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중국에 기반을 둔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여 사기 및 범죄단체 활동을 한 피고인 5명에 대한 판결입니다. 이 조직은 여러 유형의 콜센터를 운영하며 개인정보 DB를 이용해 대부업체, 금융기관,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수억 원을 편취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주로 '장집 콜센터'에서 상담원 역할을 하며 대포통장 및 체크카드를 모집하고, 구체적인 사기 범행에 공모하여 피해금을 가로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그리고 사기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가담 기간, 피해액, 반성 정도 등을 참작하여 각각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한 명의 피고인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성명불상의 총책 'P'를 비롯한 핵심 조직원들은 불상의 방법으로 개인정보 DB를 취득한 후, 대부업체, 금융기관, 수사기관 등을 사칭하여 피해자들을 속이는 보이스피싱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이를 위해 2017년 초부터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원덩시, 랴오닝성 따리엔시 등에 '장집 콜센터' (계좌 및 체크카드 모집), '수수료집 콜센터' (신용등급 상향비 명목 사기), '대환대출 콜센터' (저금리 대환대출 빙자 사기), '검찰사칭 콜센터' (수사기관 사칭 안전 계좌 이체 사기) 등 여러 유형의 콜센터 사무실을 개소하여 필요한 전화기, 컴퓨터 등 물적 설비를 갖추고 운영했습니다. 조직은 총책(P), 관리책임자(사장, 실장), 중간관리책임자(팀장), 상담원, 통신담당 등으로 체계적인 위계를 갖추고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신규 조직원은 인터넷 구인 광고나 지인 추천 등을 통해 모집되었으며, 중국으로 오면 보이스피싱 교육을 받고 조직에 가입했습니다. 조직원들은 가명을 사용하고, 근무 시간 및 활동이 엄격히 통제되었으며, 무단 귀국이나 탈퇴가 어렵도록 여권을 보관하고 협박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리되었습니다. 업무 실적이 부진하거나 규정을 어기면 질책을 받았으며, 범행 수익은 직책과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친구의 제의로 2018년 4월부터 2019년 1월 사이 중국으로 출국하여 웨이하이 '장집 콜센터'에 상담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이들은 총책 및 다른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대포통장 및 체크카드를 모집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피고인 HM, HO, HQ는 2018년 4월부터 12월까지 각각 52회(4억 3,276만 원), 35회(3억 1,347만 원), 27회(2억 707만 원)에 걸쳐 피해자들로부터 대환대출 상환금 명목으로 돈을 송금받는 데 가담했습니다. 피고인 HN과 HP도 유사한 방식으로 2019년 1월부터 2월까지 피해자들로부터 각각 500만 원, 7회에 걸쳐 8,741만 원을 가로채는 데 가담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대출업체 직원을 사칭하며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유도하는 등의 기망 행위를 통해 재물을 편취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단체성 인정 여부와 피고인들이 해당 범죄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였는지, 그리고 실제 사기 범행에 공모하여 가담하였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의 피고인들의 역할(상담원)이 범죄단체 활동 및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HM에게 징역 2년 8개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HN에게 징역 8개월과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합니다. 피고인 HO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HP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HQ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모두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여 사기 및 범죄단체 활동의 죄책을 지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계획성, 예방의 어려움, 피해 회복의 실질적 불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이러한 범죄에 가담하는 행위가 매우 무겁다고 강조했습니다. 피고인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이었으나, 범행 기간, 피해자의 수와 피해액, 가담 정도, 반성 여부, 전과 유무 등 다양한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형량을 정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HN의 경우 가담 기간이 짧고 직접적인 사기 실행 부분이 적었으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참작되어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행위이므로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피고인들은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상환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114조(범죄단체조직):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단체나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자를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 보이스피싱 조직은 체계적인 조직과 역할을 갖추고 사기 범죄를 목적으로 했으므로, 피고인들의 가입 및 활동에 이 조항이 적용되어 가중처벌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들은 총책 및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보이스피싱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으므로, 각자의 역할이 다르더라도 전체 범행에 기여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처벌받았습니다.
형법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개의 죄(경합범)를 동시에 판결할 때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사기죄와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가 경합범으로 인정되어 피고인들의 형량이 가중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 HN의 경우, 비교적 가담 기간이 짧고 직접적인 사기 실행 부분이 적었으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의 유리한 사정들이 참작되어 징역형의 집행이 유예되었습니다.
해외에서의 고수익 일자리 제안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친구나 지인의 제안이라 할지라도 출국 후 여권을 압수당하거나,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개인정보(계좌,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를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 조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개인 명의의 통장이나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본인도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본인의 금융 정보를 타인에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조직적인 범죄에 가담하게 되면 설령 본인이 조직 내 하위 직책에 불과하고 단순한 지시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으로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초기 가담이라 할지라도 그 대가는 매우 클 수 있습니다. 대출을 해주겠다거나 신용 등급을 올려준다는 명목으로 수수료나 기존 대출금 상환금을 요구하는 경우, 또는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안전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모두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이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의심스러운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즉시 경찰(112)이나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