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피고인 A는 유아용 의류업체 운영 과정에서 지인들에게 사업 자금을 빌리거나 계(契)에 가입하여 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 D으로부터 8,500만 원을 빌릴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기망하여 편취했다고 판단,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C에 대한 계금 편취 혐의, 피해자 D에 대한 1,500만 원 사기 혐의, 피해자 D과 B에 대한 1억 5,000만 원 사기 혐의는 범행 당시 편취의 고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피고인 A는 유아용 의류 제조업체 '유한회사 H'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약 7억 원에 달하는 금융기관 대출과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는 2017년 1월경부터 피해자 C이 운영하는 두 개의 번호계에 각각 4구좌씩 가입하여 계금을 수령하며 회사의 운영 자금을 충당하거나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또한 A는 2017년 1월 16일 피해자 D에게 '베트남 호치민 의류 매장 개장을 위한 사업 자금' 명목으로 1,500만 원을 빌렸습니다. 같은 해 9월 4일과 9월 5일에는 D에게 동일한 사업 자금 명목으로 총 8,500만 원을 추가로 차용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은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되었습니다. 이어서 2017년 9월 7일과 9월 8일에는 D과 그녀의 남편 B에게 1억 5,000만 원을 추가로 빌리면서 유한회사 H 소유의 공장 부동산에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담보로 설정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A는 2018년 7월경부터 번호계의 계불입금을 납입하지 못하게 되었고, 빌린 돈을 변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피해자들은 A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피고인이 돈을 빌리거나 계에 가입하여 계금을 수령할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속여 금전을 편취하려는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사기죄는 돈을 빌릴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피고인의 재정 악화가 차용 이후에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변제 불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D으로부터 2017년 9월 4일과 9월 5일 차용한 합계 8,500만 원에 대한 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었고, 나머지 피해자 C에 대한 계금 편취 혐의, 피해자 D에 대한 2017년 1월 16일자 1,500만 원 사기 혐의, 피해자 D, B에 대한 2017년 9월 7일과 9월 8일자 1억 5,000만 원 사기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피고인 A가 피해자 D으로부터 8,500만 원을 빌릴 당시에는 운영하던 회사의 금융기관 대출이 약 7억 원에 달하고 적자가 누적되어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빌린 돈의 상당 부분을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한 점 등이 인정되어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반면, 피해자 C에 대한 계금 편취 혐의는 피고인이 상당 기간 계불입금을 납입했고, 계 가입 당시 사업 확장을 도모하던 시기였으며, 재정 악화가 이후에 발생한 사정으로 판단되어 편취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피해자 D에 대한 1,500만 원 사기 혐의도 당시 회사의 사업 확장 노력과 꾸준한 이자 지급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해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D, B에 대한 1억 5,000만 원 사기 혐의는 피고인이 충분한 담보 가치가 있는 부동산에 가등기를 설정해 주었고, 피해자들도 이를 확인한 후 돈을 빌려준 점, 이후 경매 절차에서의 낮은 매각은 차용 이후의 사정이라는 점을 들어 무죄로 결론 내렸습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속임)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47조 제1항). 이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편취의 고의'인데, 이는 돈을 빌리거나 재물을 받을 당시부터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고의는 피고인이 직접 인정하지 않더라도 범행 전후의 재정 상태, 환경, 거래 내용, 이행 과정 등 객관적인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으며,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기죄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돈을 빌린 후 예측하지 못한 경제 사정의 변화로 변제를 못하게 된 경우에는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으로 보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채무자가 돈을 빌리면서 충분한 담보를 제공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8,500만 원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회사가 이미 심각한 재정난에 있었음에도 사업 자금이라고 속여 돈을 빌린 후 상당 부분을 채무 변제에 사용한 점이 편취의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다른 혐의들은 당시 피고인의 사업 확장 노력, 꾸준한 이자 지급, 충분한 담보 제공 등의 사정이 있어, 돈을 빌릴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이는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배상명령신청은 유죄판결이 선고되는 범죄사실에 한하여 이유가 있을 때 인용될 수 있으므로, 무죄가 선고된 혐의에 대한 배상신청은 각하됩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2호).
금전을 빌려주거나 투자할 때는 상대방의 말만 믿지 말고, 변제 능력과 의사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사업 자금'이라는 명목의 대출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서, 재무제표, 담보 서류 등을 꼼꼼히 요구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담보를 제공받는 경우, 해당 담보물의 현재 가치, 선순위 채권의 유무, 실제 피담보채무액 등을 등기부등본, 감정평가서 등으로 철저히 검토하여 예상치 못한 손실을 방지해야 합니다. 계(契)와 같이 다수가 참여하는 장기간의 금전 거래에서는 계주와 계원들의 신뢰도 및 재정적 안정성을 충분히 파악해야 하며, 자신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여 무리한 참여는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채무자가 돈의 사용 용도를 속였거나 변제할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음을 알았다면, 사기죄 성립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증빙 자료(대화 녹취, 문자, 송금 내역 등)를 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기죄는 행위 당시의 편취 고의가 중요한 만큼, 돈을 빌려준 시점과 이후 상황 변화를 명확히 구분하여 증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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