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혼외자 정보 불법 수집 및 위증 사건

이 사건은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당시 고위공직자 후보였던 W의 혼외자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 과정에서 서초구청 공무원이 가족관계등록 정보를 누설하며, 관련자들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하여 위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국정원 고위 간부의 공모 여부를 부인하고 일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고 누설한 공무원들과 법정에서 위증한 이들에게는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로, 혼외자 정보 수집 보고를 받았으나 공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피고인 B, C: 국가정보원 간부들로, W의 혼외자 첩보 확인을 지시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인 D: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피고인 C의 지시를 받아 초등학교와 서초구청을 통해 Y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법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일부는 이미 확정된 판결과 동일성이 인정되어 면소 처리되었습니다.
• 피고인 E: 서초구청 공무원으로, 국정원 직원들의 요청을 받아 Y의 가족관계등록 정보를 불법적으로 조회하고 누설한 혐의 및 법정 위증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피고인 F: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W의 혼외자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법정 위증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O (공범): 서초구청 공무원으로, 피고인 D의 요청을 받아 피고인 E에게 Y의 가족관계등록 정보 조회를 부탁하고 D에게 전달했으며, 법정에서 위증하여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AE (공범): 서초구청 AP국장으로, 피고인 E에게 Y의 가족관계등록 정보 조회를 부탁하고 피고인 F에게 전달하여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W: 당시 고위공직자 후보였던 인물로, 그가 혼외자를 두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그의 혼외자인 Y의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수집되었습니다.
• Y: W의 혼외자로, 개인정보 유출의 피해자입니다.

분쟁 상황

2013년 2월, 국가정보원은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당시 고위공직자 후보 W에 대한 인사검증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후 2013년 6월, 국정원 내부에서는 W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첩보('감사관 첩보서')가 입수되었습니다. 이 첩보의 진위 확인을 위해 국정원 직원인 피고인 B와 C는 피고인 D에게 W의 혼외자인 Y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피고인 D은 서울특별시교육청 강남교육지원청을 통해 Z초등학교 교장으로부터 Y의 주소록 및 학교생활기록부 등 개인정보를 제공받았습니다. 또한, 피고인 D은 서초구청 소속 공무원 O를 통해 서초구청 N팀장인 피고인 E에게 Y의 가족관계등록 정보 조회를 요청했습니다. 피고인 E는 O와 AE 국장의 요청을 받아 Y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불법적으로 조회하고, Y이 '혼인 외의 출생자'라는 정보(이 사건 출생신고정보)를 O와 AE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이 정보는 이후 피고인 D과 대통령비서실 소속 F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이러한 불법적인 개인정보 수집 및 누설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자들이 기소되었고,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거나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여 위증 혐의로도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정보 불법 수집 및 누설: 국정원 직원들이 고위공직자의 혼외자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초등학교와 서초구청으로부터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여부와, 서초구청 공무원이 법령에 위배하여 가족관계등록 정보를 누설했는지 여부입니다.
2. 공모 공동정범 성립 여부: 특히 국가정보원 최고위 간부였던 피고인 A이 하위 직원들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 행위에 대해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기능적 행위 지배를 하였는지, 즉 공모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3. 위증죄 성립 여부: 관련자들이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증언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4. 공소사실의 동일성 및 일사부재리: 이미 다른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 D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새로운 공소사실이 이전에 확정된 판결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면소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피고인 A: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이 개인정보 불법 수집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고인 B: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C: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D: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이중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중 일부는 이미 확정된 판결과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면소(공소 기각)를 선고하고,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 피고인 E: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7,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법률 위반, 그리고 위증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피고인 F: 원심판결(이유 무죄 포함)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F의 위증 혐의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고위공직자의 혼외자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누설한 국가정보원 간부 및 서초구청 공무원들의 개인정보보호법 및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또한, 관련자들의 법정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엄격한 판단을 통해 유무죄를 가렸습니다. 특히, 국정원 고위 간부 A에 대해서는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무죄를 유지했으며, 피고인 D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중 일부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면소 처리되어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과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그리고 재판에서의 진실 의무를 강조하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5조, 제17조, 제59조, 제71조: 이 법은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호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합니다. 공공기관도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며, 개인정보는 법령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만 수집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처리자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으며,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국정원과 서초구청은 개인정보처리자이고, 피고인 D, B, C, E 등은 법령상 근거 없이 W의 혼외자 정보라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누설하여 이 법을 위반했습니다.
2.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6항, 제117조 제1호: 이 법은 가족관계 등록사항에 관한 전산정보자료의 이용 및 제공에 대해 규정합니다. 등록부를 관리하는 사람 또는 등록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은 이 법이나 다른 법에서 규정하는 사유가 아닌 다른 사유로 등록전산정보자료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피고인 E는 서초구청의 등록사무담임자로서 직무상 알게 된 Y의 가족관계등록 정보를 부당한 목적으로 누설함으로써 이 법을 위반했습니다.
3.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공동가공의 의사'와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 지배'가 필요합니다. 피고인 A의 경우, 비록 부하들의 보고를 받았으나 적극적인 지시나 묵시적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동정범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반면, 피고인 B, C, D, E는 각자의 역할과 지시에 따라 개인정보 불법 취득 및 누설에 공모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형법 제152조 제1항 (위증)​: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자기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한 때 성립합니다. 피고인 D과 E는 법정에서 자신들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인정되어 위증죄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반면 피고인 F은 증언 당시 기억이 불명확했고, 진술의 취지가 법적 평가나 의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증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5.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면소)​: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이미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다시 공소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어 면소 판결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D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중 일부는 이미 다른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어 면소 처리되었습니다. 이는 한 번 재판을 받은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재판받지 않는다는 형사법의 기본 원칙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는 함부로 조회하거나 유출해서는 안 됩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법령이 정한 목적과 절차에 따르지 않고 타인의 개인정보, 특히 가족관계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조회하거나 제공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및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법률 위반에 해당하여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지시를 받았다고 해서 면책되지 않습니다: 상급자의 지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불법적인 행위를 포함한다면, 지시를 따랐던 하급자 역시 범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불법적인 지시에는 단호히 거부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내부 고발 등의 절차를 고려해야 합니다.
• 법정에서의 진실 의무: 법률에 따라 선서한 후 법정에서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하는 것은 위증죄에 해당하며, 이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설령 피고인 본인의 방어를 위한 진술이라 할지라도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은 위증이 될 수 있습니다.
• 공공기관의 정보 요청 절차 준수: 국가기관이라 할지라도 다른 공공기관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때는 관련 법령에 따른 정식 절차와 서류를 갖추어야 합니다.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정보 수집은 불법적인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 수집의 '부정한 목적' 판단: 개인정보보호법상 '부정한 목적'이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정보를 알아보려 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타인의 민감한 정보를 취득하려는 시도 자체가 부정한 목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