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하도급 대금 지연 지급 관련 공정위 시정명령 취소 판결

원고(대형 건설사)가 리비아 프로젝트 설계 업무를 수급사업자(중소 건축사무소)에게 하도급 주면서, 발주처로부터 설계 기성금을 받았음에도 수급사업자에게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 미지급하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발주처로부터 받은 돈이 지원금이고 수급사업자의 기성고가 낮으며 지체상금으로 상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대부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정위가 명령한 지연손해금 중 4,915만 8천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신한): 리비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설계 업무를 하도급 준 대형 건설사입니다.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원고에게 하도급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린 정부 기관입니다.
• 수급사업자 ((주)건축사사무소명승종합): 원고로부터 리비아 프로젝트 설계 업무를 하도급 받은 중소 건축사무소입니다.
• 발주처 (리비아 주택기반시설청): 리비아 5,000세대 주거 및 공공시설 설계 및 시공 업무를 원고에게 도급한 리비아 정부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대형 건설사 주식회사 신한은 리비아의 대규모 주택 및 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 그 설계 업무를 중소 건축사무소인 수급사업자 주식회사 건축사사무소명승종합에게 하도급 주었습니다. 원고는 발주처인 리비아 주택기반시설청으로부터 설계 기성금 12,092,332LYD(약 120억 9천 2백만원)를 지급받았으나, 수급사업자에게는 하도급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위반을 이유로 원고에게 시정명령을 내렸고, 원고는 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하도급 대금 미지급 및 지연 지급의 정당성을 다투었습니다. 특히 발주처로부터 받은 금액의 성격, 수급사업자의 기성고 산정, 그리고 수급사업자의 납품 지연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사업자가 발주처로부터 받은 설계 기성금이 하도급 대금 지급의 기준이 되는지, 아니면 단순한 지원금인지 여부.
2. 수급사업자가 실제로 수행한 설계 업무에 대한 하도급 대금의 정확한 산정 기준과 금액.
3. 하도급 대금 지연 지급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적정한 산정 금액.
4. 수급사업자의 설계도서 납품 지연이 원사업자의 책임인지,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인지, 그리고 이로 인한 지체상금 채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에게 내린 시정명령 중 4,915만 8천원을 초과하여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령한 부분은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시정명령 전면 취소 등)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의 95%는 원고가, 5%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취소된 지연손해금 지급 명령 부분의 집행은 이 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발주처로부터 받은 12,092,332LYD(약 120억 9천 2백만원)가 공사 지원금이 아니라 설계 기성금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수급사업자의 실제 수행 설계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 대금은 총 118억 원 중 일부 미착수 부분을 제외한 7,471,666,000원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도급법에 의거하여 원고는 미지급 하도급대금 4,011,232,000원과 지연 지급한 대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49,158,000원을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급사업자의 설계 납품 지연은 원고 측의 현지 설계 오류나 변경 요구 등에 따른 것이므로 지체상금 채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중 49,158,000원을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지급 명령 부분만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하고 나머지 시정명령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하도급법) 제2조 제2항 (원사업자) 및 제3항 (수급사업자)​: 이 사건에서 (주)신한이 '원사업자'이고 (주)건축사사무소명승종합이 '수급사업자'에 해당함을 명확히 규정하여 하도급법 적용의 전제가 됩니다. 원사업자는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다른 사업자에게 제조, 수리, 건설 또는 용역 위탁을 하는 사업자이고, 수급사업자는 그 위탁을 받은 중소기업자입니다.
2. 하도급법 제9조 제2항 (부당한 수령거부 등의 금지)​: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로부터 목적물 등을 수령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검사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이 기간 내에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조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납품 지연을 주장하더라도, 정당한 검사 불합격 통지가 없었다면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3. 하도급법 제13조 제3항 (하도급대금의 지급 등)​: 원사업자는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이나 기성금을 받은 경우,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해당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발주처로부터 설계 기성금을 받고도 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않아 법 위반으로 판단된 주요 근거가 됩니다.
4. 하도급법 제13조 제8항 및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선급금등 지연지급 시의 지연이율 고시': 원사업자가 하도급 대금을 지연하여 지급할 경우, 그 지연 기간에 대하여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지급해야 할 지연손해금의 법적 근거 및 산정 기준이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원사업자는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받은 경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3항에 따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해당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어길 시 '선급금 등 지연지급 시의 지연이율 고시'에 의거하여 연 20%의 지연이자(지연손해금)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2. 하도급 계약 시 대금 지급의 기준이 되는 업무 범위, 기성고 인정 기준, 준공도서의 비중 등을 명확히 문서화하고, 이에 따라 기성금을 정확히 산정하여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합니다.
3. 수급사업자가 납품한 목적물(설계도서 등)에 대해 품질이나 내용상 문제가 있다면, 하도급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수령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검사 결과를 통지해야 합니다. 이를 통지하지 않으면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후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를 주장하며 지체상금을 청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4. 도급인(발주처)으로부터 대금을 받은 시점과 하도급업체에 지급한 시점을 철저히 기록하고 관리하여 지연 지급으로 인한 법적 분쟁을 사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5. 발주처의 사정이나 원사업자의 요구로 인해 하도급 공사가 지연되거나 설계 내용이 변경되는 경우, 이에 대한 책임 소재와 추가 비용, 기간 연장 등에 대한 합의 내용을 서면으로 명확히 남겨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