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방해/뇌물 · 금융
피고인 A는 유한책임회사 명의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실제 회사를 운영할 의사 없이 이를 성명불상자에게 양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회사 운영에 사용할 것처럼 속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법인 계좌 및 접근매체(통장, 체크카드)를 발급받았으며,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는 업무방해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고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이 선고되었습니다. 또한 범죄수익 몰수 및 추징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A는 2021년 4월 6일부터 2021년 7월 8일까지 유한책임회사 C 명의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서 회사를 운영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회사 운영에 필요한 정상적인 금융거래에 사용할 것처럼 가장했습니다. 사업자등록증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여 농협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법인 계좌를 개설하고, 이와 연결된 통장과 체크카드 등의 접근매체를 교부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이 접근매체들을 성명불상자에게 양도하여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하고, 금융기관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인 계좌 개설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얻은 수익을 현행법 및 구법에 따라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원심의 형량(징역 1년)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 중 업무방해 부분을 무죄로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와 관련된 범죄수익 몰수 및 추징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법인 명의 계좌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수익에 대해서는 몰수 또는 추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접근매체 대여 등의 금지) 및 제49조 제4항 제1호(벌칙): 이 법은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가 법인 명의로 개설한 계좌와 연결된 통장 및 체크카드 등의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양도한 행위는 이 조항에 해당하여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 요건 (대법원 판례): 법원은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일정한 자격요건 등을 심사하여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에 관해서는 신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심사·판단하는 것이므로, 업무 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 신청사유나 허위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수용하였다면 이는 업무 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927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제출한 서류들이 내용의 진실성을 담보한다고 보기 어렵고, 금융기관이 충분한 심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좌를 개설해 주었으므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22. 1. 4. 법률 제186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및 개정된 법률의 적용: 이 사건 범행 당시 시행 중이던 구법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인한 수익은 범죄수익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22년 1월 4일 개정된 법률에서는 범죄수익의 범위가 확대되었지만, 부칙에 따라 그 시행일 이후 발생한 범죄행위부터 적용되므로 본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아 피고인에 대한 범죄수익 몰수 및 추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회사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때 실제 사업 운영 목적이 아닌,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며 엄중히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대포통장'과 같은 불법 금융거래에 악용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금융기관의 계좌 개설 심사 과정에서 신청인이 허위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은행 담당자가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 계좌가 개설되었다면, 단순히 허위 자료 제출만으로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은행의 심사 불충분으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접근매체 양도와 같은 다른 법률 위반 혐의는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범죄수익 몰수 및 추징에 관한 법률은 시기에 따라 적용 범위와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범행 시점에 유효했던 법률 규정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