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이 사건은 피고 B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옆 공장 건물에 입주해 있던 원고 주식회사 A의 기계와 재산에까지 번져 손해를 입히면서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 B 공장 건물의 설치나 보존에 하자가 있었고 이것이 화재 확산의 공동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피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화재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고 원고의 공장 건물 구조도 가연성이 높았다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감경하여 최종적으로 47,396,795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경북 고령군에 있는 피고 B가 운영하는 F 공장에서 2019년 2월 18일 오전 3시 24분경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로 인해 피고 공장 건물에 다량 적재되어 있던 부직포 원료 등의 가연물이 불에 타면서 불길이 인접한 원고 주식회사 A가 임차하여 운영하는 공장 건물로 번졌습니다. 원고의 공장 건물 내 기계 및 유체동산이 소훼되는 피해를 입자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화재 원인은 소방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 결과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발화지점은 피고 공장동 내부 좌측 부분으로 추정되었습니다.
피고 소유 공장의 화재 확산에 대한 공작물 책임 인정 여부와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감경한다면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47,396,79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년 2월 18일부터 2021년 8월 10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공장의 가설창고에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있어 화재가 확산되었으므로 피고에게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른 공작물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화재 발생 원인이 불명확하며 원고 공장의 가연성 구조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50% 감경하여 47,396,795원을 지급하도록 최종 판결했습니다.
민법 제758조 제1항 (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이 조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그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공작물의 하자는 단순히 고장 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작물이 통상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공장의 가설창고에 방화벽이나 스프링클러와 같은 화재 확산 방지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화재가 쉽게 확산될 수 있었던 점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로 인정되었습니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 (실화자의 책임): 이 법률은 화재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지만, 그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다만 실화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이 법률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보통 사람이 조금만 주의하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을 전혀 간과하는,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 부족 상태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했으므로, 법원은 화재 발생 원인 불명, 원고 공장의 가연성 구조, 화재 발생 시점 및 진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50% 감경했습니다.
다른 건물로 화재가 확산되어 피해를 입었을 경우, 화재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더라도 발화 공작물의 설치나 보존상 하자로 인해 화재가 확산된 경우 공작물 소유주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공장이나 창고를 운영할 때는 화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화벽, 스프링클러 등 화재 방지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연성 물질을 다량 적재하는 경우 이러한 시설은 더욱 필수적입니다. 또한 건물 구조가 샌드위치 패널과 같이 가연성이 높은 재질로 되어 있다면 화재 발생 시 연소 확대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변 건물과의 이격 거리 확보나 자체적인 방화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신고와 초기 진화도 중요하지만, 연소 확대가 예상되는 경우 주변 공장이나 시설에 대한 대피 및 방호 조치도 고려해야 합니다.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에서는 실화책임법에 따라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책임이 경감될 수 있으므로, 화재 원인과 확산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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