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어린이공원 재지정 취소 판결

원고 A는 과거 공원 부지였다가 도시관리계획 실효로 공원에서 해제된 토지를 매입하여 단독주택을 신축했습니다. 이후 피고 김포시장이 해당 토지를 다시 어린이공원으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결정을 고시하자, 원고는 절차상 위법, 신뢰보호원칙 위반, 법률유보 및 법률우위원칙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도시관리계획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하여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김포시 B 일원의 임야 970㎡(이 사건 토지)를 2017년 6월 29일 소유권이전등기를 통해 취득한 개인으로, 토지 위에 단독주택을 신축했습니다.
• 피고 김포시장: 2018년 6월 18일 이 사건 토지 일원에 어린이공원을 신설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를 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김포시 B 일원 54,357㎡는 당초 개발제한구역이었다가 2006년 8월 14일 집단취락지로 지정되어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제1종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1,800㎡에 어린이공원을 신설하는 도시관리계획이 결정 고시되었습니다. 그러나 10년간 공원조성계획이 고시되지 않아 2016년 8월 14일 구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라 해당 도시공원 결정이 실효되었습니다.

원고 A는 2017년 6월 29일 이 실효고시 이후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했습니다. 원고는 2017년 9월 1일경 피고에게 단독주택 건축 신고를 하고 개발행위허가(토지형질변경) 및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단독주택을 신축하였으며 2019년 7월 16일경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2018년 6월 18일, 피고 김포시장은 F 구역을 비롯한 15개 지구단위계획구역에 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을 하면서 이 사건 토지 일원 1,800㎡를 다시 어린이공원으로 신설하는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포함하여 고시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2018년 12월 3일 기각되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과거 도시공원 결정이 실효된 후 토지 소유자가 변경되고 주택 신축 등 개발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행정청이 해당 토지를 다시 어린이공원으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결정을 한 것이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김포시장이 2018년 6월 18일 김포시 B 일원에 관하여 김포시 고시 C로 한 도시관리계획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를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원고 A의 청구가 인용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공원을 신설할 공익상 필요가 크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10년간 공원조성계획이 없어서 이미 한 차례 공원 결정이 실효된 바 있고, 피고가 그 이후에도 별다른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어린이공원 설치의 최적합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개발제한구역 해제가능면적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일괄적으로 공원 부지를 재지정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재원조달 및 보상 계획도 없이 결정을 내린 점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원고는 공원 결정 실효 이후 토지를 매입하고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등 상당한 사익을 투입했는데,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건축행위 제한과 토지 수용 가능성 등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게 되어 그 불이익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의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공익과 사익에 대한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아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사건에서 주로 적용되거나 다루어진 법령 및 법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제27조(기초조사), 제28조(주민 및 지방의회 의견청취), 제30조(도시관리계획의 결정)​

  • 국토계획법은 도시관리계획을 입안할 때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주민 및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행정계획 수립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가 기초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주민 및 지방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위반했으며, 관계 행정기관과의 협의도 미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 처분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초조사는 이루어졌고, 주민 의견 청취 절차도 준수되었으며, 어린이공원 결정은 지방의회 의견 청취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관계 기관 협의도 있었다고 판단하여 절차상 위법 주장 대부분을 배척했습니다.

• 구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 제17조(도시공원결정의 실효)​

  • 이 조항은 도시공원 결정 고시일부터 10년이 되는 날까지 공원조성계획이 고시되지 아니하면 그 도시공원 결정은 10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하여,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인한 재산권 침해를 방지하고 도시계획의 현실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이 사건 토지의 경우 2016년 8월 14일 이 조항에 따라 과거의 공원 결정이 실효되었습니다. 법원은 실효된 공원 부지를 다시 지정하는 행정청의 결정이 이 법률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처분의 사전 통지), 제22조(의견청취)​

  • 행정청이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에는 미리 당사자에게 처분 내용을 통지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도시관리계획 결정 고시는 특정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라기보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행정계획의 성격이 강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도시관리계획결정 역시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의견청취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신뢰보호원칙

  • 행정청이 어떤 행위를 통해 개인에게 신뢰를 주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고, 개인이 이를 신뢰하여 어떠한 행위를 한 경우,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는 행정법의 일반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공원 결정 실효 고시를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보았으나, 법원은 단순히 실효 고시만으로는 확정적인 공적 견해표명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지만, 그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공익과 사익을 정당하게 비교교량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만약 행정청이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마땅히 고려해야 할 사항을 누락했거나, 이익형량이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아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 공원 신설의 공익적 필요가 크지 않은 반면, 원고의 재산권 침해 등 사익의 불이익이 매우 크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토지 매입 전 도시계획 이력 확인: 토지를 매입하기 전에 해당 토지가 과거에 도시계획시설(예: 공원, 도로)로 지정되었다가 해제 또는 실효된 이력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실효되었다고 해서 영원히 공원이 아니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재지정될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도시관리계획 변경 동향 주시: 거주지나 소유 토지가 포함된 지역의 도시관리계획(변경) 결정 공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자체 홈페이지나 고시 게시판 등을 통해 변경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시 의견 제출 등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합니다.
• 신뢰보호원칙의 한계 이해: 행정청이 과거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실효시켰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해당 토지에 대해 영구적으로 어떠한 개발행위도 제한하지 않겠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성급하게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 개발행위 허가 시 면밀한 검토: 공원 등으로 재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토지에 건축 등 개발행위를 계획할 경우, 단순히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미래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인 도시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이익형량의 중요성: 행정청의 도시계획 결정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지만, 그로 인해 침해되는 개인의 재산권 등 사익과 정당하게 비교교량되어야 합니다. 공익 달성의 필요성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에게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게 하는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때, 행정청이 제시하는 공익과 본인의 피해(사익)를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입증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구체적인 집행계획 유무 확인: 도시계획시설 결정 시, 해당 시설의 구체적인 조성 계획이나 재원 조달 계획, 보상 계획 등이 충분히 수립되었는지 여부는 행정청의 처분이 적법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형식적인 계획만으로는 재량권 남용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