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과 고시원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이유로 청년과 중장년층 취약계층이 혼재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3년 미만의 단기 체류자가 다수를 차지하며, 주민 간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가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자연스레 외부와 단절된 생활방식을 낳고, 이는 일명 '은둔 고립'으로 표현됩니다.
원룸·고시원촌 거주자의 사회적 관계망을 조사한 결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 가족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질적인 교류 빈도는 낮아 가족과의 정서적 연결조차 쉽게 끊어질 위험을 내포합니다. 더욱이 복지사나 공공서비스 관련 인물을 가까운 이로 인정한 경우는 극히 드물어 사회복지 개입 면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원룸·고시원촌 거주자들은 사적 공간에 대한 민감성이 매우 높아 외부 복지 개입을 강한 거부감과 함께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생활사를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거나 불편하게 느끼며 방문하는 복지사에게 문을 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복지 신청주의에 기반한 사회복지 체계에서는 더욱 심각한 사각지대 형성으로 이어집니다.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물리적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민들이 만남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자체가 부족한 점 또한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주변 환경과 복지 인프라의 부적절함이 사회적 고립을 더욱 견고히 만드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특히 청년층 비중이 높은 원룸·고시원촌은 안정적인 노동환경의 부재, 심리적 무력감, 가정 내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사회적 고립이 심화됩니다. 초기에는 학교나 청소년 지원기관 등에서 상처를 치유받을 기반이 있었으나 성인이 되어 독립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들이 느끼는 무력감은 커지고 자신감은 감소합니다. 이러한 심리적 상태가 다시 사회적 관계 단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사회복지 접근 방식의 재검토와 지역사회 기반 안전망 강화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취약계층이 많이 모여 사는 원룸·고시원촌 거주자에게는 보다 섬세하고 지속적인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며,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접근 방법과 더불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가 병행되어야 사회적 은둔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