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건물 건축선 위반으로 인한 사용승인 반려처분 취소 사건

유한회사 A는 전주 덕진구의 한 토지에 건물을 지으면서 건축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토지가 '미관지구(나중에 경관지구로 통합)'에 해당하여 도로 경계선에서 2미터 후퇴하여 건축선을 지켜야 했음에도, 설계 과정에서 이를 간과하여 건축선에 걸리게 건물이 지어졌습니다. 건물 완공 후 유한회사 A가 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전주시 덕진구청장은 건축선 위반 등을 이유로 사용승인을 거부했습니다. 유한회사 A는 건축 허가 과정에서의 구청의 잘못을 지적하며, 건축선 위반을 시정하기 위해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 막대한 손해에 비해 공익상 필요한 정도가 아니므로 구청의 반려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구청의 건축허가 과정상의 잘못이 크고, 이미 완공된 건물의 상당 부분을 철거하는 것은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므로 반려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여 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유한회사 A: 이 사건 건물의 건축주로서, 건물을 완공했으나 건축선 위반을 이유로 사용승인을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입니다.
• 주식회사 D (원고보조참가인): 이 사건 건물의 설계를 담당했던 회사입니다. 건축선 위반 설계를 간과한 책임이 일부 인정되었습니다.
• 전주시 덕진구청장: 이 사건 건물의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처분 권한을 가진 행정청으로, 건축선 위반을 이유로 사용승인을 반려한 피고입니다.

