 원을 '자금지원'하고, 그 대가로 별도로 '자금지원 컨설팅 용역 대가' 20억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B회사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A지역주택조합에 총 1,864,710,000원을 지급했으며, A조합은 2018년 5월부터 2019년 6월까지 B회사에 총 3,438,881,000원을 지급했습니다. A조합은 B회사에 지급한 돈이 이자제한법에서 정한 최고 이율을 초과하는 이자가 포함된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며 초과 이자 반환을 청구했고, B회사는 지급한 돈이 투자금이며 용역 대가는 정당한 컨설팅 용역에 대한 대가라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인 A지역주택조합이 설립 인가를 받기 전 소송을 제기했을 때 당사자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2. 피고 B 주식회사가 A지역주택조합에 지급한 자금의 성격이 대여금인지 혹은 투자금인지 여부
3. 이 사건 합의서상 '용역 대가' 약정이 실제 용역에 대한 대가인지, 아니면 이자제한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변칙적인 이자 지급 약정인지 여부
4. A지역주택조합이 피고에게 지급한 금액 중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율을 초과하는 부분이 있는지 여부와 그 초과액의 반환 범위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A지역주택조합의 청구를 받아들여 B회사가 A조합에 2억 1천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A지역주택조합에 제공한 자금을 실질적인 '대여금'으로 판단하고, '용역 대가' 명목의 금액은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율(연 25%)을 초과하는 변칙적인 이자로 보아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B회사는 A조합에게 초과하여 받은 이자 상당액 중 A조합이 청구한 2억 1천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주택조합이 정식 설립 인가 전이라도 고유의 목적과 조직을 갖추고 활동했다면 소송상 당사자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후 설립된 주택조합은 추진위원회의 권리 및 의무를 포괄 승계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 및 제3조, 제2조 제4항 (1998. 1. 13. 폐지 전 규정 포함)​: 금전 대차에 관해 채권자가 받는 예금, 할인금, 수수료, 공제금, 체당금 등 명칭과 관계없이 금전 대차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은 이자로 간주됩니다. 최고 이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지급한 경우 그 초과액은 원본에 충당되며, 원본이 소멸하면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2017년 기준 연 25%의 최고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2. 처분문서의 해석: 계약서와 같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된 내용대로의 의사표시를 인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당사자의 의사가 불분명할 경우, 계약의 동기와 경위, 목적,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3. 비법인사단 및 당사자능력: 어떤 단체가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규약을 만들고, 의사결정 및 집행기관을 갖추어 활동한다면 법인 설립 인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소송상 당사자능력을 가진 비법인사단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권리·의무의 포괄승계: 주택조합의 추진위원회가 조합 설립 전 체결한 계약에 따른 권리·의무는 조합의 창립총회 결의를 통해 설립된 주택조합이 적법하게 추인함으로써 포괄 승계됩니다.
5. 민법 제479조 (변제충당의 법정순서)​: 채무자가 빚을 갚을 때 별도의 합의나 지정이 없으면 비용, 이자, 원본 순으로 법정 변제충당이 이루어집니다.

참고 사항

1. 복잡한 계약서 작성 시 자금의 명목과 대가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대여금에 대한 이자를 회피하기 위해 컨설팅비, 용역비 등 다른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는 약정은 이자제한법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2. 금전 거래 시 실제 돈의 사용 목적, 상환 조건, 위험 부담 주체 등을 상세히 문서화하여 대여금인지 투자금인지의 혼란을 방지해야 합니다.
3. 지역주택조합과 같이 법인격을 갖추기 전의 단체(추진위원회 등)도 고유한 목적과 조직을 갖추고 활동했다면 소송상 당사자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4. 조합 설립 전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계약은 정식 조합이 설립된 후 적법한 추인 절차를 거치면 효력이 발생하며, 신규 조합원은 이러한 권리·의무를 포괄 승계하게 됩니다.
5. 이자제한법은 금융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강행 법규이므로, 어떠한 명목으로든 최고 이율을 초과하여 받은 돈은 원금에 충당되거나 반환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2017년 당시 연 25%의 최고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