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피하려 아들에게 재산 증여한 행위 취소 사건

국가에 거액의 세금을 체납한 B가 자신의 아들인 피고 A에게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 및 양도한 행위가 세금 징수를 어렵게 만드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된 판결입니다. 법원은 B가 재산을 이전할 당시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으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 절차 이행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대한민국 (정부) - B에게 총 1,236,523,560원의 조세채권을 가진 채권자
• 피고: A - 채무자 B의 아들로, B로부터 문제의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 및 양도받은 자
• 채무자: B - 피고 A의 아버지로, 자신이 과점주주인 회사(C)의 법인세 및 자신의 종합소득세 등 총 1,236,523,560원을 체납한 자
• 주식회사 C: B가 과점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로, 체납된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로 인해 B에게 2차 납세의무가 부과됨
• H: 채무자 B의 배우자이자 피고 A의 어머니로, 이혼 재산분할을 명목으로 증여 주장의 한 당사자

분쟁 상황

채무자 B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C)의 법인세 체납으로 인한 2차 납세의무 및 자신의 종합소득세 등 총 1,236,523,560원의 국세를 체납했습니다. B는 이러한 조세채권이 발생한 시점 또는 그 이전에 아들인 피고 A에게 2020년 12월 15일 이 사건 제1부동산을, 2021년 7월 21일 이 사건 제2, 3부동산을 증여하고, 2021년 4월 27일 이 사건 주식을 액면가 1주당 5,000원씩 총 1억 480만 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 계약들이 B의 재산을 감소시켜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부족하게 만드는 사해행위라며 계약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A는 이 계약들이 B와 그의 배우자 H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의 일환이며, 당시 B가 채무초과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체납자인 B가 아들 A에게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 및 양도한 행위가 채권자인 대한민국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A가 이러한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알았는지(악의)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해당 증여 및 양도 행위가 B와 배우자 H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피고의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도 다투어졌습니다.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 절차 이행 청구가 법률적으로 적합한지도 함께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소 중 별지2 목록에 기재된 주식에 대한 명의개서 절차 이행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한다.
2. 피고 A와 채무자 B 사이에 체결된 별지1 목록 제1항, 제2항, 제3항 기재 각 부동산에 대한 증여계약은 모두 취소한다.
3. 피고 A는 채무자 B에게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4. 별지2 목록에 기재된 주식에 관하여 피고 A와 채무자 B 사이에 체결된 양도계약은 취소한다.
5. 소송 비용은 피고 A가 모두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B가 거액의 조세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아들 A에게 부동산과 주식을 이전한 행위가 채권자인 국가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취소했습니다. 이로써 B의 재산이 다시 원상회복되어 국가의 조세채권 징수 가능성이 확보되었지만, 주식의 명의개서 절차 청구는 법률적인 절차의 문제로 각하되었습니다. 이는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특정인에게 재산을 이전할 경우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채권자취소권'과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 법리: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 사례 적용: 이 사건에서 B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아들 A에게 부동산과 주식을 이전한 행위는 채권자인 대한민국의 세금 징수를 어렵게 만드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재산을 이전한 채무자 B는 사해의사(채권자를 해하려는 의도)가 추정되고, 수익자 A(B의 아들)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악의(사해행위임을 알았음)가 추정되므로, A가 자신이 선의였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가 이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보전채권: 조세채권은 구체적인 부과처분 이전에 발생의 기초적인 법률관계가 형성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경우,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B에게 부과된 제2차 납세의무로 인한 법인세 등 채권과 인정상여 소득처분에 의한 종합소득세 채권이 이에 해당한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 채무초과 상태: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로 인해 채무자의 재산이 감소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한 상태가 심화되면 사해행위가 성립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증여 당시 B가 총 적극재산 2,226,022,682원보다 총 소극재산 3,111,938,854원이 많아 채무초과 상태였음을 인정했습니다.

2. 국세징수법 제25조 (사해행위취소의 소)​

• 법리: 국가가 조세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민법상 채권자취소권의 특별 규정입니다.
• 사례 적용: 대한민국은 이 조항을 근거로 B가 아들 A에게 재산을 증여한 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3. 상법 제337조 제1항 (주주명부의 명의개서)​

• 법리: 주식의 양수인은 회사에 대해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으나, 이는 양도인의 협력 없이 양수인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대항요건에 불과합니다.
• 사례 적용: 원고(대한민국)가 사해행위 취소 후 피고(A)를 상대로 직접 주식의 명의개서 절차 이행을 청구했으나, 상법의 취지에 따라 양수인이 단독으로 회사에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피고에게 직접 명의개서 이행을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개인이 세금 등 채무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을 가족 등 특수 관계인에게 증여하거나 시세보다 낮게 매도하는 행위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재산을 이전할 경우, 반드시 해당 재산 이전이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족 간의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은 명확한 기준과 협의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단순히 재산 이전을 위한 편의상의 절차 생략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재산분할을 주장하는 경우, 부부 공동 재산의 내역, 각자의 기여도, 분할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 내용 등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할 당시 자신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정확히 파악하여 채무초과 상태를 피해야 합니다. 특히, 회사의 주식 가치나 보험 환급금 등은 실질적인 재산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