분쟁 상황

유한회사 A는 전주 덕진구의 한 토지에 지상 4층 건물을 짓기 위해 2019년 3월 피고인 전주시 덕진구청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사건 건축부지는 '미관지구'였으나, 당시 법 개정으로 '경관지구'로 통합되는 과도기였고, 종전 규정에 따라 주도로 경계선으로부터 2미터 후퇴한 선을 건축선으로 지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유한회사 A의 설계사는 이러한 건축선 제한을 간과하고 건물을 설계했고, 피고인 구청 역시 건축허가 심사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특히 구청은 현장 조사 업무를 설계사에게 대행하게 했는데, 설계사는 건축선 준수 여부에 대해 허위 내용을 제출했습니다. 유한회사 A는 이 허가에 따라 건물을 완공했으나, 2019년 9월 첫 사용승인 신청 당시 건축선 위반 사실을 통보받고 신청을 취하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사용승인 신청과 보완 요구가 있었지만, 구청은 건축선 위반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2021년 6월 4일 사용승인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이에 유한회사 A는 이 반려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신뢰보호 원칙 위반 여부: 건축주가 행정청의 건축허가를 신뢰하여 건물을 지었음에도, 허가 자체의 하자로 인해 사용승인이 거부된 것이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건축 설계를 담당한 자에게 하자를 알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신뢰보호 원칙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건축허가 자체에 하자가 있어 위법한 건축물이더라도, 허가 취소에 준하는 조리상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 행정청이 사용승인을 거부한 것이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행정청의 허가 과정상 잘못이 크고, 건축주의 피해가 막대하며, 공익 침해 정도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전주시 덕진구청장이 유한회사 A에게 한 건축물사용승인신청 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모두 피고인 전주시 덕진구청장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건축허가 과정에서 행정청의 잘못이 크고, 이미 완공된 건축물에 대해 건축선 위반을 이유로 사용승인을 거부하는 것이 건축주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반려처분은 행정청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행정청의 건축행정 과정에서 신중한 법규 검토가 필요하며, 건축주의 기득권 보호와 비례의 원칙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법의 일반원칙): 행정청이 개인에게 어떤 행정처분에 대해 공적인 견해표명을 했을 때, 개인이 그 견해를 신뢰하고 어떤 행위를 했다면,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견해에 반하는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행정청(피고)이 건축허가를 내준 것이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볼 수 있으나, 설계자인 주식회사 D가 건축선 위반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고 보아 건축주 유한회사 A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는 신뢰보호 원칙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즉, 설계자의 잘못이 건축주의 책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2. 재량권 일탈·남용 및 비례의 원칙 (행정법의 일반원칙): 행정청의 재량행위는 법률의 목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특정 사인의 불이익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현저히 클 경우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서 위법하다는 원칙입니다.
   • 건축법 제22조 제1항, 제2항 (건축물 사용승인): 건축물 사용승인은 건축물이 건축법과 허가 내용에 따라 시공되었는지 확인하고 적합할 경우 사용승인서를 내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칙적으로 기속행위(법규에 따라 반드시 해야 하는 행위)이지만, 건축허가 자체에 하자가 있어 위법한 건축물인 경우 사용승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주시 덕진구청장의 사용승인 반려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피고의 잘못: 구청이 건축선 위반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건축허가를 내준 잘못이 큽니다. 특히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업무를 설계자인 주식회사 D에 대행하게 한 것은 건축법 제27조 및 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입니다. 이 규정은 건축허가 관련 현장조사 대행 시 해당 건축물의 설계자나 공사감리자가 아닌 자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원고의 불이익: 유한회사 A는 허가에 따라 지상 4층의 연면적 660.81m² 건물을 완공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들였고, 사용승인이 거부될 경우 소유권 이전등기 등 정상적인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행강제금 부과 등 불안정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검사가 2021년 10월 12일 원고의 대표자에 대해 건축선 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한 사실도 있습니다.
     • 지나친 희생 강요: 건축선 위반을 시정하기 위해 건물의 상당 부분을 철거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건물 사용을 포기하는 것과 같아 유한회사 A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 공익 침해의 미미함: 이 사건 건축물이 건축선을 침범하여 시가지 경관을 크게 해치거나 인근 건물들의 조망을 방해한다고 보기 어려워, 사용을 허용하더라도 건축행정상의 공익을 심히 훼손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3. 건축법 제46조 (건축선의 지정): 건축선은 대지와 도로의 경계선 등 건축물이 건축될 수 있는 한계를 정하는 선으로, 시가지경관지구 등 특정 지역에서는 건축선을 도로 경계선으로부터 일정 거리 후퇴하도록 지정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 적용: 이 사건 건축부지는 종전 '미관지구'였고, 법 개정으로 '경관지구'로 통합되었으나, 당시 전주시 고시에 따라 주도로 경계선으로부터 2미터 후퇴한 선이 건축선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유한회사 A의 건물은 이 건축선을 위반하여 지어졌습니다.
4. 구 건축법 시행규칙 제6조 제1항 제2호 및 [별표2]: 건축허가 신청 시 제출해야 할 서류를 규정하며, 건물부지의 지역·지구 및 도시계획사항 등이 표시된 건축계획서, 건축선 및 대지경계선으로부터 건축물까지의 거리가 표시된 배치도 등을 첨부하도록 합니다. 이는 행정청이 허가 심사 시 건축선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할 의무를 뒷받침합니다.

참고 사항

1. 건축허가 전 면밀한 검토: 건축주와 설계자는 토지의 용도지구, 건축선 등 관련 법규를 허가 신청 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행정청의 허가에도 불구하고 설계자의 과실은 건축주의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행정청의 책임: 행정청은 건축허가 심사 과정에서 건축선 위반 등 명백한 하자를 간과하거나, 현장 조사 및 확인 업무 대행자를 부적절하게 선정하여 발생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3. 기존 건물의 철거 요구의 어려움: 이미 완공된 건축물의 건축선 위반을 이유로 사용승인을 거부하고 사실상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건축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므로, 행정청은 공익과 개인의 불이익을 비교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4. 경미한 위반 사항의 보완: 건축선 위반 외의 조경, 포장 등 경미하고 부수적인 보완 요구 사항은 사용승인 반려의 주된 사유가 되기 어려우며, 건축주가 보완할 의사를 보였다면 이를 참작해야 합니다.
5. 명확한 보완 지시의 필요성: 행정청은 위반 사항 발견 시 초기 단계부터 건축주에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보완 지시를 내려야 하며, 모호한 보완 요구로 인해 건축주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면 행정청의 귀책사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