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 기타 형사사건

보이스피싱 조직 사기 및 범죄활동 관련 항소심 사건

본 사건은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 및 관련 범죄행위에 대한 항소심 판결입니다. 'A'라는 회사가 합법적인 레퍼럴 영업을 하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변모하여, 대표 B를 비롯한 여러 피고인들이 유인책과 수거책으로 역할을 나누어 약 84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31억 원 상당의 금원을 편취했습니다. 원심에서는 일부 범죄단체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이들을 '범죄집단'으로 인정하여 주요 피고인들에게 징역 2년 4개월에서 11년 6개월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하고, 범죄수익을 몰수 및 추징했습니다. 일부 사기 혐의와 '범죄단체' 조직 및 가입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범죄집단 활동'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2023년 5월경부터 6월경까지 'A'라는 회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입니다. 'A'는 원래 합법적인 레퍼럴 영업을 하던 곳이었으나, 대표 B가 성명불상의 'CT'으로부터 보이스피싱 수법을 전수받아 범죄조직으로 변모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약 30평 규모의 사무실에 20여 대의 컴퓨터와 무선 와이파이(WIFI) 등 설비를 갖추고, 피해자들에게 전화하여 기존 투자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코인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거나 다른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했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대표, 팀장, 부팀장, 과장 등의 직책과 유인책(피해자를 속여 끌어들이는 역할) 및 수거책(피해자로부터 금원을 받는 역할)으로 역할이 분담되었으며, 범행 시 사용할 가명과 대본이 제공되었습니다. 또한, 하이웍스라는 업무용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보고, 근태관리, 정보 공유가 이루어졌고, 범죄수익은 대표 B가 'CT'으로부터 받은 후 유인책에게 2%, 수거책에게 4%, 대표에게 12%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산되었습니다. 이들은 약 한 달 동안 84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31억 원 가량을 편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A'라는 조직이 형법상 '범죄단체' 또는 '범죄집단'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법적 구별.
특정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에 대한 피고인들의 가담 여부.
피고인 각자의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금 산정의 적절성.
원심에서 선고된 형량(양형)의 적절성 (피고인들과 검사 모두 양형부당으로 항소).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범죄단체 관련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했습니다.

피고인들에게 적용되었던 '범죄단체조직' 및 '범죄단체가입' 혐의는 '범죄단체'의 엄격한 정의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조직적으로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한 사실을 인정, '범죄집단활동'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일부 특정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 징역 11년 6개월, 피고인 C에게 징역 6년 6개월, 피고인 D에게 징역 6년 등 각 피고인의 가담 정도와 역할을 고려하여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증거물(휴대폰 등)과 가상자산을 몰수하고, 피고인들로부터 범죄수익을 추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B 77,875,951원, 피고인 C 11,295,136원 등).
검사가 항소한 다른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 'A'가 '범죄단체'는 아니지만 '범죄집단'으로서 활동한 사실을 인정하여, 조직의 대표를 비롯한 가담자들에게 사기 및 범죄집단활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하고 중형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범죄조직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 피고인의 가담 정도와 범죄수익을 면밀히 고려하여 형량과 추징금을 조정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114조 (범죄단체조직, 범죄집단활동):
- 범죄단체: 특정 다수인이 일정한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계속적인 결합체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A' 조직이 엄격한 의미의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범죄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범죄집단: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범죄를 공동목적 아래 구성원들이 정해진 역할 분담에 따라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춘 계속적인 결합체를 의미합니다. '범죄단체'와 달리 '최소한의 통솔체계'까지는 요구되지 않으나, 범죄 계획과 실행을 용이하게 할 정도의 조직적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법원은 2023년 5월경부터 'A' 조직이 이러한 '범죄집단'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았습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 및 제347조의2 (컴퓨터등사용사기):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송금받고, 전산 시스템을 조작하여 재산상 이익을 얻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 제1항 제2호: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피해자의 정보를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특화된 법률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95조의2 제2호, 제32조의4 제1항 제1호: 타인 명의로 전기통신역무를 부정하게 이용한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으로, 대포폰 사용 등 불법 통신 수단 활용에 대한 처벌 근거가 됩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0조 (몰수 및 추징): 범죄로 얻은 수익이나 그 수익으로 취득한 재산을 몰수하거나,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하는 법률입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범행의 대가로 수령한 테더(가상자산) 등 실제 취득한 이익만을 추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여러 공범이 이익을 얻은 경우 각자가 분배받은 실질적인 이익금만을 개별적으로 추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13도13999)가 적용되어 피고인 B의 추징금이 조정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판결):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일부 사기 혐의와 '범죄단체' 조직·가입 혐의에 이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투자 손실 보상이나 고수익을 미끼로 한 제안은 보이스피싱의 전형적인 수법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불확실한 가상자산을 이용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전화, 문자 메시지, 메일 등을 통해 개인 정보나 금융 정보를 요구하거나 특정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하는 경우 절대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이나 금융기관에 신고해야 합니다.
불법적인 활동에 가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유인책'이나 '수거책' 등 특정 역할을 맡는 행위는 단순 가담으로 보이지 않고, 범죄집단의 일원으로서 활동한 것으로 인정되어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의 영업 방식이 갑자기 바뀌거나 불법적인 요소가 의심되는 경우 즉시 관계를 정리하고 관련 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합법적인 회사였더라도 범죄 조직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범죄로 얻은 수익은 본인이 직접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몰수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이 추징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범죄에 사용된 통신 장비나 가상자산 등도 몰수 대상이 됩니다.
피해를 당했다면 신속하게 신고하여 추가 피해를 막고, 피해금 환급 절차를 문의해야 합니다. 일부 피해 회복 노력이 양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피해 복구는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