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수술 후 아이 사망, 의료과실 여부 다툼 사건

한 아이(망 H)가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후 퇴원했으나, 기침, 콧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이후 갑작스러운 대량 출혈과 심정지로 응급실에 이송되었으나 끝내 사망했습니다. 아이의 부모(원고 A, B)는 수술을 담당한 C병원과 의사 D, 그리고 퇴원 후 감기 증상을 진료한 J병원의 의사 E에게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진료상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사망한 아이(망 H)의 부모
• 피고 C병원: 망 H에게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시행한 병원
• 피고 D: C병원 소속 의사, 망 H의 수술 및 외래진료 담당
• 피고 E: J병원 대표자 겸 의사, 망 H의 퇴원 후 감기 증상 진료 담당

분쟁 상황

아이가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후 퇴원했으나, 감기 증상이 악화되어 결국 갑작스러운 대량 출혈과 심정지로 사망에 이르자, 부모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진료 과정 및 수술 후 설명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부모는 수술 전 감기 증상 확인 미흡, 퇴원 시 발열 증상 간과, 응급 상황 시 수혈 지연, 부적절한 약물 투여, 그리고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출혈 위험성에 대한 설명 부족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C병원과 의사 D이 망 H의 수술 전후 진료, 퇴원 조치, 응급 수혈, 약물 투여 과정에서 진료상 과실을 범했는지 여부.
2. 피고 D, C병원, 그리고 피고 E이 망 H 및 그 보호자인 원고들에게 수술 후 출혈 위험성이나 대처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3. 피고 E이 망 H의 감기 증상 진료 시 입원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은 것이 진료상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합니다.
2.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수술 전후 진료, 퇴원 조치, 수혈 및 약물 투여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으며, 피고 E 의사의 진료에도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의사는 환자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 주의의무의 수준은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의료행위의 수준, 즉 통상적인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시인되는 의학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2. 의료과실의 입증책임: 의료행위는 전문적 지식을 요하므로 일반인이 과실 여부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가 의료과실 외 다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의료과실에 의한 손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만으로는 막연히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의사에게 무과실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3.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의 재량: 의사는 환자의 상황, 당시의 의료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집니다.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만을 놓고 특정 방법만이 정당하다고 하여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을 과실로 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 등 참조)
4. 설명의무: 의사는 수술 등 침습적이거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상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 또는 보호자가 해당 의료행위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거나 침습행위로 인한 중대한 결과가 아닌 경우에는 위자료 지급 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습니다.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다27151 판결, 대법원 2016. 9. 23. 선고 2015다66601, 66618 판결 등 참조)

참고 사항

1.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므로 의료과실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소견과 증거가 중요합니다.
2. 수술 전후 의료진의 설명의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중요 합병증 및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받았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퇴원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듣고, 서면으로 제공된 정보도 잘 보관해야 합니다.
3. 수술 후 발열이나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편도수술 후 출혈은 주요 합병증이므로, 출혈 징후가 보이면 즉시 응급실로 방문해야 합니다.
4. 의료진의 진료행위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재량을 가지므로, 진료 결과가 나쁘다고 하여 무조건 의료과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의 의료수준과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5. 환자의 상태 악화 시 응급 수혈이나 특정 약물 투여 결정은 당시 환자의 활력징후, 혈액검사 결과 등 객관적인 의학적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며, 의학 전문가의 감정을 통해 적절성 여부가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