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후 발생한 합병증에 대한 의료 과실 여부 판단 사건

원고는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자 담당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수술 중 문합부 누출 검사 미흡, 수술 전 설명의무 위반, 그리고 수술 후 렉탈 튜브 삽입 과정에서의 과실을 주장했습니다.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며, 항소심 법원 또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인해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환자
• 피고 학교법인 B: 원고의 수술을 담당한 병원의 운영 주체
• 피고 C: 원고의 대장암 수술을 직접 담당한 의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대장암 수술을 받은 후 합병증이 발생하자 피고 병원과 담당 의사 C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의 주요 주장은 세 가지였습니다.

1. 피고 C이 수술 중 문합부 누출 여부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합병증이 발생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문합부 누출 검사 결과가 진료기록부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2. 피고들이 수술 전 성기능 장애 발생 가능성 등 합병증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수술동의서에 설명의사가 H로 기재된 것이 위조되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3. 수술 다음 날 마취가 없는 상태에서 전공의가 렉탈 튜브를 삽입하여 극심한 고통을 겪었으며, 이는 과실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들은 수술 중 물누출 검사를 시행했고 누출이 없었으며, 2차 수술에서도 확인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전공의 H이 수술동의서 내용을 원고에게 직접 설명하여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렉탈 튜브 삽입은 문합부 누출 예방을 위한 단순한 의료행위이며, 환자의 고통이 통상적 수준이었고 주장하는 증상과의 인과관계도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대장암 수술 과정에서 문합부 누출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여부
2. 수술 전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위험성 및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는지 여부
3. 렉탈 튜브 삽입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고 병원과 의사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의료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수술 중 문합부 누출 검사가 시행되었고 특이사항이 없었으므로 기록 누락만으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술동의서 내용이 상세하고 전공의가 설명을 충실히 한 것으로 보이므로 설명의무 위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렉탈 튜브 삽입 역시 통상적인 의료행위이며 주장된 증상과의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보아 과실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제1심 판결의 이유를 정당하다고 인정할 때, 별도의 추가 판단이 없는 한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항소심 판결의 이유로 삼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일부 추가 판단을 제외하고는 제1심 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2. 의료법상 진료기록부 작성 의무 및 재량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도1234 판결 참조): 의사는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때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알기 쉽고 신속하며 정확하게 기록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법에서 구체적인 작성 시기나 방법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의료기록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사의 합리적인 재량이 인정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문합부 누출 검사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으므로, 이를 별도로 기록하지 않은 것을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설명의무 (일반 법리): 의료진은 환자에게 수술이나 중요한 의료행위를 시행하기 전에 진단명, 수술의 목적과 필요성, 수술 방법, 예상되는 위험과 합병증, 그리고 다른 치료방법의 유무 및 그 내용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의무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수술동의서에 상세한 위험성이 기재되어 있었고, 수술에 보조하는 전공의가 설명을 대신한 경우에도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4. 의료 과실 판단 기준 (일반 법리): 의료 과실은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당시 의료수준과 경험칙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과실 여부는 의료행위 당시의 의학적 지식, 의료 기술 수준, 환자의 상태, 진료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렉탈 튜브 삽입과 관련하여, 그 원리가 비교적 단순하고, 전공의도 수행 가능한 의료행위로 보이며, 마취 없는 삽입 시의 고통이 통상적으로 예견 가능한 수준이었고, 주장된 증상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보아 의료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의료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진료기록부, 수술동의서 등 모든 의료 기록을 철저히 확보하고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기록에 특정 내용이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의료 과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기록의 누락이 의료행위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 혹은 당시 의료행위의 내용과 환자의 치료 경과에 비추어 의료진의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수술 전 설명의무는 주치의 외에 해당 수술에 보조의사로 참여하거나 환자의 경과를 담당하는 다른 의사가 충분히 설명을 이행한 경우에도 충족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설명의 내용이 환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었는지 여부입니다. 의료행위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고통이 수반되는 것은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고통을 느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 과실이 인정되기는 어렵고, 환자가 견디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이 예상되었음에도 의료진이 이를 경감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의료 과실의 인정 여부는 해당 의료행위의 원리, 환자의 상태, 당시 의료 기술 수준,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의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