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 지도관장 경업금지 과다제한 무효 확인 판결

원고는 태권도 지도관장으로 근무하던 중 퇴직 후 도장 근처에 새 도장을 열 계획이었는데 피고는 기존 근로계약서 및 퇴직 합의문에 포함된 경업금지 조항을 근거로 원고의 영업을 제한하려 했습니다. 법원은 경업금지 조항이 원고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의 사회질서에 반하므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의 해고가 위법한 것이 아니므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태권도' 도장에서 지도관장으로 근무하다 퇴직 후 근처에 'F태권도' 도장을 개설하려 한 근로자
• 피고 (B): 'D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며 원고와 근로계약 및 퇴직 합의를 체결한 사용자

분쟁 상황

원고(A)는 2022년 1월 10일부터 2023년 4월 9일까지 피고(B)가 운영하는 'D태권도'에서 지도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2023년 1월 18일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원고가 퇴직 후 2년간 파주시 전 지역 및 운정신도시 인근 일산서구 지역 내에서 태권도장을 개설하거나 취업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경업금지 조항(제9조 다항)이 포함되었습니다. 2023년 4월 7일 원고와 피고는 원고의 퇴직에 합의했고 이 합의문에는 근로계약서 제9조 전체를 준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원고는 퇴직 후 'D태권도' 도장으로부터 약 50m 떨어진 곳에 'F태권도' 도장을 열 예정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피고는 이에 반발하여 원고에게 경업금지 의무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경업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으로부터 2024년 4월 7일까지 이 사건 도장으로부터 반경 5km 내에서 태권도 학원 영업을 금지하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경업금지 조항이 근로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약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피고의 강압에 의한 해고였으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경업금지 조항이 유효하고 원고가 자유의사로 합의해지한 것이므로 손해배임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근로계약서 및 퇴직 합의문에 포함된 경업금지 조항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인지 여부
2. 피고가 원고를 위법하게 해고한 것으로 보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3년 1월 18일 체결된 근로계약서 중 별지 기재 제9조 다항의 경업금지 조항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손해배상 청구(5,6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태권도 지도관장에게 적용된 경업금지 약정이 금지 기간 및 지역적 범위의 제한이 전혀 없거나 매우 광범위하며 대가 제공도 없었고 퇴직 경위도 사용자의 사정에 의한 것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퇴직이 사용자의 강압에 의한 부당 해고가 아니라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합니다. 이 판결에서는 경업금지 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이 조항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금지 기간이나 지역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대가 제공이 없는 경우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어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본 것입니다.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영업비밀): 경업금지 약정에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은 이 법에서 정한 영업비밀 외에 사용자만이 가진 지식 또는 정보, 고객 관계, 영업상 신용 유지 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태권도장 지도관장의 업무 특성과 퇴직 경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경업금지를 정당화할 만큼 크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3.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 (퇴직금제도의 설정):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법정 퇴직금 및 해고예고수당보다 적은 금액인 4,800,000원을 합의금으로 받은 점이 경업금지 약정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원고는 법령상 계속근로기간에 대응하는 평균임금인 3,461,538원과 2,800,000원의 해고예고수당 합계 6,261,538원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근로기준법 제26조 (해고의 예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며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사정으로 근로계약이 해지될 때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었으나 합의 퇴직으로 인정되어 이와 관련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5. 확인의 이익: 확인의 소는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허용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퇴직 합의문에 경업금지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이 있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경업금지 약정의 신중한 체결: 근로계약 시 경업금지 약정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기간과 지역적 범위, 대상 직종,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 제공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체결해야 합니다. 특히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내용은 나중에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퇴직 합의서 작성 시 주의: 퇴직 시 합의서를 작성할 때 기존 근로계약의 모든 조항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므로 어떤 조항이 유효하고 어떤 조항이 무효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경업금지 약정과 같은 중요한 내용은 개별적으로 명시하거나 별도의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3. 부당 해고 판단 기준: 사용자의 요구로 퇴직하게 되는 경우 그것이 강압에 의한 부당 해고인지 아니면 합의에 의한 퇴직인지는 대화 내용, 합의서 내용, 당시 상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단순히 사용자가 퇴직을 제안했다고 해서 모두 부당 해고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경업금지약정의 무효 요건: 경업금지 약정은 사용자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영업비밀, 고객 관계 등)이 있고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제한 기간, 지역, 대상 직종이 합리적이며 근로자에게 적절한 대가가 제공되었는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효성을 판단합니다. 대가 없이 과도하게 장기간, 광범위한 지역을 제한하는 약정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5. 법정 퇴직금 및 해고예고수당 확인: 퇴직 시 합의금 명목으로 받은 금액이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퇴직금, 해고예고수당보다 적다면 그 차액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근속기간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법정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미리 계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